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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관세 협상으로 미국이 지난 4월부터 한국산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에 부과하던 25% 관세가 15%로 10%포인트 내려갔다. 완성차 업계는 일본·유럽연합(EU) 등 자동차 수출 경쟁국과 출발선을 맞춘 데 대해 ‘최악은 피했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얻었던 ‘무관세’ 우위 효과는 완전히 사라지게 됐다.
한국산 자동차는 2012년 3월 한·미 FTA 발효 이후 지난 13년간 기본관세 2.5%를 적용받던 일본·유럽 차보다 가격경쟁력이 있었다. 자동차 업계는 이번에도 FTA 체결 국가임을 강조해 경쟁국보다 2.5%포인트 우위를 유지하기 바랐으나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31일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김용범 정책실장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12.5% 관세를 주장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모두 15%라고 했다”고 말했다. 미국 자동차노조 등의 반발이 심해 15% 미만으로 관세율을 더 낮추기는 쉽지 않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업종별 전망-자동차·철강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오른쪽)이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주미대사관에서 한·미 통상 협의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왼쪽은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구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한·미가 상호관세를 25%에서 15%로 인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뉴시스] |
한·미 관세 협상으로 미국이 지난 4월부터 한국산 자동차 및 자동차 부품에 부과하던 25% 관세가 15%로 10%포인트 내려갔다. 완성차 업계는 일본·유럽연합(EU) 등 자동차 수출 경쟁국과 출발선을 맞춘 데 대해 ‘최악은 피했다’는 반응이다. 하지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얻었던 ‘무관세’ 우위 효과는 완전히 사라지게 됐다.
박경민 기자 |
한국산 자동차는 2012년 3월 한·미 FTA 발효 이후 지난 13년간 기본관세 2.5%를 적용받던 일본·유럽 차보다 가격경쟁력이 있었다. 자동차 업계는 이번에도 FTA 체결 국가임을 강조해 경쟁국보다 2.5%포인트 우위를 유지하기 바랐으나 결과적으로 실패했다. 31일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김용범 정책실장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12.5% 관세를 주장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모두 15%라고 했다”고 말했다. 미국 자동차노조 등의 반발이 심해 15% 미만으로 관세율을 더 낮추기는 쉽지 않았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김주원 기자 |
지난해 한국의 대미 자동차 수출은 143만 대(약 48조원)로 이 중 현대차그룹(현대차·기아·제네시스)이 101만 대, 한국GM이 42만 대다.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미국 자동차 시장 점유율 12.2%로 GM과 토요타, 포드에 이어 4위였다. 권용주 국민대 자동차·운송디자인학과 교수는 “경쟁국과 관세율이 같기 때문에 한국 차들은 우선 마진을 줄여서라도 시장 점유율을 지키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한국산 자동차의 경쟁력 제고가 더 중요해졌다”며 “품질 및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고 기술 혁신으로 내실을 다질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도 미국 수출 차량의 마진이 낮은 한국GM의 경우 한국 생산 매력도가 떨어지게 됐다.
이날 경기도 평택항에 세워져 있는 수출용 자동차. [연합뉴스] |
현대차그룹은 조지아주 신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에 연간 50만 대 생산체제를 조기 구축해 관세 영향력을 줄이겠다는 전략이다. 현재 조지아공장(34만 대), 앨라배마공장(36만 대) 생산분까지 합쳐 미국 전체 판매량(지난해 171만 대)의 70%인 120만 대를 미국에서 생산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현재까지 시장의 평가는 부정적이다. 3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차와 기아 주가는 전일 종가 대비 각각 4.48% 7.38% 하락했다.
신재민 기자 |
철강·알루미늄에 매겨진 50% 품목 관세는 유지됐다. 미국은 지난 3월 수입산 철강에 25% 관세를 부과했고 6월부턴 이를 50%로 인상했다. 가전제품에 포함된 철강·알루미늄 부품에도 50% 관세가 계속 부과된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자동차 등 완제품 수출 위주 경제적 영향이 크다 보니, 소재 부문인 철강사들의 부담을 줄이기까지 쉽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김주원 기자 |
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 3월 백악관에서 210억 달러(약 31조원) 규모의 현지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루이지애나주에 제철소를 짓겠다고 했지만, 제철소가 양산을 시작할 2029년 전까지는 철강 관세 부담을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민동준 연세대 신소재공학부 특임교수는 “US스틸을 인수한 일본은 자동차용 강판이나 후판 등 총 1800만t 규모의 미국 내 생산시설을 확보한 만큼 한국 철강·자동차업계가 일본 기업들보다 상대적으로 더 어려운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박영우·김효성·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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