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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14 (금)

'손' 한번 못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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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레버쿠젠의 거부로 아시안게임 못나가]

오늘 와일드카드 3명 등 아시안게임 축구대표 발표

조선일보

'한국 축구의 에이스' 손흥민(22·레버쿠젠·사진)이 2014 인천아시안게임에 불참한다.

대한축구협회는 13일 "레버쿠젠 구단이 손흥민을 아시안게임에 보낼 수 없다는 공문을 전날 보내와 16강 이후부터 합류시켜 달라고 재요청했다"며 "이날 오전 레버쿠젠으로부터 다시 답변을 받았다. FIFA(국제축구연맹) 캘린더에 없는 대회 참가를 위한 소집엔 응할 수 없다는 내용이었다"고 밝혔다. 아시안게임은 FIFA가 정한 A매치에 해당하지 않아 소속팀은 차출 의무가 없다.

스물두 살로 아시안게임 출전 자격(23세 이하)을 충족하는 손흥민은 지난달 FC서울과 벌인 친선경기를 위해 한국에 왔을 때 "기회가 된다면 아시안게임에 나가 금메달을 따고 싶다"고 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에는 병역 특례 혜택이 걸려 있다.

레버쿠젠 구단은 손흥민의 차출이 득(得)보다는 실(失)이 많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크다. 레버쿠젠이 손흥민을 아시안게임에 보내 얻을 수 있는 이득은 그가 금메달을 따 병역 혜택을 받을 경우 향후 다른 팀으로 팔 때 높은 이적료를 챙길 수 있다는 점이다. 문제는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한국은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 이후 남자 축구 금메달이 없다.

또한 아시안게임 기간(남자 축구는 9월 14일부터 10월 2일까지)은 레버쿠젠엔 중요한 시기다. 레버쿠젠은 오는 20일과 28일 FC코펜하겐(덴마크)과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를 치르는데 이를 통과하면 아시안게임이 벌어지는 동안 챔피언스리그 본선 조별리그 1·2차전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그 기간엔 분데스리가(정규리그)도 5경기가 배정돼 있다. 지난 시즌 12골로 팀 공격을 이끈 손흥민을 빼고 가기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손흥민의 불참이 확정되며 이광종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대표팀의 와일드카드 구도에도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23세 이하 선수들이 출전하는 아시안게임은 24세 이상의 와일드카드를 최대 3장 쓸 수 있다.

현재 장신 스트라이커 김신욱(26·울산)과 국가대표 수문장 김승규(24·울산)는 와일드카드 합류가 확정적이다. 이광종 감독은 손흥민이 아시안게임에 뛸 경우 활동량이 풍부한 수비형 미드필더 신형민(28·전북)을 와일드카드로 쓸 생각이었다. 하지만 손흥민의 합류가 무산되며 그 공백을 메울 공격적인 카드가 필요하게 됐다.

K리그 전반기에 10경기 연속 공격 포인트를 기록한 이명주(24·알아인)가 강력한 후보로 꼽힌다. 이명주가 대표팀에 뛰게 되면 포항에서 환상적인 호흡을 보여줬던 김승대(23)와의 콤비 플레이도 기대할 수 있다. 변수는 소속팀 알아인(UAE)이 이명주의 차출을 허락하느냐에 있다.

이광종 감독은 14일 오전 10시 서울시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와일드카드 3명을 포함한 20명의 아시안게임 대표팀 명단을 발표한다.

[장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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