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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5.11 (토)

[무비IN]‘비긴 어게인’은 왜 유독 한국에서 빛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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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스포츠) 장아름 인턴기자 = 영화 ‘비긴 어게인’이 쟁쟁한 작품들 사이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17일 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비긴 어게인’은 전날 5만2067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누적관객수 196만3877명을 기록, 다양성 영화 역대 박스오피스 3위에 등극했다. 이는 지난 2007년 191만784명의 누적관객수를 기록한 영화 ‘색, 계’를 앞지른 수치이다. 무엇보다 ‘비긴 어게인’은 추석 극장가의 쌍끌이 흥행을 주도하던 영화 ‘타짜-신의 손’과 ‘루시’보다 온·오프라인에서 막강한 파급력을 자랑하며 화제성에서도 우월하게 앞서 눈길을 끌었다.

‘비긴 어게인’의 해외 관객 동원 성적은 썩 좋지 않은 편이다. 17일 북미 박스오피스 집계 전문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비긴 어게인’은 한국에서 개봉 5주차에 1452만4154달러를 벌어들였다. 그 다음으로 많은 수익을 벌어들인 국가는 영국으로, 7주 동안 263만129달러의 수익을 냈다. 영국과 국내에서 창출된 수익의 굉장한 차이를 감안한다면, ‘비긴 어게인’의 한국 흥행은 이상 기후로 여겨질 법도 하다. 관객들의 시선을 강탈할 만한 화려한 블록버스터 영화도, 화제를 모을 만한 소재를 담은 영화도 아닌 ‘비긴 어게인’은 왜 유독 한국에서 빛을 발하는 영화가 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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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비긴 어게인´이 17일 영화진흥위원회가 집계하는 역대 다양성 영화 박스오피스 2위에 올라섰다. © 영화 ´비긴 어게인´ 스틸


‘비긴 어게인’이 한국 관객들의 표심을 붙잡은 가장 큰 이유는 치밀한 음악 마케팅이 주효했기 때문이다. 극 중 주인공 싱어송라이터 그레타(키이라 나이틀리 분)와 전국적인 스타가 된 남자친구 데이브(애덤 리바인 분)가 순수하게 음악에 대한 열정을 공유하던 당시 탄생한 노래인 ‘로스트 스타즈’(Lost Stars)가 영화 전면에 배치되면서 관객수 상승 작용에 한몫했다. ‘로스트 스타즈’는 극과 분리해 놓고 들어도 충분히 좋은 곡이지만, 영화 속 뉴욕의 아련한 장면들과 만나면서 폭발력이 배가 된다. 마룬5 보컬이자 데이브 역으로 연기에 도전한 애덤 리바인 특유 테너 음역대의 목소리가 관객들의 심장을 꽉꽉 채우며 영화의 잔상을 진하게 남긴다.

무엇보다 앞서 지난달 10일 상암 서울월드컵경기장서 진행된 ‘현대카드 시티브레이크 2014’ 콘서트에서의 마룬5의 무대는 개봉을 앞둔 영화에 대한 기대를 높이기에 충분했다. 기존에 형성된 마룬5 팬덤을 움직이기엔 내한 공연은 역시 탁월한 마케팅 전략이었다는 얘기다. 뮤지컬 영화 ‘맘마미아’와 ‘레미제라블’,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성공을 지켜본 관객들이라면 극 중 음악이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만큼, 음악 마케팅은 매우 영민한 홍보 수단이었다. 더불어 마룬5는 정규 5집 앨범 ‘V’를 지난 1일 발매하면서 빌보드 차트를 휩쓸었다. 지난 6월 선공개됐던 5집 앨범 수록곡 ‘맵스’(Maps)의 인기가 식지 않은 상황에서 ‘비긴 어게인’의 인지도도 동반 상승했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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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비긴 어게인' 관객수가 17일 영화진흥위원회가 집계하는 일일 박스오피스 1위를 기록한 영화 '타짜-신의 손'의 관객수와 근소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 영화 '비긴 어게인' 스틸


음악 마케팅이 성공하면 그 파급력이 오프라인에 까지 영향이 미치는 것은 당연지사다. 음악을 통한 입소문의 영향력은 여기서부터 본격 시작된다.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로스트 스타즈’를 비롯해 ‘노 원 엘스 라이크 유’(No on else like you), ‘텔미 이프 유 워너 고 홈’(Tell me if you wanna go home), ‘어 스텝 유 캔트 테이크 백’(A Step You can’t take back) 등이 지난 16일 밤 10시 기준 각각 실시간 음원 차트 3위, 12위, 23위, 25위에 올랐다. 이와 함께 흡사 ‘겨울왕국’ 커버 열풍을 연상케 하는 ‘로스트 스타즈’ 커버 영상이 속속들이 등장하면서 ‘비긴 어게인’의 위력을 실감케 한다. 가수 김보경, 지나를 비롯해 주니엘과 곽동연의 ‘로스트 스타즈’ 커버 영상이 화제를 모으고 있는 만큼, 연예계의 커버 열풍도 어디까지 이어질지 관심을 집중시킨다.

이제 ‘비긴 어게인’은 반드시 봐야하는 필수 관람 코스 영화 중 하나가 돼 버렸다. 물론 ‘비긴 어게인’은 관객들의 심장을 따뜻하게 채워줄만한 힐링 무비가 없는, 영화의 다양성이 상실된 상황에서 관객들의 정서를 환기시켜줄 수 있는 유일무이한 영화로 풀이될 수 있겠다. 하지만 인터넷 문화를 기반으로 한 입소문의 마케팅이 없었다면, ‘비긴 어게인’의 흥행 역주행 현상을 해석할 수 있을 만한 다른 설명이 없는 것도 사실이다. 개봉 첫 주말 6만 여 관객으로 시작해 2주차와 3주차 주말에는 각각 15만 여 명과 28만 여 명의 관객을 동원했고, 이어 4주차 추석 연휴에 무려 48만 여 관객을 모은 점이 ‘비긴 어게인’이 ‘잊어진 별’이 되지 않은 이유다. 때문에 관객수 수직 상승에는 온라인 음원 문화에 적극적이고 충성스러운 팬덤을 형성하고 있는 국내 관객들의 입소문이 있었고, 음악영화를 통한 새로운 문화 향유 방식이 형성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해야 할 필요가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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