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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단독]‘최배달 앱’에 최배달 유족 발끈…“고인에 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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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조용직 기자]극진공수도(쿄쿠신카라테) 창시자인 무술인 고 최배달(본명 최영의) 선생의 유족들이 배달음식 주문 앱 ‘최배달’의 등장에 “고인에게 큰 누를 끼치고 있다”며 발끈하고 나섰다.

‘배달의 파이터 최go배달’ ‘최배달’로 명명된 이 앱은 K-1 파이터 출신 최홍만 씨에 누더기 도복을 입힌 홍보용 사진과 함께 최근 인터넷 등 미디어를 통해 대대적으로 홍보되고 있다. 최 선생의 유족들은 이에 대해 고인을 희화화해 상업적으로 이용하는 행태라며 좌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29일 확인됐다.

내달 1일 이 앱을 출시하는 ㈜딜리버리서비스란 업체는 최홍만 씨와 CF모델 계약을 맺고 이번 홍보용 사진뿐 아니라 동일한 컨셉트의 방송, 인터넷용 광고도 이미 제작해 둔 상태다.

이 앱 서비스가 내세운 ‘배달의 파이터’란 표현과 약칭으로 쓰는 ‘최배달’이란 표현, 그리고 K-1의 뿌리인 극진공수도의 창시자인 최 선생을 연상시키는 누더기 도복을 현역 격투기 선수인 최홍만 씨에게 입힌 이미지 등이 최 선생의 성명권과 여러 부분의 저작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유족들은 판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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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선수 최홍만 씨를 분장시킨 ‘최배달 앱’ 홍보사진.


특히 최 선생이 일본에서 무술에 정진할 때 한국인임을 당당히 내세우기 위해 우리 민족을 뜻하는 ‘배달(倍達)’로 개명한 순수한 취지마저 음식 배달의 ‘배달(配達)’로 희화화 되며 훼손될 수 있다는 데 유족들의 우려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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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투기선수 최홍만 씨를 분장시킨 ‘최배달 앱’ 홍보사진.


최 선생의 직계가족 모씨는 헤럴드경제와 인터뷰에서 “최근 전국 각지 아버지의 팬, 극진공수도 수련자들로부터 이 앱의 홍보내용과 광고를 성토하는 전화 연락이 쇄도하기 전까지는 이런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확인해 보니 여러 부분에서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이번 문제와 관련해 이 앱 서비스를 하는 업체 측에서 먼저 연락이 와 지난 27일 한 차례 접촉했지만 양측 입장 차만 확인했다”며 “우리 가족은 물론 한국과 일본의 극진공수도 관계자 및 성원해주시는 분들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대안이 나오지 않는다면 이대로 두고 볼 수는 없지 않겠느냐”라며 유감을 감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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쿄쿠신카라데(극진공수도) 창시자이자 세계적인 무술가인 고 최영의(최배달) 선생. 사진제공=극진회관


그는 법적 대응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아직 그런 검토를 할 단계는 아니며 일단 해당 업체의 대응을 지켜보고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1923년 전북 김제에서 태어난 고 최영의 선생은 1964년 일본에서 실전 카라테인 쿄쿠신카라테를 창시하고 세계 수많은 무술가들과 실전 대결을 벌이면서 세계적인 명성을 떨친 무술인이다. 입지에 불이익이 될 수 있는 한국 신분임을 감추지 않고 오히려 일본명을 ‘오야마 마스타츠(大山倍達ㆍ대산배달)로 지었다. 국내에선 최영의란 본명보다 최배달로 더 많이 알려졌다.

특히 그가 주로 활동하던 일본 내에서는 생전 그의 일대기를 다룬 수많은 콘텐츠가 제작됐다. 국내에서도 만화 ‘바람의 파이터’와 동명의 영화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1994년 4월26일 타계 두달 후 열린 장례식에는 80개국에서 조문객이 찾았고, 일본 전 국무총리 등 정관계 고위인사도 장례식장을 직접 찾았다. 한국에서는 아들 삼형제를 뒀다.

yj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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