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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류현진 영점 조정 6분이면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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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만에 등판 7이닝 1실점

1회 실점 후 2회부터 완벽투

남보다 뛰어난 몸 기억력 덕

마운드 위에서 감을 되찾는 데는 6분이면 충분했다. 미국 프로야구 류현진(27·LA 다저스)이 18일 만의 복귀전에서 시즌 14승을 따냈다.

류현진은 1일(한국시간)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 7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7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엉덩이 부상 탓에 보름 이상 마운드를 떠나 있었지만 류현진의 제구력은 여전했다. 충분한 휴식 덕에 파워는 더 좋아졌다.

류현진은 1회 말 선두타자 얀저비스 솔라르테에게 왼쪽 2루타를 맞았다. 직구가 가운데로 몰렸다. 이어 2사 3루에서 야스마니 그랜달에게 1루수 옆으로 빠지는 2루타를 맞고 실점했다. 이번에도 직구가 높았다. 류현진은 다음 타자 라이머 릴리아노를 3루 땅볼로 처리하고 1회를 마쳤다.

1회 말 6분간의 피칭 이후 류현진은 ‘영점 조정’을 마쳤다. 2회부터 최고 시속 95마일(약 153㎞)의 빠른 공을 뿌렸고, 예리한 변화구도 섞었다. 특히 커브가 날카롭게 꺾였다. 탈삼진 7개 가운데 5개를 커브 결정구로 잡아냈다. 2회부터 5회까지 4이닝 연속 삼자범퇴. 6, 7회에는 안타 1개씩만 내줬다.

돈 매팅리(53) 다저스 감독은 6-1이던 8회 초 류현진 타석에서 안드레 이디어를 대타로 투입했다. 다저스가 7-1로 대승한 덕에 류현진은 투구수(84개)를 줄일 수 있었다. 평균자책점은 3.18로 낮아졌다. 14승(6패)을 거둬 지난해 승수(14승8패)와 같아진 류현진은 앞으로 4~5차례 더 등판할 예정이다.

류현진이 15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올랐다가 큰 어려움 없이 복귀했다. 한 차례 불펜 피칭(30개) 후 타자를 세워놓고 던지는 시뮬레이션 피칭(2이닝)을 가볍게 했을 뿐이다. 다저스의 ‘슈퍼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26)도 시즌 초 등 부상에서 돌아오기 전 마이너리그 등판(5이닝)을 거쳤지만, 류현진은 이 과정마저 생략했다. 류현진의 ‘몸 기억력’이 워낙 탁월하기 때문이다. 폼에 문제가 생기거나 제구가 흔들리는 것을 인지하는 순간, 이를 재빨리 바로잡는 게 류현진이 가진 재능이다. 자신의 피칭을 머리가 아닌 몸으로 기억하는 것이다.

한화 시절 류현진을 지켜본 정민철(42) 한화 투수코치는 “류현진은 좋은 폼과 리듬을 잘 기억한다. 몸으로 기억하기에 투구 감각을 되찾는 시간이 매우 짧다”면서 “2011년 한화에서 왼쪽 견갑골 부상으로 두 달을 쉰 다음에도 시험 등판을 하지 않았다. 다저스 코칭스태프도 현진이의 뜻을 존중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류현진이 선발 등판 이틀 전 불펜 피칭을 하지 않는 것도 다저스 구단이 그의 ‘몸 기억력’을 믿어서다. 다저스는 지난해까지 류현진의 패턴을 반신반의했지만 이젠 모두가 그의 능력을 인정하고 있다.

시즌 초 류현진은 견갑골 염증으로 쉬다 5월 22일 뉴욕 메츠전에 나섰다. 실전등판 없이 24일 만에 돌아왔지만 전혀 흔들리지 않고 6이닝 2실점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등판 간격이 길어지면 대부분의 투수들은 컨트롤이 흔들려 애를 먹는다. 류현진은 올 시즌 6일 이상 쉬고 등판한 6경기에서 5승 무패 평균자책점 1.15를 기록했다.

김효경 기자

김효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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