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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10년에 위로”…‘토트넘 손흥민’ 마지막 국내 경기 6만명 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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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10년에 위로”…‘토트넘 손흥민’ 마지막 국내 경기 6만명 운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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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트넘 홋스퍼 손흥민이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쿠팡 플레이 시리즈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친선전에서 후반 교체된 뒤 벤치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토트넘 홋스퍼 손흥민이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 쿠팡 플레이 시리즈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친선전에서 후반 교체된 뒤 벤치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마치 그가 은퇴하는 것처럼 슬퍼요.”



두 아들과 경기를 보러 온 한 아빠 축구팬은 전날(2일) 들은 청천벽력 같은 소식에 만감이 교차한다고 했다. 손흥민이 어디를 가든 응원할 테지만, 자그마치 10년이라는 세월은 토트넘과 손흥민을 한 몸처럼 느끼게 했기 때문이다. 경기를 보러 온 연인도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성장해 최고의 공격수가 되는 과정을 지켜봐 왔기에 그의 축구 인생 중요한 챕터가 끝나는 것 같은 아련한 마음이 든다”고 했다.



3일 쿠팡플레이 주최·중계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토트넘 홋스퍼와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친선경기는 손흥민을 보내고 또 다른 손흥민을 맞는 의식처럼 여겨졌다. 전날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이 직접 “올여름 이적” 소식을 밝히면서 단순한 친선경기를 넘어선 것이다. 팬들은 토트넘 주장으로서 국내에서 뛰는 마지막 모습을 놓치지 않으려고 일찌감치 경기장에 도착했고, 구단 버스가 도착하기를 기다리며 주변을 서성이기도 했다.



이날 경기장에 모인 6만여 팬들에게 손흥민의 이적은 인정하기 싫은 현실과 마주하는 일이기도 했다. 유럽 명문 팀 토트넘에서 최고의 공격수로 활약했던 손흥민도 어느덧 33살, 에이징 커브를 맞았다. 힘든 시절 그의 활약에 위로받던 팬들은 그 사실을 애써 외면해왔지만, “이적의 공식화가 그의 시대가 저문다는 걸 인정한 것처럼 여겨졌다”고 한 팬은 말했다. 40대 축구팬은 “힘든 30대 때 그의 활약에 위로를 받았는데, 그의 시대가 간다는 것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다”고 했다.



토트넘 홋스퍼 손흥민이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친선경기에서 교체 아웃되며 양팀 선수들의 격려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토트넘 홋스퍼 손흥민이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친선경기에서 교체 아웃되며 양팀 선수들의 격려를 받고 있다. 연합뉴스


그런 마음을 아는 듯 손흥민은 ‘마지막’일지 모를 토트넘 주장 완장을 차고 선발 출전해 그라운드를 누볐다. 여전히 토트넘 최고의 공격수라고 웅변하듯 공수에서 적극적으로 압박했다. 전반 35분 두 명의 수비수를 상대하면서 슛 기회를 잡기도 했다. 동료들도 손흥민의 ‘라스트 댄스’를 도왔다. 전반 3분 팀에 선제골을 선물한 브레넌 존슨은 손흥민의 ‘찰칵’ 세리머니로 그의 토트넘에 헌신한 10년에 존경을 표했다. 손흥민은 후반 20분 새롭게 영입된 공격수 모하메드 쿠두스와 교체되면서 토트넘에서 10년 여정을 마감했다. 그는 동료들 한명 한명을 안으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관중들은 일제히 손흥민을 외치며 그에게 박수를 보냈다. 두 팀은 1-1,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이날 경기는 ‘또 다른 손흥민’들이 유럽 진출 이후 처음으로 한국 무대에서 만나는 의미도 있었다. 손흥민의 바통을 이어받은 ‘한국 선수’라는 무게를 짊어지게 된 양민혁(토트넘)과 뉴캐슬 박승수가 국내 팬들을 찾았다. 올해 초 토트넘에 합류했던 양민혁은 그동안 퀸즈파크 레인저스(QPR)로 임대됐고, 이번 시즌을 앞두고 처음 토트넘 1군에 합류했다. K리그2 수원 삼성에서 뛰다가 지난 7월 뉴캐슬에 입단한 박승수는 팀 K리그와 친선경기(7월31일)에서 양민혁보다 먼저 비공식 한국 데뷔전을 치렀다. 3일에는 두 선수의 맞대결도 성사됐다. 박승수는 3일 후반 30여분에 왼쪽 윙어로 투입됐고, 양민혁은 후반 40여분이 지나 왼쪽 윙어로 투입됐다. 두 선수는 이번 친선경기에서 많은 기회를 부여받지는 못했지만, 그들의 건투를 비는 국내 팬들의 응원도 뜨거웠다.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왼쪽)씨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토트넘 홋스퍼와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친선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손흥민의 아버지 손웅정(왼쪽)씨가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토트넘 홋스퍼와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친선 경기를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은 손흥민의 부친, 손웅정씨도 경기장을 찾았다. 손흥민의 지난 10년 여정은 손웅정씨를 빼고 설명할 수 없다. 경기 시작 7분과 77분에는 등 번호 7번의 손흥민 응원가가 경기장에 가득 울려 퍼졌다. 이제는 토트넘에서 들을 수 없는 응원가다.



토트넘은 독일 뮌헨에서 바이에른 뮌헨과 프리시즌 경기를 갖고 슈퍼컵을 치른 뒤 시즌 개막에 들어간다. 더이상 손흥민은 없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토트넘과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친선경기에서 후반 20분 토트넘에서 경기를 마무리하며 벤치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이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토트넘과 뉴캐슬 유나이티드의 친선경기에서 후반 20분 토트넘에서 경기를 마무리하며 벤치에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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