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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6 (금)

[인터뷰②]`그 남자의 기억법` 주석태 "무명생활 15년...`슬빵`으로 떠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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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투데이

배우 주석태는 하고 싶은 일을 찾아, 긴 무명 시절을 보낸 끝에 지금에 이르렀다. 제공| 탄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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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김소연 기자]

주석태는 '그 남자의 기억법' 이전에 2018년 tvN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전직 형사인 교도소 염반장(작업반장 염상재) 역을 맡아 악역으로 눈도장을 찍었다. 이어 MBC 드라마 '붉은 달 푸른 해'에서 정신과 의사 윤태주이자 살인자 붉은 울음 역을 맡았고 '더 뱅커'에서는 은행 심사부장 임창재 역을 연기했다. KBS2 '드라마 스페셜 -그렇게 살다'에서는 단막극의 한계를 넘어 영화 캐릭터처럼 생동감 넘치는 악인을 연기해 호평을 받기도 했다.

선한 역할보다는 악역으로 대중에 더 익숙해진 주석태는 "뿌듯하고 설렌다"고 의외의 소감을 밝혔다.

"선한 역할에 대한 갈증이 있는 것은 사실이에요. 그렇지만 어떻게 보면 제가 진짜 잘하고 있는 연기를 아직 안보여드린 것이니까 준비를 많이 하고 있어요. 악역 연기를 많이 사랑해주셔서 뿌듯하고 언젠가 더 많이 준비된 선한 연기를 보여드렸을 때 어떤 반응을 해주실지 궁금합니다. 많이 기대하고 있어요."

주석태는 다소 독특한 이력을 가진 배우다. 고향인 경상북도 상주에서 대학을 다니다 연기를 하기 위해 서울로 올라왔다. 전공은 이과 계열인 전자공학과였다. 주석태는 "반도체 기계학을 배워서 우리나라에서 제일 큰 모 전자회사에 들어가고 싶었다. 풍요로운 삶을 얻고 싶기도 했다"고 돌아봤다.

하지만 하고 싶은 일은 따로 있었다. 그는 "60살이 되어 돌아봤을 때 직업에 후회 없기를 바랐다. 당시에 큰 사랑을 받던 시트콤 '남자 셋 여자 셋'을 보면서 저쪽에도 내 길이 있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서 공장을 다녀 번 돈으로 서울로 올라왔다"고 했다.

우여곡절 끝에 주석태는 25세에 00학번으로 국민대 연극영화학과에 다시 입학했다. "제가 좀 늦었다"며 그는 사람 좋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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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태는 가장 감사한 작품으로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꼽았다. 제공| 탄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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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석태는 데뷔작으로 두 편의 영화를 꼽았다. 주석태는 "2003년 찍은 영화 '레드아이'에 단역으로 처음 출연했다. 2006년 영화 '구세주'는 처음으로 대사를 한마디 했던 영화"라고 의미부여했다. 이어 "이후 15년 무명 시절이 있었다. 외롭고, 생활고도 겪었다. 언제 잡힐지 모르는 오디션에 정규직 아르바이트를 못했다"고 힘들었던 시간을 회상했다.

주석태는 "안정적인 삶을 살게 되면 못돌아올 것 같아서 배우의 꿈을 매번 다잡으며 오디션을 준비하고 일용직 일을 했다"면서 "택배 상하차 일, 우편물 분류 등 힘쓰는 일을 주로 했다. 오전 7시에 가서 오후 6시에 끝나는데 그 자리에서 돈을 받으면 '오늘도 상남자다운 일을 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버텼다"고 말했다.

힘든 무명 시절은 긍정적인 주석태에게도 트라우마를 남겼다. 주석태는 "'슬기로운 감빵생활' 이후 쉬지 않고 작품을 했다. 불안해서였다. 한없이 쉬었을 때의 트라우마로 쉬면 불안해지고 아침에 일어나면 나가야 할 것 같다"고 고백했다.

그럼에도 그를 버티게 한 힘은 무엇일까. 주석태는 "최소한의 자존심"이라면서 "내가 선택한 일에 지고싶지 않았고 이대로 고향에 간다면 너무 창피할 것 같았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주석태가 빛을 본 것은 2018년 방송된 tvN 드라마 '슬기로운 감빵생활'의 염반장 역. 주석태는 "아무래도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을 꼽으라면 '슬빵'이다. 저를 수면위로 올려줬다"면서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제가 저에 대해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믿어주고 발탁해준 신원호 감독님, 이우정 작가님께 감사하다. 오디션을 보고 '합격'이라는 말을 듣고 눈물이 날 것 같아 꾹 참았던 기억이 난다"며 그날의 기쁨을 다시 떠올렸다.

이어 "'슬빵'이 가장 중요한 변곡점이었다. 감독님과 작가님이 중요한 역할을 맡겨주셨고 시청자들이 잘 봐주셔서 다음 작품도 할 수 있었고, 무명을 벗어나 지금 이 자리까지 올 수 있었다"며 거듭 고마워했다.

악역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주석태는 앞으로 연기하고 싶은 장르로 '히어로물'을 꼽았다.

"마블 영화 등 히어로물을 참 좋아해요.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초기 작품들이 인생 영화일 정도로 SF팬이기도 합니다. 아이언맨 같은 영웅은 안시켜줄 것 같지만 타노스 같은 빌런이라도 좋으니 히어로물에 출연하고 싶어요. 또 전작 중 웰메이드라고 팬들이 꼽아주는 '붉은 달 푸른 해'가 시즌2를 한다면 꼭 참여하고 싶습니다. 사실 2월에 출연진이 다같이 만난 적이 있는데 다들 작가님께 시즌2 써달라고 졸랐습니다."

힘든 시간을 보내본 주석태는 주위를 둘러볼 줄도 알았다. 점점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소상공인들이 고통받고 있는데 대해 마음 아파하면서 "소시민, 소상공인들이 참 힘들다. 이 시국이 끝나고, 지금을 회상할 수 있는 날이 오면 그 분들이 아팠던 것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주석태는 차기작으로 "올 12월에 연극이 기획되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원래 무대 연기 지망생으로 시작했다. 드라마 등을 꾸준히 하다보니 연극은 잠시 미뤄두고 있었는데 연말에는 연극 무대에서 관객들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 앞으로 1년에 반은 공연, 또 반은 영화와 드라마로 시청자들과 관객들을 찾아뵐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열일 의욕을 보였다.

ksy70111@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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