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폭탄 피폭 80주년을 맞아 5일 경남 합천군에서 ‘2025 합천 비핵·평화대회’가 열린다. ‘2025 합천 비핵·평화대회’ 조직위원회 제공 |
올해는 광복 80주년이면서, 동시에 원자폭탄 희생자에게는 피폭 80주년이다. 국내에서 원폭 피해자가 가장 많아 ‘한국의 히로시마’로 불리는 경남 합천군에서는 피폭 80주년을 앞두고 다양한 추모행사가 열린다.
한국원폭피해자후손회, 한국원폭2세 환우회, 합천 평화의 집 등 원폭 관련 단체들이 참여한 ‘2025 합천 비핵·평화대회’ 조직위원회는 3일 “합천문화예술회관,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 위령각 등에서 5~6일 ‘피폭 80년! 기억과 기록, 평화연대’라는 주제로 ‘2025 합천 비핵·평화대회’를 연다”고 밝혔다.
5일 오전 11시 합천문화예술회관 강당에서 열리는 피폭자 증언대회에는 일본·한국 등 피폭 피해자 후손과 마셜제도, 타히티, 카자흐스탄, 콩고민주공화국 등 세계 곳곳에서 이뤄진 원자폭탄 실험에 따른 피폭 피해자들이 참가해서 피폭 피해자 실태를 소개한다. ‘피폭, 대를 이은 고통과 기록’이라는 주제로 강희숙 조선대 교수의 강연도 열린다. 이날 참가자들은 ‘피폭자 연대와 세계비핵평화’를 선언할 예정이다.
이날 저녁 7시엔 극단 도도연극과연구소가 비핵평화연극 ‘불새 80’(이현순 극본·연출)을 공연한다. 일본 히로시마에서 원자폭탄에 피폭된 피해자 후손들이 아픈 가족사를 찾아가는 여정을 담고 있다. 비핵평화를 염원하는 시낭송회와 음악공연도 열린다. 피폭 80주년 당일인 6일 오전 10시 합천원폭피해자복지회관 위령각에서는 원폭 희생자 추모제가 열린다.
태평양전쟁 당시 미국은 1945년 8월6일 히로시마, 8월9일 나가사키에 잇따라 원자폭탄을 투하해 일본을 굴복시켰다. 이때 23만여명이 원자폭탄에 피폭돼 목숨을 잃었는데, 일본에 살던 한국인도 7만여명이 피폭돼 4만여명이 숨졌다. 1945년 8월15일 해방 이후 생존자 2만3천여명이 귀국했는데, 80년 세월이 흐르며 지난달 31일 현재 대한적십자사에 등록된 생존자는 1580여명으로 줄었다. 생존자 평균 나이는 85살에 이르렀다.
‘한국인 원자폭탄 피해자 지원을 위한 특별법’은 지난 2016년 5월19일에야 제정됐다. 그러나 이 법은 피해자 범위를 1945년 8월 일본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서 원자폭탄에 피폭된 당사자와 당시 태아였던 사람으로 한정한다. 원폭 피해자 후손 상당수가 피폭 후유증을 앓고 있지만, 피폭 후유증의 대물림이 아직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다.
이 때문에 2세 등 후손까지 피해자에 포함하도록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현재 원폭 피해자 2세 현황은 공식적으로 파악되지 않는데, 원폭 피해자 후손 가운데 피폭 후유증을 앓는 이들로 이뤄진 한국원폭2세 환우회 회원은 1300여명에 이른다.
한정순 ‘한국원폭2세 환우회’ 회장은 “핵 없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피해자들의 절절한 외침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갖고 함께 해주면 고맙겠다”고 말했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한겨레 후원하기] 시민과 함께 민주주의를!
▶▶민주주의, 필사적으로 지키는 방법 [책 보러가기]
▶▶한겨레 뉴스레터 모아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