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 사망 재발 대책 논의 중 의견 전해
“정신·육체 건드릴 수 없는 교육 필요”
이 대통령 “필요성은 누구나 공감”
“정신·육체 건드릴 수 없는 교육 필요”
이 대통령 “필요성은 누구나 공감”
최동석 인사혁신처장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중대재해 근절대책 토론을 하며 발언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요새 유명해지고 있어서 대단히 죄송스럽습니다.”
최동석 인사혁신처장은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제33차 국무회의에서 산업 재해 사망 사고 재발 방지 대책과 관련한 발언을 하기에 앞서 이같이 유감을 드러냈다. 연일 자신의 과거 발언이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른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국무위원에게 사과의 뜻을 전한 것이다.
이날 국무회의는 이재명 대통령 취임 후 처음으로 생중계됐다. 역대 정부 사상 처음으로, 국무회의 참석자들은 중대재해 근절 대책 등을 주제로 약 1시간 20분 동안 공개 토론했다.
이 자리에서 최 처장은 세부 제재 규정뿐만 아니라 철저한 인식 개선 교육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 처장은 “미세한 제재 규정을 만들어 산재를 예방하고 중대재해를 예방하는 방식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런데 그것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인간의 존엄성을 건드릴 수 없다는 철학적 배경 없이 규정만 가지고는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그 부분은) 충분히 이해하겠다. 결론만, 요지만 말씀하시라”며 도중에 말을 잘랐다.
이는 이 대통령이 취임 후 있었던 타운홀 미팅에서도 여러 차례 보인 모습으로, 이 대통령은 직접 토론을 주재하며 말이 길어지거나 발언자가 핵심을 말하지 않을 때 “요지만 말해 달라”고 요청해 왔다. 이번에도 이 대통령은 “필요성은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라고 지적하며 현실적인 대책을 요구했다.
그러자 최 처장은 “정신과 육체를 건드릴 수 없도록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면서 “행정 공무원 교육도 필요하고, 학교 교육도 그런 식으로 해야 하는데, 서로 서열화하고, 계급화하고, 차별화하고, 경쟁시키는 사회 속에서 이 규정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는 점을 강조 말씀드리고자 한다”고 말했다.
최동석 인사혁신처장이 2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 |
앞서 최 처장은 연일 과거 논란이 될 만한 발언이 공개돼 야권은 물론 여권에서도 비판 섞인 시선을 받고 있다. 특히 이중엔 문재인 전 대통령 등 이전 민주당 정부를 향한 이야기도 있어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최 처장은 지난달 유튜브 방송에서 “문재인(전 대통령)이 오늘날 우리 국민이 겪는 모든 고통의 원천”이라고 발언했다. 지난 5월엔 당시 이준석 개혁신당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2030 청년들을 놓고 “지적 수준이 떨어지는 애들만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1기 내각에 합류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을 두고선 “민주당의 가장 큰 문제는 정성호 같은 인물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최 처장은 논란이 커지자 지난 22일 SNS를 통해 “과거 글로 상처받은 분들께 진심으로 사과한다”며 관련 유튜브 영상을 삭제했다.
이에 야권에선 집중포화가 이어지고 있다.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전날 “초대형 막말 유튜버에게 공직 사회 인사 혁신을 맡기는 것은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다”며 “이재명 대통령이 최동석 한 사람을 지키려고 본인이 속한 당 사람들 전부를 바보로 만들지 말고, 결단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우상호 수석은 전날 브리핑에서 기자들과 만나 관련 질문에 “인사 관련된 문제는 저희 내부에서는 추가로 검토하고 있는 사항은 없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