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구체적 일정과 방식 협의 중
“외교·안보 사안은 양 정상 만나 협상”
3500억달러 펀드 등 구체적 논의도
李대통령 “큰 고비 하나 넘었다” 평가
“외교·안보 사안은 양 정상 만나 협상”
3500억달러 펀드 등 구체적 논의도
李대통령 “큰 고비 하나 넘었다” 평가
이재명 대통령. [연합] |
[헤럴드경제=서영상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취임 후 두달여만에 트럼프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에 나설 예정이다. 한미 관세협상 타결에 이어 곧바로 성사된 정부 출범 이후 첫 한미간 정상회담이라는 점에서 향후 이뤄질 구체적인 투자와 관련된 사안은 물론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등 외교·안보관련 사안들까지 많은 얘기가 오갈 것으로 예측된다. 이번 한미 정상회담이 향후 양국관계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되는 지점이다.
31일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한미 관세협상 결과를 발표하면서 “2주 내로 이재명 대통령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 구체적인 날짜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2주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내달 15일 예정된 ‘국민 임명식’ 전인 8월 셋째주가 될 것으로 예측된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브리핑에서 “(한미정상회담의) 구체적인 날짜는 곧 이어서 한미 외교 라인을 통해서 협의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루비오 국무장관에게 다음 주라도 그 날짜를 잡아라 그랬다는데 (이재명 대통령의) 일정도 있지 않겠냐”라며 “구체적인 날짜와 방식은 협의를 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관세협상 과정에서 논의되지 않은 외교·안보 관련한 내용이 한미 정상회담에서는 구체적으로 오갈 것으로 내다 보인다.
김 실장은 “이번 협상은 러트닉 상무장관이 주(主)가 되다보니 통상 문제를 중심으로 이뤄졌다”면서 “안보 관련 문제들은 한미정상회담이 있기 때문에 그쪽에서 논의가 될 것 같다”고 설명했다.
큰틀에서의 한미 관세 협상을 마친 현 상황에서 조만간 열릴 한미정상회담에서는 향후 ‘각론’에 대한 논의를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통상 합의에 포함된 3500억 달러 규모 펀드의 구체적인 내용과 관련해서도 김 실장은 “우리는 (투자의) 구체성을 가진 펀드로 하려고했고, 그 과정에서 3500억 달러가 나왔다”면서 “투자 분야는 (조만간 열릴) 정상회담 때 더 논의가 될 것 같다”고 전했다.
그간 수차례 불발됐던 한미정상회담 성사 소식이 갑작스럽게 알려지자 정치권에서는 벌써부터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그동안 씌워졌던 이재명 대통령의 ‘친중’ 이미지가 얼마나 털어낼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이 높다.
또 북한에서 연일 대남·대미 담화를 통해 한국을 배제하고 미국과의 직접 협상 구도를 조성하려는 분위기 와중에 성사된 회담인 만큼 미국과의 회담을 통해 이재명 정부가 추진 중인 남북 관계 복원 기조를 어떻게 이뤄낼지도 관전 포인트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를 만나 11월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초청에도 열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
한 협상 전문가는 “정상회담을 통해 논의될 대미 투자의 구체적인 사안들을 이재명 대통령이 얼마나 우리 국익에 맞춰 유리하게 협상을 해낼지가 가장 관건”이라고 전한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미국 관세협상이 타결되자 곧바로 페이스북에 글을 올리며 “큰 고비를 하나 넘었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페이스북에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과의 협상은 우리 국민주권 정부의 첫 통상 분야 과제였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촉박한 기간과 녹록지 않은 여건이었지만 정부는 오직 국익을 최우선으로 협상에 임했다”며 “다양한 의견을 모으고 전략 다듬기를 반복한 끝에 오늘 드디어 관세 협상을 타결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협상으로 정부는 수출 환경의 불확실성을 없애고, 미국 관세를 주요 대미 수출 경쟁국보다 낮거나 같은 수준으로 맞춤으로써 주요국들과 동등하거나 우월한 조건으로 경쟁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통상 합의에 포함된 3500억 달러 규모의 펀드는 양국 전략산업 협력의 기반을 공고히 하는 것으로 조선, 반도체, 이차전지, 바이오, 에너지 등 우리가 강점을 가진 산업 분야에서 우리 기업들의 적극적인 미국 시장 진출을 돕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이 중 1500억 달러는 조선 협력 전용 펀드로 우리 기업의 미국 조선업 진출을 든든하게 뒷받침할 것”이라며 “협상은 상대가 있다. 그래서 쉽지 않다”고 했다.
이어 “일방만 이익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호혜적인 결과를 도출해 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이번 합의는 제조업 재건이라는 미국의 이해와 미국 시장에서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 확대라는 우리의 의지가 맞닿은 결과”라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이를 통해 한미 간 산업 협력이 더욱 강화되고 한미 동맹도 더욱 확고해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정부는 국익 중심 실용 외교를 항상 최우선 원칙으로 삼겠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