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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포스트(PC사랑)=이백현 기자] 2019년 이동통신사들이 "4G보다 20배 빠른 5G"를 외치며 화려하게 출발했지만, 정작 실제로 사용해보니 "LTE랑 뭐가 달라?"는 반응이 적지 않았던 것, 기억하시나요?
요즘 스테이블코인 논의를 보면 그때의 기억이 떠오르는데요. "수수료 절감, 결제대금 정산 단축" 등, 장밋빛 슬로건이 쏟아지지만, 피부에 가장 와닿는 스테이블코인의 용도는 '외국인 노동자의 해외 송금'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이 실생활에 '보다 편리한 일상'을 가져올 수 있을지 한번 살펴봤습니다.
[디지털포스트(PC사랑)=이백현 기자] 2019년 이동통신사들이 "4G보다 20배 빠른 5G"를 외치며 화려하게 출발했지만, 정작 실제로 사용해보니 "LTE랑 뭐가 달라?"는 반응이 적지 않았던 것, 기억하시나요?
요즘 스테이블코인 논의를 보면 그때의 기억이 떠오르는데요. "수수료 절감, 결제대금 정산 단축" 등, 장밋빛 슬로건이 쏟아지지만, 피부에 가장 와닿는 스테이블코인의 용도는 '외국인 노동자의 해외 송금'이라는 지적도 나옵니다. 이번 뉴스레터에서는 스테이블코인이 실생활에 '보다 편리한 일상'을 가져올 수 있을지 한번 살펴봤습니다.
스테이블코인의 당장 체감되는 '진짜' 쓰임새는?
국내 외국인 체류자들의 해외 송금
이미지=챗GPT |
외국인 노동자들이 요즘 월급 봉투 대신 스테이블 코인 'USDT(테더)'를 받는다는 보도, 혹시 보신 적이 있으신가요?. 그다지 이슈가 되지 않았지만, 1 분 만에 본국으로 월급을 송금할 수 있기 때문에 스테이블코인은 외국인 노동자들이 가장 선호하는 화폐가 됐습니다. 거래소 출금료가 건당 700~900원, 체인 수수료는 1원도 채 되지 않으니 1,000달러 이상 송금에선 전통 은행보다 80~90 % 수수료가 싸진다는 거죠. 계좌가 없거나 서류가 미비한 경우에도 가상자산 지갑 하나면 해결되니 '불편함을 없애는' 용도보다는 '제도권 밖의 돈길'을 여는 데 스테이블코인이 가장 먼저 쓰이고 있는 셈입니다.
카드보다 정말 수수료 싸질까?
폐쇄망이 아니면 글쎄...
솔라나·트론 등 스테이블코인의 거래 창구가 되는 퍼블릭 체인의 전송 수수료는 현행 0.002달러 이하로 사실상 0원입니다. 그러나 결제에 따른 중간 과정과 환전 비용 등이 합쳐지면 오픈 네트워크 기반의 스테이블코인 수수료는 0.9~1.5 % 선이 되는데요. 0.4 %까지 내려온 국내 영세 가맹점 카드수수료(MDR)를 이기려면, 발행사 내부 전산망—예치금, 정산, 환전을 모두 '한 서버'에서 처리하는 폐쇄형 모델이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조금 어려운 이야기로 들리겠지만, 쉽게 말씀드리면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페이사들의 포인트처럼 스테이블코인 발행사들이 자체망 내에서 모든 거래 처리를 완료하면, 수수료가 싸집니다. 단 이때는 기존 '페이포인트(화폐)-선불충전금(담보)'의 관계가 '스테이블코인(화폐)-원화 및 국채(담보)'와 정확히 일치하게 됩니다. 즉 소비자 입장에서는 기존의 각종 '페이'사 포인트를 이용하는 것과 사용감이 전혀 다를 게 없죠. 스테이블코인을 도입해도 실제 일상에 큰 변화가 생기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입니다.
스테이블 코인 전혀 필요없을까?
오히려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서둘러야
그렇다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도입하는 게 의미가 없을까요? 사실 그렇지 않습니다. 오히려 빠르고 안전하게 제도권 내로 도입해야 원화의 영향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국경 밖으로 돈을 보내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이미 테더(USDT)가 '현금 대체재'로 자리 잡고 있거든요. 한국이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늦게 도입하면, 외국인 노동자와 한국 기업의 해외 결제가 점차 달러·테더 영역으로 고착될 수 있는 위험이 있습니다.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하면, '원화로 세금을 내고 달러로 생활하는' 이중경제를 키워 원화의 통화주권을 잠식할 위험이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다시 말해, 빠른 원화 스테이블코인 도입은 디지털 시대의 국방 전략이 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중앙은행과 금융당국이 예치금 1:1 담보·외부 감사·지급보증을 조건으로 원화 토큰을 허용한다면, 국외 송금·무역 결제에서도 원화 영향력을 유지할 방파제를 세우는 효과가 있습니다.
문제는 속도와 안정성을 동시에 잡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준비금 1:1 외부 감사, 발행사 지급보증, 예금보험 같은 오프체인 안전망이 촘촘하면서도, 동시에 실생활에 활용할 수 있도록 빠른 스테이블코인 보급이 이뤄져야 "빠르면서도 안심할 수 있는 디지털 현금"을 경험하게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관련 기사] 1스테이블코인=1달러는 어떻게 유지될까? [위클리 디지털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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