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 |
노년기에 접어든 부모님을 위해 어떤 영양소를 챙겨드릴지 고민하는 자녀가 많다. 특히 연로하신 부모님이 입원해 병문안을 가야 하거나, 아침 공복 상태에서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는 음료를 고를 때 두유를 포함한 식물성 음료가 종종 선택된다. 실제로 편의점이나 병원 매점, 마트에서는 시니어층을 겨냥한 건강 간식으로 두유가 전면에 진열되며, 자연스럽게 우유의 대체품으로 인식되는 경향이 늘었다.
그런데 노년기의 건강 관리 측면에서 두유와 우유는 분명한 영양학적 차이를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나와 눈길을 끈다.
첫째, 심장병 예방 효과다. 공주대 기술·가정교육과 연구팀이 진행한 '우유 및 두유 섭취와 심혈관질환 위험도 연구'에 따르면 주 3회 우유를 마신 그룹은 대사증후군과 10년 내 심장병(CVD) 발생 위험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40세 이상 여성에게서 우유의 심장병 예방 효과가 뚜렷하게 확인됐지만, 두유를 마신 그룹에선 대사 건강 지표의 유의미한 개선 효과가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를 진행한 김선효 명예교수는 "주 3회 이상의 우유 섭취는 성인기 건강 증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둘째, 혈당 조절 효과다. 시중에 판매되는 대부분의 두유 제품은 맛과 기호성을 높이기 위해 당류가 첨가된 상태로, 일부 제품은 190㎖ 기준 10g 이상의 당분이 과량 포함돼 있다. 흔히 두유의 주원료가 콩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 시판되는 두유에는 콩이 10% 미만에 불과하다. 반면 우유는 200㎖ 기준 9g가량 천연 유당만 함유해, 혈당을 급격히 올리지 않는 저혈당지수(GI) 식품으로 분류된다. 이는 혈당 관리가 필요한 노년층에게 두유보다 우유가 더 적합한 음료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당류뿐만이 아니다. 원유 100%로 만든 흰 우유는 제조사, 제품 종류별로 큰 차이 없이 일정한 수준의 영양성분을 제공한다. 반면 두유를 포함한 식물성 음료는 콩·아몬드·귀리·쌀 등 원재료나 브랜드·제조사 등에 따라 영양성분의 종류·양이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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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골다공증·근감소증 예방 효과다. 이 두 질환을 막으려면 뼈 재료인 칼슘, 근육의 재료인 단백질과 필수아미노산을 골고루 섭취해야 한다. 우유는 칼슘이 풍부할 뿐만 아니라 필수아미노산의 모든 종류를 갖춰 '완전 단백질'로 분류된다. 반면 식물성 음료에 든 식물성 단백질엔 리신·메티오닌 등 아미노산이 제한적으로 들어있다.
단국대 식품영양학과 김우경 교수팀 연구에 따르면, 일상에서 우유를 마셔온 고령 여성 집단은 골밀도 수치가 유지됐지만, 두유 섭취군에서는 유의미한 개선이 나타나지 않았다. 또 상대적으로 우유·유제품 섭취량이 많은 노년층 그룹에서 칼슘·단백질의 부족 비율이 유의적으로 가장 낮았고, 영양 상태가 양호했다. 이는 노년기의 뼈 건강 관리에 우유가 도움 된다는 점을 시사한다.
우유와 식물성 음료의 칼슘 함량은 더 큰 차이를 보였다. 100g당 칼슘 함량이 우유는 113㎎, 두유는 80㎎, 쌀 음료는 6㎎ 정도로 식물성 음료의 칼슘 함량이 현저히 낮았다. 우유 200㎖ 한 잔에는 칼슘이 약 200㎎ 함유돼 있어 하루 권장섭취량의 30%를 보충할 수 있으며 우유 속 칼슘은 흡수율이 뛰어나고 체내 이용률도 높다.
이처럼 다양한 연구 결과는 노년기 건강을 지키기 위해 단순한 이미지나 기호에 의존하기보다, 실제로 몸에 필요한 영양소가 균형 있게 포함된 식품을 선택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우유자조금관리위원회 이승호 위원장은 "우유는 완전 단백질과 높은 칼슘 흡수율, 혈당 관리 측면에서 우수한 영양학적 이점을 갖고 있다"며 "우유에 대한 익숙한 이미지나 선입견에 흔들리지 않고 실제 건강 효과를 바탕으로 식단에 포함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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