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맨 가운데)가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한국은행 제공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이번에도 정책금리를 동결한 가운데 8월 금리 결정을 앞둔 한국은행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시장에서는 8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금리를 내릴지를 두고 전망이 엇갈린다.
미 연준은 29∼30일(현지시각) 이틀 동안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정책금리목표 범위를 현행 연 4.25∼4.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다. 지난 1·3·5·6월에 이어 이번 달까지 다섯 차례 연속 동결했다. 다만 이번 회의에서는 이례적으로 연준 이사 2명(크리스토퍼 월러, 미셸 보먼)이 0.25%포인트 인하 소수의견을 내며 반대표를 행사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회의 결과를 ‘매파적’(통화 긴축적)으로 해석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회의 뒤 기자간담회에서 노동시장 둔화보다 인플레이션 상승 우려를 강조하고, 관세 영향을 억제하기 위해 “제약적”인 정책금리 수준이 필요하다고 언급했으며, 9월 금리인하에 대한 명확한 신호를 내지 않아서다. 미 금리 인하 전망이 약해지며 이날 채권금리, 미 달러화 강세 폭은 확대됐고, 주가는 하락했다.
이번 연준 결정에 따라 한-미 간 금리차가 역대 최대 수준인 2%포인트로 유지되면서 관심은 다음 달 28일 열릴 한은 금통위 회의로 옮겨가고 있다. 올해 한국 경제가 0%대 성장률을 나타낼 것으로 예상하면서 한은이 완화적 통화정책으로 경기 부양에 힘을 보태야 한다는 의견이 있지만, 크게 벌어진 한-미 금리 차를 무시하기 어렵다. 격차가 커지면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다만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달 금통위 회의 뒤 간담회에서 “전체적으로 달러가 약세 추세이기 때문에 미 통화정책에 대한 의존도는 예전보다 많이 준 상태”라고 말한 바 있다.
한은의 금리인하 여부를 결정지을 또 다른 변수는 수도권 아파트 가격이다. 정부의 6·27 가계부채 대책이 나온 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급감하고, 중위 거래가격도 내리는 등 과열 양상은 다소 진정된 상황이다.
그밖에 올여름 폭우, 폭염으로 농산물 가격 상승이 전체 물가 수준을 높여 한은이 금리를 내리기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내달 한은 금리인하 여부에 대한 시장 전망은 엇갈린다. 임재균 케이비(KB)증권 연구원은 “관세 협상이 마무리되고 불확실성이 완화되면서 소비 및 기업 심리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한다”며 “글로벌 무역 불확실성이 완화하면서 (한은의) 8월 기준금리 인하 기대에 대한 전망을 더 힘을 잃어갈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반면 박상현 아이엠(iM)증권 수석전문위원은 “8월 한은의 금리인하 여부를 가르는 것은 서울지역 아파트 가격이라고 본다”며 “최근 진정되는 모습을 보이는데 향후 3주 동안 더 안정될 경우 인하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했다. 그는 한-미 금리 차에 있어서도 “미국발 관세 15%를 상쇄하려면 오히려 원화가치가 약세를 보이는 것이 (수출)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노지원 기자 z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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