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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데스노트' 장지후 "김준수, 정말 열심히 땀흘리고 박수 받아..끝내줘요!" [인터뷰 종합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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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박소영 기자] 2023년 뮤지컬 ‘데스노트’ 관객들을 단박에 사로잡은 배우가 있다. 베테랑 홍광호? 김준수? 아니다. 처음으로 ‘데스노트’ 에 합류해 ‘찐’ 사신 포스를 뿜어내고 있는 류크 역의 뮤지컬 배우 장지후다.

2010년 군 뮤지컬 '생명의 항해'로 데뷔한 장지후는 어느새 13년째 무대에서 노래하고 연기하며 자신의 필모그래피를 쌓아가고 있다. 거창한 수식어도 필요없다. 그저 ‘배우’로 불리고 싶다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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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노트에 처음으로 합류하게 된 소감이 궁금합니다.

“새롭게 작품에 참여하는 일은 저에겐 늘 가슴 뛰는 일이에요. ‘데스노트’는 새로운 시즌으로 출발하는 게 아니고 앙코르 공연인데 그 말은 대부분의 배우들이 그대로 참여한다는 것이고 몇 명의 배우만 바뀐다는 말이잖아요. 그리고 제가 그 바뀐 몇 명의 배우 중 하나가 된 거고요. 뭔가 다른 기분으로 가슴이 뛰더라고요.”

-장지후 표 ‘류크’를 어떻게 표현하고 싶었는지? 장지후 류크의 매력은?

“류크는 반항심에서 찾아온 캐릭터예요. 처음 대본을 접하고 동선을 나갈 때 그냥 라이토 뒤만 졸졸 쫓아다니는 설정이 너무 싫었어요. 사신으로 자존심도 상하지만 인간 장지후로서도 너무 싫어하는 행동이었죠. 하지만 무대는 약속이고 전체 그림을 위해서 어떤 인물이 가져야 하는 몫이라는게 있잖아요. 그건 고집부려서 되는 일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받아들일 것들은 최선을 다해 잘 받아들이되 그럼에도 불구하고 버틸 수 있는 것들은 잘 버텨보자 생각했죠. 그런 연습 과정을 통해서 만들어진 캐릭터가 지금 저의 ‘류크’예요. 저의 류크의 톤이나 시선, 움직임, 유머, 비릿함은 다 그런 반항심에서 생긴 결과물이죠. 그 자체가 제가 연기하는 류크의 매력이라고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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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1일 개막한 ‘데스노트’는 동명의 일본 만화를 원작으로 천재 고등학생 야가미 라이토(홍광호, 고은성)와 그에 맞서는 명탐정 엘(김준수, 김성철)’의 치열한 두뇌 싸움을 긴장감 넘치게 그려낸 작품이다.

제7회 한국뮤지컬어워즈에서 작품상, 프로듀서상, 연출상, 무대예술상, 안무상, 주연상(남자), 조연상(남자), 조연상(여자), 신인상(여자), 앙상블상 10개 부문 최다 노미네이트에 이어 작품상, 연출상, 무대예술상, 조연상(남자) 4관왕을 기록하는 등 대체불가 인기작이다.

장지후가 맡은 류크는 괴짜 사신으로 따분함을 달래기 위해 인간계에 일부러 데스노트를 떨어뜨린 장본인이다. 그야말로 극의 처음과 끝을 맺는 주요 캐릭터다. 이번 공연에선 장지후와 서경수가 더블 캐스팅 됐다. 장지후로서는 처음으로 ‘데스노트’에 합류하게 됐는데 공연마다 관객들을 사로잡으며 “저 사신 찐이다”라는 평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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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쟁한 배우들이 거쳐간 ‘류크’, 참고한 선배들의 무대가 있다면?

“사실 ‘데스노트’를 본 적이 없어서 (물론 자리도 없었고요) 참고할 대상은 없었어요. 하지만 강홍석 배우와 개인적으로도 친분이 있어서 형이 류크에 어떤 재치를 담았을지 짐작은 됐죠. 얼마나 잘했을까 상상하면서 혼자 실실 웃었던 적도 있으니까요. 물론 이번에 함께 연습한 서경수 배우를 보고서도 많이 배웠어요. 제가 참고한 유일한 ‘선배 류크’라고 해야 할까요? 결과적으로 결이 상당히 다르게 나오긴 했지만 저는 그게 더 좋은 결과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데스노트’ 첫 공연 때 긴장? 설렘? 어떤 기분이었나요?

“‘설렘’이 당시 심정에 더 가까웠던 것 같아요. 빨리 보여드리고 싶었거든요. 연습 과정을 통해서 잘 다듬어진 새로운 류크를 선보이고 싶었어요. 인물에 꽤 녹아들었고, 제 해석에 자신 있었어요. 커튼콜 때 박수가 쏟아졌는데 다른 작품 때와 크게 기분이 다르진 않았어요. 객석 곳곳이 비어있는 작품에서도 커튼콜을 해봤고, ‘데스노트’처럼 엄청난 함성과 박수가 쏟아지는 작품도 만나봤지만 객석을 향해 정중히 인사드리는 배우들과 그 배우들에게 박수를 보내주시는 그 시간은 어떤 것 하나 다를 것 없이 늘 벅차고 그저 감사해요.”

-관객들 후기나 관람평 찾아보나요? 기억에 남는 반응?

