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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27 (수)

"화장실도 못가" 설연휴 KTX 입석승객 130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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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연휴 KTX 무리한 입석운행 도마에]피크타임 적정 수준 넘겨 승객불만 '봇물']

Money Today

 "객실 양끝에 입석 승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어요. 화장실 가기도 불편했습니다. 왕복 10만원 가까이 하는 티켓을 끊고 이용하는 승객더러 이런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는 게 말이 되나요?"

 설 연휴 기간인 지난 23일 가족들과 함께 '동대구-서울' 구간 KTX를 이용한 직장인 A씨는 짜증이 났다. 객실과 객실 사이가 입석 승객들로 붐벼 화장실을 갈 때마다 이들을 비집고 가야 했기 때문이다.

A씨는 "객실 양쪽에 대략 40~50명의 입석 승객이 있었다"며 "명절대목을 이용해 코레일은 승객을 추가로 태워 돈을 더 벌었겠지만 이에 따른 불편함을 승객들에게 사실상 강요하는 것은 문제 있다"고 분개했다.

그는 특히 "도착시간이 지연됐음에도 사과방송도 한마디 없었다"며 "최고 서비스를 자랑하는 열차라는 말이 무색할 지경"이라고 불만을 표했다.

 KTX 입석 운행 문제는 명절 연휴마다 도마에 오르는 단골메뉴다. 좌석표를 구하지 못한 귀성객들은 고향길을 재촉하느라 '입석이라도…'하는 마음이지만 몇달 전부터 좌석표를 예매한 승객들은 입석 운행으로 인한 불편함을 고스란히 감수해야 한다.

 코레일은 2006년 설 연휴부터 여객 수요와 교통체증 등을 고려, 주말과 공휴일에 한해 입석 운행을 공식화했다. 그 이전에도 자유석 이용자 중 일부는 자리가 없을 경우 입석으로 이용한 사례는 있지만 공식적인 입석 운행은 이때부터다. 당시 온라인 포털사이트 등에선 'KTX 서비스와 안전은 어디로?'란 제목 하에 입석 운행 반대 서명 운동까지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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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이 지난 설 연휴기간 KTX 일부 구간에서 입석수를 기준 이상으로 배치, 승객들의 불만이 이어졌다. 사진은 귀성이 한창이던 지난 19일 서울역 모습. ⓒ사진=뉴스1 양동욱 기자


 코레일은 좌석 승객에 불편을 주지 않는 선에서 운영할 수 있는 입석 상한을 열차당 70명 정도로 보고 있다. KTX 객실이 18개인 점을 감안하면 객실 사이에 많으면 4명 정도가 적당하다는 것이다.

객실 사이에 보조의자가 2개씩 있기 때문에 실제 서서 가는 승객은 객실당 2명 정도가 적정 수준이란 얘기다. 좌석수가 931석으로 정해져 있어 열차당 수용인원은 최대 1000명 정도다.

 하지만 A씨가 이날 이용한 KTX 열차에는 총 131명의 입석 승객이 타고 있었다. 입석표 발권수는 70장이 상한이었지만 무임승차 14명과 구간연장 47명이 타고 있어 결과적으로는 적정 수준보다 배에 가까운 입석 승객이 탔다는 게 코레일 측의 설명이다.

 이런 설명대로라면 구간이나 시간대별로 승객 수 차이가 있지만 하루 평균 KTX 운행 회수가 200회인 점을 감안하면 입석 승차자는 상당수에 달했음을 알 수 있다.

코레일은 "지난 23일은 귀경 승객이 가장 많은 날로 입석수가 평소보다 많았다"고 해명했지만 승객의 불편뿐 아니라 안전 측면에서도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특히 개찰이나 검표과정에서 충분히 걸러낼 수 있는 무임승차 승객을 방치했다는 지적도 있다.

 또다른 승객 B씨는 "KTX를 이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빠르기도 하지만 붐비지 않아 쾌적한 여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라며 "KTX의 경우 복도 폭이 좁아 한 사람이라도 서 있으면 이동이 불편할 정도"라고 강조했다.

코레일은 여객 수요를 입석 운행의 이유로 들지만 일각에선 결과적으로 코레일이 고객 불편을 담보로 부당하게 이익을 취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도 나온다. 이에 대해 코레일 관계자는 "매출을 위해 입석을 운행하는 것은 오해"라고 설명했다.

 KTX는 코레일의 여러 철도사업 중 수익성이 가장 높다. 2010년 기준 코레일은 KTX에서 매출 1조1387억원과 영업이익 3202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28.1%에 달한다. 항공과 해운, 육상 등 국내 물류시장에서 이 정도의 영업이익률을 올리는 기관은 한 곳도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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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익기자 wind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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