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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류현진 연봉 600만달러 갈수록 아쉽네, 활약은 커쇼급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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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의 '헐값 계약'이 아쉬운 이유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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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메이저리그 LA 다저스가 류현진(27)에게 투자한 돈은 한화에 건네준 포스팅 시스템(비공개 경쟁 입찰) 비용을 포함해 6173만 달러(약 257억 원)다. 순수 연봉은 6년에 3600만 달러로 류현진이 손에 쥐는 돈은 평균 600만 달러(약 61억 7000만 원)다. 지난해 연봉은 333만 3000달러였고 올해와 내년은 433만3000달러, 2016년부터 2년 동안은 783만 3000달러를 받는다.

이 계약은 당시로서는 국내 프로야구의 현실을 감안하면 파격적이었다. 그러나 한 시즌 반이 경과되면서 결코 많은 금액이 아니라는 게 판명됐다. 이른바 미국 프로 스포츠에서는 말하는 '헐값 계약(Bargain Deal)'이다. 류현진의 올 시즌 활약은 클레이튼 커쇼와 잭 그링키와 견줘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한다. 지난해는 메이저리그 첫 해이고, 풋내기여서 연봉을 따질 겨를이 없었다.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활동하는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하지만 경험은 무서운 것이다. 이 계약이 잘못된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농담조로 그런 말을 꺼낸 적도 있다.

류현진은 현재 다저스 선발 5명 가운데 연봉이 가장 싸다. 올해 기준으로 그링키의 연봉이 팀 내에서 가장 높다. ESPN에 따르면 2800만 달러다. 그러나 다른 조사에 의하면 2600만 달러로 돼 있다. 연봉은 공개하지 않는 게 원칙인데다 선수단 노조와 메이저리그 사무국 자료를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차이가 난다. 커쇼는 지난 오프 시즌 7년 2억 1500만 달러 계약을 체결했다. 메이저리그 사상 역대 최고연봉자(3071만 달러)가 됐다. 올해로 계약이 만료되는 조시 베켓은 연봉 1575만 달러다. 후반기 선발 로테이션을 지킬 수 있을지 불투명한 댄 하렌은 1000만 달러다. 류현진의 활약은 커쇼-그링키와 견줘 크게 뒤질 게 없지만 연봉은 가장 낮다.

국내 프로야구 위상이 일본 프로야구보다 떨어져 이를 감수할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슈퍼에이전트 스콧 보라스의 능력 밖이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바로 옵트아웃(선택적 계약 이탈)이다. 다저스는 올 시즌 후 그링키가 프리에이전트(FA)를 선언할 것인지에 촉각을 곤두세워야 한다. 그링키는 2012년 12월 다저스와 6년 1억4700만 달러 계약을 맺을 때 두 시즌 후 옵트아웃을 사용할 수 있다는 조항을 삽입했다. 다시 프리에이전트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옵트아웃을 사용하지 않으면 6년 계약이 자동이행이다. 선수 입장에서는 몸값을 더 받을 수 있는 카드다.

당장 그링키는 지난 올스타게임 때 보스턴 레드삭스 좌완 존 레스터, 디트로이트 타이거스 우완 맥스 셔저의 시장 몸값을 파악하고 옵트아웃 사용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FA시장에 나오면 몸값이 자연히 올라가게 돼 있다. 에이스급의 투수들은 확보하기가 어렵다. 뉴욕 양키스는 다나카 마사히로(25)에게 포스팅피 2000만 달러를 빼고 7년 1억 5500만 달러에 계약했다.

류현진은 보라스가 6년 계약을 맺으면서 5년째 옵트아웃을 삽입했다. 6년의 중간인 3년째에 삽입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짙게 남는다. 5년 후는 상황이 어떻게 변할지 누구도 장담하기 어렵다. 다저스의 류현진 계약은 선수가 아닌 구단이 대박이다.

로스앤젤레스=문상열 통신원 moonsy102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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