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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챔스리그 '손날두'가 접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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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데뷔 첫골 축포… 한국 축구의 대들보로 무럭무럭]

-챔스리그 골 한국선수론 3번째

이적해온 찰하놀루와 찰떡 호흡… 오른발로 골문 갈라 팀 승리 이끌어

한국 축구는 그동안 '박지성의 시대'를 보냈다. 월드컵 4강 신화(2002), 원정 월드컵 첫 16강(2010), 아시아 최초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출장(2009), 프리미어리그 우승 4회(2007~2009, 2011) 등의 찬란한 성과를 남긴 박지성(33)은 올여름 현역에서 은퇴했다.

박지성을 떠나보낸 한국 축구엔 다행히 손흥민(22·레버쿠젠)이 있다. 졸전을 거듭한 브라질월드컵을 보며 국내 팬들이 찾은 유일한 위안이 손흥민의 존재였다. 손흥민은 알제리전에서 월드컵 데뷔골을 터뜨리는 등 고군분투하며 팬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지난달 말에 열린 두 번의 친선경기는 '한국 축구의 아이콘'이 박지성에서 손흥민으로 넘어가는 상징적인 장면과도 같았다. 지난 25일 박지성의 은퇴 경기 성격으로 열린 K리그 올스타전엔 5만여 팬이 몰려 떠나는 영웅을 배웅했다. 그리고 닷새 뒤 레버쿠젠과 FC서울이 벌인 친선전에는 4만6000여 팬이 손흥민을 보기 위해 관중석을 메웠다.

'에이스' 손흥민은 올 시즌 많은 과제를 안고 있다. 그는 새 외국인 감독과 함께 재편될 국가대표팀에서 공격을 이끌어야 한다. 현재 유럽 빅리그에서 팀의 확고한 주전으로 안정된 경기력을 보여주는 대표팀 공격 자원은 손흥민밖에 없다.

소속팀 레버쿠젠에선 지난 시즌 챔피언스리그 무대의 아쉬움을 씻겠다는 각오다. 손흥민은 2013~2014시즌 처음으로 챔피언스리그 무대를 밟았다. 조별리그에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잉글랜드)에 이어 A조 2위로 16강에 오른 레버쿠젠은 16강에서 파리 생제르맹(프랑스)을 만나 1·2차전 합계 1대6으로 맥없이 패했다.

조선일보

손흥민은 당시 챔피언스리그 8경기에 출전했지만, 득점 없이 2도움만 올리며 유럽 무대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손흥민은 올 시즌을 앞두고 "이번엔 챔피언스리그에서 후회 없이 뛰어보고 싶다"고 했다.

시작은 상쾌하다. 손흥민은 20일(이하 한국 시각)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예선 플레이오프 원정 1차전에서 결승골을 터뜨리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레버쿠젠은 3대2로 코펜하겐을 꺾고 본선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2차전은 28일 독일 레버쿠젠에서 열린다.

레버쿠젠이 손흥민의 인천 아시안게임 차출을 왜 반대했는지 알 수 있는 경기였다. 2―2로 맞선 전반 42분 손흥민은 하칸 찰하놀루(20)의 패스를 받아 상대 진영으로 치고 들어간 뒤 정확한 오른발 슛으로 골문을 갈랐다. 특유의 결정력이 돋보인 장면이었다.

지난 16일 DFB포칼(FA컵) 1라운드 골에 이은 시즌 2호 득점이자 자신의 챔피언스리그 데뷔골이다. 손흥민은 설기현·박지성에 이어 챔피언스리그에서 골을 터뜨린 세 번째 한국인 선수가 됐다. 박지성은 챔피언스리그 4강전에서만 두 골을 터뜨리는 등 중요한 고비마다 득점포를 쏘아 올리며 한국 축구를 빛냈다.

손흥민은 후반 들어서도 날카로운 슈팅을 여러 차례 날렸지만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걸렸다. 함부르크 시절 라파얼 판데르파르트와의 콤비 플레이가 돋보였던 손흥민은 이날 올 시즌 새로 이적한 하칸 찰하놀루와 '찰떡 호흡'을 선보이며 새로운 콤비 탄생을 알렸다. 19세에 대표팀에 뽑히며 터키 축구의 희망으로 떠오른 찰하놀루는 코펜하겐전에서 2어시스트를 기록하며 '특급 도우미'로서 능력을 뽐냈다.

손흥민의 눈앞엔 이제 분데스리가 개막전이 있다. 레버쿠젠은 24일 오전 1시 30분 강호 도르트문트와 리그 1라운드 원정 경기를 벌인다.

[장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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