“종종 SNS를 통해 제 이름을 검색해 보고 반응을 좀 찾아봤는데, 최근 업데이트 되고 나서는 최근 게시물을 볼 수 없게 됐더라고요. 그래서 요즘은 후기를 못 보고 있네요. 그래도 첫 공연 올리고 나서 봤던 가장 기억에 남는 반응은 ‘새로운 류크가 나왔다’, ‘찐 사신이다’그런 반응이었던 것 같아요. 힘들었던 연습 과정을 한번에 보상받는 기분이었어요. 정말 감사합니다.”

-넘버나 무대 소화 어렵진 않은지? 어떻게 연습하고 준비했나요.

“‘데스노트’는 충분히 완성도 있는 극이고 곡이나 가사 또한 너무 잘 만들어졌기 때문에 역할로서 노래하고 연기하는 데 전혀 방해가 없고 이미 쓰여진 가사나 대사, 동선들이 오히려 도움이 될 때가 많아요. 다행히도 큰 어려움 없이 무대를 소화하고 있네요. 저는 철저히 대본에 근거해서 인물을 만들어요. 아무리 멋진 인물을 상상해 낸다고 하더라도 이미 쓰여진 대사나 동선이 잘 안 붙고 어색해지면 대본을 다시 봐요. 류크는 그런 과정들이 엄청 반복된 인물이에요. 상상을 해내고 그걸 몸과 마음으로 받아들여서 결국 인물과 제가 하나가 되는, 그 결을 찾아야 하는데 자꾸만 초점이 잘 안 맞는 것 같은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대본을 보고 또 보고 또 보고 다시 봤죠. 공연장에 오시는 분들은 저의 그런 연습과정의 결과를 보고 계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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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광호, 김준수는 베테랑 ‘데스노트’ 배우들인데 호흡 어떤가요?

“두 분 다 이미 굉장한 프로의식을 가지고 계신 분들이라 옆에서 보고 배우는 점이 참 많아요. 연기 호흡 하나하나에 정성을 쏟고 노래 한곡 한곡에 최선을 꺼내는 분들이에요. 그런 분들과 같이 연기하다보면 저도 예리해지고 집중도가 올라가죠. 인물에 너무 집중하다가 대사에서 벗어난 몇 마디를 (인물로서) 더 던지고 싶은 충동이 들 때도 있을 만큼 좋은 시너지를 받아요. 홍광호 배우 특유의 집중은 무대 뿐만 아니라 퇴장 이후에도 계속 이어져요. 김준수 배우와 대사 합이 몇 개 없지만 그 몇 번 주고 받는 대사에서도 느껴지는 건 참 열심히 한다는 거예요. 쉬엄쉬엄하지 않는다는 거죠. 철없이 그런 생각 할 수 있잖아요. ‘이미 너무 유명한 사람이라 무대 위에서 크게 뭘 안 해도 박수 받을 수 있다’는. 그런데 김준수 배우는 정말 땀 흘리고 열정을 쏟아 부어서 박수 받아요. 그게 너무 멋있죠. 두분 뿐만 아니고 자신의 일에 무서울 정도로 집중하고 늘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과의 호흡은 언제나 황홀합니다. 끝내줘요!”

-장지후 ‘류크’와 서경수 ‘류크’를 비교한다면?

“물론 사람이 다르니 당연히 인물도 다른 모습으로 표현 되겠지만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드라마의 전후반이 좀 다른 것 같아요. 저는 인물의 성격을 전반적으로 뚜렷하고 일정하게 가져가면서 인물이 상황을 만났을 때 변화하는 지점. 그러니까 ‘사건의 힘’을 이용하는 편이고 서경수 배우의 류크는 드라마 전후로 약간의 반전을 보여주는 ‘인물적 요소’의 재미가 있다고 봐요. 왜냐하면 제가 느꼈을 때 서경수의 류크는 다소 친근한? 느낌이 있거든요. 그런 부분들이 라이토와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면서 뒤로 갈수록 점점 더 재미있는 반전적 요소들을 만들어 낸다고 생각해요.

-뮤지컬 ‘데스노트’, 왜 이렇게 인기가 좋을까요?

“작품성도 있고 음악도 좋고 참여하는 배우들도 물론 좋지만 무대 활용을 너무 잘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3면 LED를 공격적으로 사용하면서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조명에 대한 페널티를 잘 극복했고 결과적으로 ‘만화 원작의 무대화’가 가질 수 있는 상상력의 괴리감을 성공적으로 극복해 낸 케이스라고 생각해요. 할리 벨 신에서 무섭게 들이닥치는 지하철을 표현한 것이라든지 교실 칠판이었던 화면이 점점 확대되면서 사신계로 바뀌는 모습, 일본의 유명 관광명소인 스크램블 교차로, 라이토와 엘이 테니스를 치는 테니스코트가 대표적인 것 같아요. 그리고 제일 기발하다고 생각했던 건 장면전환을 마치 만화책장을 넘기듯 아주 자연스럽게 이어놓은 거예요. 관객이 집중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한 아주 기발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뿐만 아니라 무대 위 배우들도 공간에 대한 몰입도가 올라가고 더 생생한 연기를 할 수 있게 된다는 생각도 들어요. 작품이 흥행하는 데엔 여러가지 이유가 작용하겠지만 ‘데스노트’가 유독 더 많은 사랑을 받는 이유는 만화 원작의 작품을 상상력의 괴리 없이 무대화 시켰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인터뷰 2에 이어)

/comet568@osen.co.kr

[사진] 오디컴퍼니(주), 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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