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내란사태와 관련해 특검의 수사를 받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9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끝난 뒤 왼손을 주머니에 찔러 넣은 채 법원을 떠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12·3 비상계엄 선포로 정신적 피해를 입었다며 윤석열 전 대통령을 상대로 1인당 20만원의 위자료를 청구하는 소송이 제기될 예정인 것으로 30일 확인됐다. 이번 소송 청구인단으로는 1203명을 모으고 있는데, 모집 하루 만에 신청자가 500명을 넘어섰다. 지난 25일 이른바 ‘비상계엄 위자료’를 인정하는 법원의 첫 판단이 나오면서 유사 소송이 잇따를 전망이다.
2019년 검찰개혁 촛불집회를 주도했던 시사타파티브이(TV)와 개혁국민운동본부(개국본)는 윤 전 대통령을 상대로 1인당 위자료 20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인단 1203명을 모집하고 있다고 이날 밝혔다. 이들은 지난 29일 밤부터 청구인단 모집에 나섰으며 이날 오전 현재 500명 이상의 신청자가 몰렸다고 전했다.
이들은 “지난 25일 서울중앙지법에서 피고 윤 전 대통령의 불법행위에 대한 위자료 청구 소송에서 원고들이 전부 승소한 것을 계기로 윤석열에 대한 민사책임을 묻는 일에 관심이 높아졌다”며 “법원은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행위가 위헌·위법하고, 비상계엄 관련 조치 사항들은 헌법과 법률을 정면으로 위배한 것이며, 위법성 및 고의도 인정되므로 적어도 원고들이 구하는 각 10만원 정도는 충분히 인정될 수 있다고 판결했다”고 관련 소송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개국본 감사인 이제일 변호사(사람법률사무소)는 한겨레에 “형사 사건은 특검이 주도한다면, 민사 사건은 국민이 주도한다는 취지에서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미 10만원의 청구 소송에서 내용이 전부 인용이 된 만큼 청구 금액을 20만원으로 늘렸다”며 “비상계엄뿐 아니라 대선 시절 검찰개혁 촛불집회에 대한 비방 목적의 발언을 했던 내용도 포함해 폭넓게 청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25일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인한 국민의 정신적 피해를 인정한 첫 손해배상 판결 이후 비슷한 취지의 민사소송 모집이 이어지고 있다. ‘윤석열 내란 행위에 대한 위자료 청구소송 준비모임’을 통해 소송에 참여하고 싶다는 시민은 1만명을 돌파했다.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 국무위원에 대한 배상 청구인단 모집도 진행되고 있다.
또 개국본 등은 윤 전 대통령이 유튜브 ‘윤석열티브이(TV)’에서 2019년 서초동에서 진행된 ‘검찰개혁 촛불문화제’를 ‘불법 집회’라고 허위 비방 및 협박성 발언을 한 적이 있고 이 방송이 지금도 계속 송출되고 있다며 이에 대한 위자료 청구 소송도 진행할 계획이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민사2단독 이성복 부장판사는 지난 25일 비상계엄 선포로 정신적 피해를 입은 시민 104명이 윤 전 대통령을 상대로 1인당 10만원씩의 위자료를 지급하라고 청구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각 10만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며 청구 금액을 전부 인용하는 판결을 했다.
이 부장판사는 “피고는 위헌·위법한 비상계엄과 그로 인한 일련의 조치를 통해 국민 대의기관인 국회 등 국가기관의 기능을 마비시키고, 국민의 생명권, 자유,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해야 하는 대통령의 의무를 망각했다”며 “12·3 비상계엄 조치는 대한민국 국민인 원고들이 당시 공포·불안·자존감·불편·수치심으로 표현되는 정신적 고통 내지 손해를 받았을 것이 경험칙상 명백하다”고 밝혔다.
장현은 기자 mi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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