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현지시간 30일 미국 워싱턴DC 주미한국대사관에서 열린 '한·미 통상협의 결과브리핑'에서 발표문을 낭독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구윤철 부총리,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사진=기획재정부·연합뉴스〉 |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은 현지시간 30일 미국 워싱턴 DC 주미한국대사관에서 열린 한·미 통상협의 결과 브리핑 이후 질의응답에서 "미국 측 농축산물 추가 개방 요구가 굉장히 거셌다"며 "앞서 타결된 일본이나 EU도 농산물 추가 개방 없이 타결된 사례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또 "2주 전인가, 한국에서 농산물 개방 이슈가 본격적으로 언론화되면서 미국도 한국 상황을 보면서 아마도 한국의 민감성을 현실로 인지하게 된 계기가 됐고 그게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도 협상 초반에 농산물 이슈를 얘기했다"며 "'농산물 뿐만 아니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으로 99.7% 품목이 이미 개방돼 있다', '미국 소고기의 해외 제1시장이 한국이다', '미국 농산물이 해외 시장에서 팔리는 걸 볼 때 인구수로 보면 한국이 세계 3위다' 이런 통계치를 제시하면서 최대한 설득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광우병 사태 때, (시위 인원이) 모였던 100만명 이상 된 사진이 있지 않나. 그 사진을 준비해 (미국에) 보여줬다"며 "여 본부장이 특별히 준비했는데 그런 부분들이 (미국 측에서) 한국 상황을 이해하는 데 굉장히 도움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부연했습니다.
지난 28일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인근에서 열린 한·미 상호관세 협상 농축산물 개방 반대 결의대회 당시 모습. 〈사진=연합뉴스〉 |
또 "철강은 사실 일본과 EU도 아직 예외 조치를 인정받지 못했다. 다시 한 번 관세 인하 필요성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요청했다"며 "하지만 철강에 대해서는 미국의 굉장히 강한 입장이 있었다. 현재까지 50%를 유지하는 게 미국 정부의 방침"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환율 현안은 이번 협상에서는 다뤄지지 않았습니다. 구 본부장은 '미국 측과 환율 관련 논의가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에 "이번 협상에서 별도로 논의되지 않았다"고 짧게 답했습니다.
기재부 측도 "오늘 트럼프 대통령과의 통상협상에서 환율과 관련된 직접적인 논의는 없었다"며 "환율에 대해서는 양국 재무당국 간에 별도로 협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신화통신·연합뉴스〉 |
김 장관은 "저희가 모의고사 비슷하게 서로 트럼프 대통령 역할을 하는 '롤 플레이'를 했다. 저희 나름대로 굉장히 많은 시나리오를 준비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에게 복잡하지 않고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라는 조언이 도움됐다"고 밝혔습니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만남이) 오늘 이렇게 전격적으로 이뤄질지 알 수 없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SNS에 (면담 계획을) 올리면서 (만남이) 현실화되는 걸 알게 됐다"고 했습니다.
여 본부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나는 보통 대통령이나 총리가 아니면 다른 나라 협상단과 직접 협상하지 않지만, 한국은 특별히 각료급인 당신들과 협상한다. 내가 한국을 굉장히 존경하고 중요시한다는 걸 방증하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김태인 기자
JTBC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All Rights Reserv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