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민 대상그룹 부사장(왼쪽), 국유진 블랙스톤 한국 대표(오른쪽) 부부. /조선DB |
이 기사는 2025년 7월 31일 14시 40분 조선비즈 머니무브(MM) 사이트에 표출됐습니다.
대상그룹 오너 일가 소유의 벤처캐피털(VC) UTC인베스트먼트가 사모펀드 운용사 포레스트파트너스에 팔렸다. 이번 거래는 두 회사 오너 간 협의 끝에 은밀하게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UTC인베스트먼트의 매각가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보수적으로 잡아도 400억원이 넘고 500억원에 육박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매각대금은 지분 100%를 갖고 있던 대상그룹 차녀 임상민 부사장의 손에 들어간다. 만약 임 부사장이 이번 지분 매각 대금을 활용해 그룹에 대한 지배력 강화를 추진할 생각이라면, 지주사 대상홀딩스 지분을 10% 이상 추가 취득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3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임 부사장은 최근 UTC인베스트먼트 지분 100%를 포레스트파트너스에 매각한다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UTC인베스트먼트는 향후 포레스트파트너스의 완전 자회사로 편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M&A는 철통 보안 속에서 이뤄졌다. UTC인베스트먼트의 현 경영진도 대주주가 바뀐다는 사실을 최근에야 통보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거래는 임 부사장과 남편 국유진 블랙스톤 한국 프라이빗에쿼티(PE)부문 대표가 주도했다고 한다. 국 대표는 포레스트파트너스 경영진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잘 알려져있다. UTC인베스트먼트와 포레스트파트너스는 지난 2023년 미국 물류 업체 트래픽스(Traffix)를 약 3400억원에 공동 인수한 적이 있는데, 이 때도 국 대표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딜 성사를 이끈 것으로 전해진다.
UTC인베스트먼트는 운용자산(AUM)이 8000억원을 넘는 중대형 VC지만, 지배구조만 놓고 보면 임 부사장의 ‘개인 투자 회사’ 성격이 짙었다. 임 부사장의 아버지인 임창욱 명예회장이 1988년 개인 자금으로 설립한 삼승투자자문이 전신이며, 이후 임 명예회장이 지분 전량을 차녀에게 넘긴 바 있다.
UTC인베스트먼트의 매각가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자본총계(북밸류)와 VC의 기업가치를 산정하는 공식 등을 고려할 때 임 부사장은 최소 400억~500억원의 현금을 손에 쥐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UTC인베스트먼트의 북밸류는 320억원이다. 업계에 따르면, VC가 펀드를 운용 중이며 성과보수에 대한 기대치가 클 경우 북밸류에 1.5~2배 가량 프리미엄이 붙는다. 실제로 국내 증시에 상장한 대형사 DSC인베스트먼트의 경우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6배 수준이다. 이를 UTC인베스트먼트에 적용하면, 최소 480억원에서최대 640억원의 몸값을 인정 받았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VC의 기업가치는 운용자산(AUM)을 기반으로 책정되기도 한다. 보통 AUM의 2~5% 정도로 알려졌다. UTC인베스트먼트 AUM이 8000억원대로 알려진 만큼, 5%를 적용한다면 400억원대 기업가치를 인정받았을 것으로 추산된다.
임 부사장이 개인 소유 VC를 갑자기 판 이유에 대해선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업계 일각에는 임 부사장의 이번 VC 매각을 대상그룹 승계 구도와 연결 짓는 시각이 있다.
현재 임 부사장은 대상홀딩스 지분 36.7%를 갖고 있으며 언니인 임세령 부회장은 20.4%를 보유 중이다. 임창욱 명예회장이 4.09%, 자매의 어머니인 박현주 부회장이 3.87%를, 대상문화재단이 2.22%를 갖고 있다.
지분율에 있어선 동생인 임 부사장이 언니를 월등히 앞서고 있지만, 재계에선 대상그룹 후계 구도를 아직 장담할 수 없다는 얘기가 나온다. 임 부회장이 2010년 그룹 경영에 본격 참여한 이래 육류 사업을 확장하는 등 가시적인 성과를 내왔기 때문이다. 자매는 2016년 함께 전무로 승진했지만, 이후 2021년 언니인 임 부회장이 전략담당 부회장으로 초고속 승진하며 동생을 앞질렀다.
이런 상황에 만약 임창욱 명예회장 부부가 장녀 임 부회장에게 대상홀딩스 지분을 증여한다면, 임 부회장 지분은 28%를 넘게 된다. 기타 주주(29%)의 지분 향방에 따라 임 부회장이 동생의 지분율을 뛰어넘을 가능성도 있는 셈이다. 대상그룹이 1분기 말 기준 자산총액 4조4000억원을 기록하며 대기업 집단 지정(5조 이상)을 눈앞에 두고 있는 만큼, 자매의 지분율은 그룹 총수를 결정 짓는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다.
만약 임 부사장이 이번에 VC를 매각하고 손에 넣은 자금으로 대상홀딩스 지분을 추가 취득한다고 가정하고 단순 계산하면, 취득 가능한 지분은 약 11~13%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노자운 기자(jw@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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