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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0 (금)

[인천AG]이광종호 속타게 한 라오스 축구는 '2주 속성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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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성=뉴시스】박지혁 기자 =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69위의 약체 라오스 축구가 28년 만에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노리는 강호 한국을 답답하게 했다.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21일 오후 5시 경기도 화성종합경기타운 주경기장에서 열린 라오스와의 2014인천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A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서 졸전 끝에 2-0으로 승리했다.

주축 공격수 윤일록(서울)과 김신욱(울산)이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고 하지만 라오스를 상대로 보여준 한국의 공격은 기대 이하였다.

이에 반해 라오스의 밀집수비는 생각보다 빈틈이 없었고, 적극적인 자세가 위협적이었다. 한국은 이날 슈팅 개수에서 15개-3개로 라오스를 압도했지만 이 수비에 막혀 고전했다.

라오스는 2패로 탈락이 확정됐음에도 몸을 아끼지 않는 투지로 태극전사들의 매서운 공격을 막았다. 앞서 조별리그에서 사우디아라비아에 0-3, 말레이시아에 0-4로 완패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라오스가 정상적인 국가대표팀이 맞나 싶을 정도로 시스템이 허점 투성이라는 점이다.

영국 출신인 데이비드 부스(64) 감독은 라오스 사령탑에 앉은 후, 선수들과 훈련을 한 지 2주밖에 되지 않았다. "전임 감독이 잘린 것인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내가 지금 이 자리에 있다는 사실이 매우 놀랍다"며 웃었다.

라오스축구협회와 정식으로 감독 계약도 맺지 않은 상태이다. 스스로를 '임시감독'이라고 칭했다.

그는 "인천아시안게임 개막을 일주일 앞두고 대표팀 감독을 맡아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라오스 클럽에서 일하다가 최근에 갑자기 불려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훈련 기간이 짧았지만 좋은 경기를 했다. 라오스처럼 약한 팀은 수비에 중점을 두고 경기할 수밖에 없다"며 "관중들은 다소 지루했을지도 모르지만 결과는 만족스럽다"고 했다.

"한국을 매우 센 팀"으로 평가한 부스 감독은 "사람들은 우리가 더 큰 점수차로 질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2실점이면 나쁜 점수가 아니다"며 웃었다.

마지막으로 "당연히 축구에서는 이긴다는 생각을 해야 하지만 우리가 어떤 팀이고, 상대가 얼마나 강한 팀인지 잘 알고 축구를 해야 한다는 생각이다"고 했다.

3패로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라오스 축구는 '2주 속성'의 한계를 드러냈다. 그러나 마지막에 웃으면서 퇴장하는 부스 감독의 표정은 묘했다.

ero0204@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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