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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7 (토)

'연기본좌'·'믿보배'도 좋지만…'배우'일 때 가장 빛나는 김명민[SS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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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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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배우 김명민(49)은 명불허전이다.

MBC ‘하얀거탑’ 장준혁, ‘베토벤 바이러스’ 강마에로 신드롬을 일으킨 그가 이번엔 JTBC ‘로스쿨’ 양종훈으로 또 한번 ‘연기본좌’의 위엄을 입증했다. 종영 후 지난 시간을 되돌아본 김명민은 “자극적인 장르물이 쏟아져나오는 시점에 ‘로스쿨’은 드라마의 정통성과 진정성이 살아있는 가뭄의 단비 같은 작품이었다”며 애정가득한 종영 소감을 밝혔다.

최근 종영한 ‘로스쿨’은 한국 최고 명문 로스쿨 교수와 학생들이 전대미문의 사건에 얽히게 되면서 펼쳐지는 캠퍼스 미스터리물. 넷플릭스 통해서 공개되면서 많은 호응을 얻었고, 전국 유료가구 기준 6.1% 시청률로 종영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김명민은 “SNS도 안 해서 시청자 반응들에 둔감한 편인데, ‘로스쿨’ 방영 땐 이전 작품 때는 언급 없었던 지인들이 ‘재밌게 보고 있다’ ‘본방송 보러 가야한다’고 하더라. 고등학생인 아들도 친구가 너희 아버지 멋있다며 사인 받아달라고 했다더라. 신기했다”며 주변의 반응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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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민이 KBS2 ‘우리가 만난 기적’ 이후 3년 만에 드라마 복귀작으로 ‘로스쿨’을 선택하게 된 데는 연출을 맡은 김석윤 감독에 대한 믿음이 가장 컸다. 김 감독과는 영화 ‘조선명탐정’ 시리즈에서 인연을 맺은 바 있는 그는 “김석윤 감독님이 하시면 하겠다고 역제안을 했다”고 강한 신뢰를 드러냈다.

그리고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건 대본이었다. 김명민은 “법학 전문 대학원과 관련한 미스터리 스릴물은 처음이어서 독특하고 재밌었다. 한 사건을 가지고 16회까지 끌고 나가면서 각 인물들의 서사를 통해 풍부한 볼거리도 줄 수 있단 건 힘든 일이다”라며 “수많은 양질의 콘텐츠가 쏟아져 나오고 자극적인 장르물에 집중되어 있는 현시점에서 단비 같은 드라마였다. 시류를 따라가는 것도 좋지만, 그럼에도 드라마의 전통성과 진정성을 살아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김명민은 극 중 ‘공포의 양크라테스’로 불리는 엘리트 코스를 밟은 검사 출신 형법 교수 양종훈을 연기했다. 캠퍼스에서 벌어진 살인사건 용의자로 의심받지만, 그 뒤에 숨겨진 진실과 정의를 로스쿨 학생들과 함께 풀어나간다. 특히 김명민은 특유의 흡인력 높은 연기와 깊은 눈빛으로 존재감 넘치는 캐릭터 양종훈의 옷을 입었다.

어려운 법정용어와 긴 호흡의 대사를 소화해야 했던 김명민은 이러한 장면을 지루하지 않게 풀어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고. “200% 이해하고 외우는 것밖에 없었다. 잠꼬대를 할 정도로 법정용어들을 술술 이야기 할 정도로 외웠다. 양종훈의 입을 통해 어려운 법정 내용을 시청자들에게 이해시키길 작가님이 원하셔서 집에서도 지인들에게 먼저 연기해보고 연습하며 달달 외웠다. 연기자로서 항상 책임감을 느끼면서 고민을 많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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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연기한 배우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도 이야기했다. 극 중 민법 교수 김은숙을 연기한 배우 이정은에 대해서는 “실제로도 제가 속내를 유일하게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이었다. 첫 술자리에서 제 모든 이야기를 다 했고, 그날부터 ‘누나’라고 불렀다. 상대방이 속을 털어놓게 만드는 희한한 재주가 있다”며 “고마워요 누나, 최고!”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또 로스쿨생으로 분한 한준휘 역의 김범에 대해서는 “‘조선명탐정3’ 이후 오랜만의 재회였는데,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너무 멋있었다. 배우로서도, 인간으로서도 매력을 느꼈다. 이번에 형, 동생을 제대로 먹었다”고, 강솔A를 연기한 류혜영에 대해선 “역할이 어려워 마음고생을 많이 했는데 다 이겨내면서 연기하는 모습 사랑스럽고 예뻤다”고 칭찬했다.

직설화법으로 학생들을 몰아붙이는 ‘공포의 양크라테스’ 연기는 2008년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의 독설가 강마에를 떠올리게 하기도 했다. 처음엔 이 점 때문에 작품을 고사하려 했다고. 김명민은 “주기적으로 이런 캐릭터 섭외 제안이 들어온다. 강마에와 톤과 어미처리 등이 너무나도 흡사해 고사하려고도 했다. 그런데 감독님이 감독으로서 그때 그런 모습을 시청자들에게 다시 보여주고 싶다는 말에 고민하다가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기시감을 극복해야 하는건 김명민만의 숙제였다. “배우로서 똑같은 연기를 할 수는 없는 일이다. 기시감을 극복하기 너무 힘들었고 자신도 없었다. (다르게 표현하기 위해) 여러 모색을 해보긴 했지만 결론적으론 비슷하게 나온거 같다. 시청자들이 원하신다면 10년 후에 다시 이러한 캐릭터를 할 의향은 있지만 일부러 찾아서 하진 않을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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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민은 시즌2에 대한 기대감도 덧붙였다. 그는 “10분 이상의 콘텐츠를 집중해서 보기 힘든 현 드라마 시장에서 우리 드라마가 잘 어필된 거 같아 기쁘고, 여전히 정통성 있는 드라마에 대한 목마름이 있는 관객들이 계시다는 걸 실감했다”며 “시즌2까지 간다면 더할 나위 없이 기쁠거 같다. 시즌2가 제작된다면 ‘츤데레’ 양 교수의 인간적인 면모가 더 많이 비춰지지 않을까”라고 기대했다.

1996년 SBS 6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해 탄탄한 연기력으로 지금의 자리까지 온 김명민에게 ‘연기본좌’ ‘믿고 보는 배우’라는 수식어가 따라붙곤 한다. 이를 언급하자 그는 “부끄럽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요즘 수식어를 많이들 붙이는데, 저는 그냥 ‘배우 김명민’이 좋다. 이미 배우라는 말이 제게 주는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라며 “제 할 몫을 다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영광스러운 호칭이라 생각한다. 저를 그저 진정한 배우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으로서 바라봐주신다면 기분 좋고 감사할 거 같다”고 말했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 | 씨제스엔터테인먼트, JT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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