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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링도 오픈런 시대”…오프매장 살리는 ‘인형 흥행공식’ [르포]

헤럴드경제 박연수,강승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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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링도 오픈런 시대”…오프매장 살리는 ‘인형 흥행공식’ [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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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 굿즈 품절에 성수동 올리브영 ‘오픈런’
백화점·편의점·카페 등도 캐릭터 협업 열중
인형 열풍에 다이소 ‘인형 옷’도 완판되기도
“침체한 시장에 소비자 유인할 효과적 수단”
지난 30일 방문한 서울 성동구 올리브영N 성수 1층. 산리오와 협업한 제품들로 채워져 사람들이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박연수 기자

지난 30일 방문한 서울 성동구 올리브영N 성수 1층. 산리오와 협업한 제품들로 채워져 사람들이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박연수 기자



[헤럴드경제=박연수·강승연 기자] “포차코 키링을 사러 왔는데 매진이래요. 대신 마이멜로디 그립톡을 샀어요.” (일본인 관광객)

지난 30일 오후 방문한 서울 성동구 성수동 ‘올리브영N 성수’ 1층. 인기 캐릭터 업체 산리오의 굿즈 매장을 방불케 했다. 헬로키티, 쿠로미 등 산리오 캐릭터의 태닝 에디션 입간판부터 뷰티, 헤어, 식품 등 다양한 상품이 지갑을 유혹했다. 매장 안에 있는 카페에선 키티 모양 과자가 올라간 아이스크림의 인증사진을 찍는 이들도 보였다.

가방에 헬로키티 키링을 달고 방문한 중국인 A씨는 “산리오 캐릭터를 좋아해 찾아왔다”며 “오늘은 올리브영 과자에 포함된 띠부씰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에서 중학생 자녀와 방문한 이민숙(46) 씨는 “딸이 좋아하는 산리오 캐릭터가 있다고 해서 방문했다”며 “카페에서 음료를 마시고 받은 키티 컵홀더도 챙겼다”며 웃었다.

지난 30일 올리브영N 성수에서 일본인 관광객이 고른 마이멜로디 그립톡. 박연수 기자

지난 30일 올리브영N 성수에서 일본인 관광객이 고른 마이멜로디 그립톡. 박연수 기자



캐릭터 인형이 오프라인 매장을 살리는 ‘효자 아이템’으로 부상하고 있다. 온라인 채널에 밀려 주춤한 현장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다양한 유통채널이 인형을 전면에 내세워 고객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CJ올리브영이 7월 한 달간 산리오 컬래버를 진행한 매장의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인형 굿즈를 사기 위한 오픈런이 이어졌다”며 “7만원 넘게 사면 증정하는 한정판 산리오 캐릭터즈 굿즈는 1~3차 모두 당일 소진됐다”고 전했다. 이어 “캐릭터 컬래버는 현장감을 느끼고자 직접 매장에 방문해 구매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롯데백화점은 포켓몬 팝업스토어로 집객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지난해 전국 매장에서 포켓몬 팝업으로 30만명을 끌어모은 데 이어 올해 4~5월 서울 잠실타운, 7~8월 부산본점에서 포켓몬 팝업을 연달아 전개했다. 잠실에서는 새벽부터 오픈런이 벌어지기도 했다.

편의점 CU는 국내 편의점 업계 최초로 닌텐도와 IP(지식재산권) 제휴를 맺고 인기 게임 캐릭터 피크민과 컬래버에 나섰다. 매장에 방문하면 게임 아이템을 획득하는 체험형 콘텐츠로 고객을 유치하는 방식이다. 컬래버 상품 5종에는 띠부씰 스티커, 키링 등을 넣었다.

프랜차이즈 카페들도 적극적이다. 컴포즈커피가 지난 30일부터 선보인 산리오 캐릭터 컬래버 굿즈는 품귀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한 매장 관계자는 “회사원이 많은 상권인데도 아침부터 손님들이 찾아온다”며 “폼폼푸린 인형은 벌써 매진됐다”고 했다.


이디야커피가 산리오와 협업해 선보인 여름 한정 메뉴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출시 직후 하루 평균 1만잔 이상 팔렸다. 함께 선보인 키링 파우치, 콜드컵 등 굿즈는 일부 매장에서 하루 만에 동이 났다.

지난 30일 찾은 다이소 뚝섬역점 인형 옷 진열대가 비어있다. 박연수 기자

지난 30일 찾은 다이소 뚝섬역점 인형 옷 진열대가 비어있다. 박연수 기자



캐릭터 인형 열풍에 생활용품점 다이소는 10~13㎝ 크기의 ‘인형 옷’을 선보였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입소문을 타며 출시 첫날에만 60% 이상 소진됐다. 이날 찾은 다이소 뚝섬역점에서도 인형 옷 진열대는 비어있었다. 매장 직원은 “들어오는 날 바로 매진”이라며 “언제 다시 입고될 지 모르겠다”고 했다.

이른바 ‘인형 흥행공식’에 욕심을 내는 건 국내 기업만이 아니다. 중국 유통업체들도 캐릭터를 앞세워 국내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2021년 국내 시장에서 철수했던 미니소가 대표적이다. 미니소는 지난해 12월 산리오, 디즈니, 해리포터 등 캐릭터 상품을 앞세워 국내에 다시 진출했다. 대학로·홍대·강남·청주점을 열었다. 연내 10곳으로 매장을 확장할 계획이다.


‘라부부’ 열풍을 일으킨 중국 완구업체 팝마트도 자체 캐릭터로 국내 시장을 빠르게 장악 중이다. ‘스컬판다’, ‘크라이베이비’ 등 후속 캐릭터까지 인기를 얻고 있다. 팝마트코리아의 매출은 지난 2023년 95억2167만원에서 지난해 347억 5421만원으로 약 265% 성장했다.

업계는 오프라인 유통 채널의 부진이 계속되면서 당분간 집객 효과를 노린 캐릭터 인형 마케팅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오프라인 유통 매장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1% 감소했다. 상반기 오프라인 매출 감소는 2020년 코로나19 이후 5년 만에 처음이다.

김상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침체한 오프라인 매장에 캐릭터 인형은 소비자를 유인할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라며 “수요가 많아 유통가에서 인형을 활용한 홍보 방식은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