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첫 거래일, 국내 증시가 새 정부 출범 이후 가장 큰 폭 하락했다. 주식 투자자에 대한 정부의 증세 방침이 모처럼 활기가 돌던 시장에 찬물을 끼얹었다. 화들짝 놀란 여당은 곧바로 물러섰다. 50억원이던 주식 양도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 기준을 10억원으로 낮추겠다는 계획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의 증시 활성화 의지를 재확인한 만큼 이번주 국내 증시가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마침 한·미 무역 협상이 타결되면서 우리 증시의 불확실성 요인이던 대미(對美) 관세도 확정됐다.
다만 한미 무역 협상의 세부안에 대한 정산은 남아있다. 당장은 협상 타결을 자축했지만, 업종별 세부 관세를 따져보면 타격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통화정책이 긴축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투자 심리가 위축되는 분위기는 증시의 반등세를 제약할 수 있다. 기업들은 계속 2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있다.
정부의 증시 활성화 의지를 재확인한 만큼 이번주 국내 증시가 반등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마침 한·미 무역 협상이 타결되면서 우리 증시의 불확실성 요인이던 대미(對美) 관세도 확정됐다.
다만 한미 무역 협상의 세부안에 대한 정산은 남아있다. 당장은 협상 타결을 자축했지만, 업종별 세부 관세를 따져보면 타격이 적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통화정책이 긴축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글로벌 투자 심리가 위축되는 분위기는 증시의 반등세를 제약할 수 있다. 기업들은 계속 2분기 실적을 발표하고 있다.
지난 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정부의 증세 방침이 나온 이후 3.88% 급락했다./연합뉴스 |
지난주 코스피 지수는 한·미 무역 협상 타결 소식에 7월 31일 장중 3288포인트까지 상승하기도 했다. 종가 기준으로는 7월 30일 3250선을 넘으면서 지난 2021년 8월 이후 4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런데 31일 장 마감 후 공개된 세제개편안은 우리 증시의 분위기를 크게 반전시켰다. 새 정부 출범 이후 20% 넘게 뛰어 사상 최고치(3305.21)를 넘보던 코스피 지수가 1일, 3.88% 급락하면서 3119포인트로 주저앉았다. 지난 4월 7일 미국의 관세 위협으로 아시아 증시가 일제히 급락한 ‘블랙 먼데이’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여당은 세제개편안을 발표한지 하루 만에 이를 재검토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예상보다 신속하게 정책 수정 의지를 보인 여당의 태도가 급격하게 얼어붙은 투자 심리를 녹일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한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법인세와 증권거래세를 올리는 동시에 대주주 양도세 기준을 높였고, 배당소득 분리과세 조건은 까다롭게 하는 등 전반적인 증세 기조가 확인됐다”며 “대주주 양도세 기준만 조금 손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정책 방향이 얼마나 선회하는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4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는 두 번째 상법 개정안이 처리될 예정이다. 이번 개정안에는 자산 총액 2조원 이상 상장사가 정권에 집중투표제를 배제할 수 없도록 하고, 감사위원 분리 선출을 1명에서 2명 이상으로 확대하는 내용이 담겼다.
한미 무역 협상 대표부가 지난 30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워싱턴DC 백악관에서 무역 합의를 타결한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백악관 소셜미디어 |
지난주 미국과 무역 협상이 타결되면서 우리 기업이 적용받을 대미 관세는 25%에서 15%로 낮아졌다. 불확실성이 걷혔다고 하지만 주식시장에서 옥석가리기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양국이 맺은 자유무역협정(FTA) 시절 대비 관세율은 높아졌기 때문에 업종별 영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철강, 알루미늄, 구리 등은 50%의 품목 관세가 유지된다.
앞으로 투자자들의 시선은 이번달 예정된 한·미 정상회담으로 향할 것으로 보인다. 한·미 대표부가 내놓은 무역 협상을 기반으로 발전된 논의가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사이에서 나올 가능성이 크다.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이번 관세 협상에서 논의되지 않은 방위비 협상, 망 사용료 문제, 고정밀 디지털 지도 반출 등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경우, 협상 타결 이후 상대적으로 관세의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주목받으며 상승했던 방산, 인터넷·플랫폼 업종의 주가 하락이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상장사의 2분기 실적도 계속 확인해야 하는 시기다. 현대로템의 실적 발표가 5일 예정돼있고, 에이피알은 6일, 카카오와 NAVER는 각각 7일, 8일, 2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나정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시 주변자금이 풍부하다는 점에서 주도주 순환은 지속될 것”이라며 “상대적으로 관세 영향을 덜 받는 조선, 방산, 원전 등 기존 주도주와 관세 영향이 제한적인 내수주에 주목하는 것이 좋다”라고 조언했다.
NH투자증권은 이번주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종목으로 롯데칠성, HD현대미포, 아모레퍼시픽, 신세계, 와이지엔터테인먼트, 파라다이스 등을 꼽았다.
연선옥 기자(actor@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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