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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역시 이재명 정부" vs 野 "자화자찬할 때 아냐"

매일경제 전형민 기자(bromin@mk.co.kr), 김명환 기자(teroo@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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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역시 이재명 정부" vs 野 "자화자찬할 때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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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왼쪽 사진 왼쪽 둘째)가 31일 오전 정책조정회의에서 한미 관세협상 타결에 대해 "성공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같은 시간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오른쪽 사진 오른쪽 둘째)는 비대위 회의에서 3500억달러 투자에 따른 경제 부담을 염려하고 있다. 이충우 기자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왼쪽 사진 왼쪽 둘째)가 31일 오전 정책조정회의에서 한미 관세협상 타결에 대해 "성공적"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같은 시간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오른쪽 사진 오른쪽 둘째)는 비대위 회의에서 3500억달러 투자에 따른 경제 부담을 염려하고 있다. 이충우 기자


31일 타결된 한미 관세협상을 두고 여야 반응은 엇갈렸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정부가 우리 국익을 철저히 지켜냈다"며 긍정적 평가를 한 반면 야당은 "시간에 쫓겨 너무 많은 양보를 했다"고 비판했다.

김병기 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역시 이재명 정부"라며 "관세협상이 성공적으로 타결됐다.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는 옳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이제는 국회가 응답할 시간"이라며 8월 5일까지의 7월 임시국회를 '개혁 입법 슈퍼 위크'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진성준 민주당 정책위의장도 "그동안의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우리 경제에 긍정적 신호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며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 이번 협상 결과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우리 경제가 직면한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박상혁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브리핑에서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는 협상으로 우리 경제에 드리웠던 불확실성을 해소했다"며 협상 타결을 환영했다. 그는 "정부는 우리가 지켜야 할 국익을 철저히 지켜냈다"며 "1500억달러 규모로 우리 기업이 주도하는 조선협력 펀드와 20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펀드 또한 우리 기업의 든든한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 당권주자들도 앞다퉈 협상 결과에 대해 호평했다. 정청래 의원은 페이스북에 "어려운 조건 속에서도 일본·유럽연합(EU)과 비교해 보면 선방했다고 평가받을 만하다"며 "국회 차원에서 후속 조처를 위해 협력할 부분이 있다면 잘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박찬대 의원은 페이스북에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국익을 최우선으로 해 이뤄낸 성과에 깊은 감사와 경의를 표한다"며 "국회에서 이재명 정부의 통상외교,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를 전폭적으로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국내 농산물 시장을 완전 개방했다'고 언급한 데 대해 민주당은 "정치적 수사"라고 일축했다. 문금주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아시다시피 농산물은 이미 99.7% 정도 개방했기 때문에 완전 개방에 가깝다"면서 "우리에게 제일 중요한 쌀·소고기·사과를 추가 개방하지 않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야당은 관세전쟁의 한 고비를 넘겼다지만 정부·여당이 자화자찬할 때는 아니라는 신중한 입장을 내놨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한미 관세협상 타결과 관련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15%로 합의된 점은 일본이나 EU와 동일한 관세율로 적절한 수준이라 생각한다"며 일단 다행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송 위원장은 "(정부가) 협상 시한에 쫓겨 많은 것을 양보했다는 느낌이 든다"며 "3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액화천연가스(LNG) 등 에너지 구매에 1000억달러 등 총 4500억달러의 대미 투자와 구매가 필요한 상황인데 우리 외환보유액보다 많은 과도한 금액이 아닐까 한다"고 우려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서도 "쌀·소고기 이외에 다른 곡물이나 과일류 수입이 대폭 확대되는 것인지 아니면 트럼프 대통령의 단순한 정치적 수사인지도 정부에서 명확히 밝혀주기를 기대한다"면서 "외교·안보·국방 차원의 다른 이슈가 아직 국민에게 알려지지 않은 것인지 정부가 국민께 소상히 밝혀주는 게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김정재 국민의힘 정책위의장도 "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된 것은 우리 산업이 입을 심각한 피해를 막기 위한 조치였고, 재계와 국민 모두 한숨을 돌릴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이재명 정부는 지금 자화자찬에 몰두할 때가 아니다. 협상이 타결됐다 해도 이미 상당수 우리 기업들이 관세 부담을 예고받은 상황이고, 타결 과정에서도 여러 희생과 양보가 뒤따랐다"고 지적했다.

김 정책위의장은 "지금 우리 기업들은 대외적으로 고관세 압력, 대내적으로는 반기업 규제의 이중고에 직면해 있다"며 "기업은 늘어난 세금과 비용 부담을 메우기 위해 제품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중진인 나경원 의원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일본과 같은 15% 관세를 맞췄지만 내용을 보면 아쉬운 협상"이라며 "겉으로는 숫자가 맞춰진 것처럼 보이지만, 세세한 부분을 봐야 한다. 자동차 산업은 수출 경쟁력에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나 의원은 "철강은 품목 관세가 50%로 유지됐다. 대한민국의 수출 주력 산업은 자동차, 철강, 반도체, 조선업"이라며 "이런 점에서 대한민국 산업에 큰 타격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또 한국이 350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진행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서도 "내용의 이면을 봐야 한다"며 "미국 상무장관이 펀드 수익의 90%를 가져간다고 했다. 숨어 있는 불균형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전형민 기자 / 김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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