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현 서울고검장이 29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서울고검 제공 |
구자현 신임 서울고검장이 29일 수사·기소권 분리 등 여당의 검찰개혁 추진과 관련해 내부 구성원들에게 “애써 외면하거나 어떻게든 지나가겠지 하면서 버티기만 해서는 더 큰 위험을 불러오게 된다”고 말했다.
구 고검장은 이날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태풍이 몰려올 수 있다는 예보가 있다면, 그것이 어디서 왜 생겨서 어떠한 방향으로 오는지를 잘 파악하고 그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구 고검장은 “검찰에 대한 비판과 사회적 요구가 높아가는 시기에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답이 그리 복잡하지는 않아 보인다”며 “겸손한 마음으로 과거를 돌아보고 반성하며 검찰 본연의 업무에 진정성 있게 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 고검장은 “해 오던 방식과 내용으로 성실하게만 일하면 된다는 말이 아니다. ‘본연의 업무’가 무엇인지 진지한 고민이 필요하다”며 “우리가 하는 일이 국민의 권익구제를 위해 과연 가장 효과적이고 필요한 방향으로 이뤄지고 있는지를 성찰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별다른 문제의식 없이 기계적으로 해 오던 일들이, 어쩌면 우리 내부에서만 설득력을 가질 뿐 공감을 얻기 어려운 것은 아닌지, 국민에게 피해를 줄 가능성은 없는지 생각하고 개선해 나가야 한다”며 “우리에게 익숙한 관행일수록 기본에 충실한지, 법과 규정에 어긋남은 없는지 한 번 더 낯설게 생각해 보는 것이 지금의 우리에게 필요한 태도가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혔다.
구 고검장은 “검찰은 국민을 범죄로부터 지키고 국민의 인권을 수호하는 것을 본질로 하는 공익의 대표 기관”이라며 “검찰의 업무 시스템 변화가 예상된다고 하고 일정한 모습으로 자리 잡게 되겠지만, 우리는 주어지는 여건에서 국민을 위해 검찰이 해야 할 일들을 본질에 충실하게 찾아 흔들림 없이 성실하게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 고검장은 “그러한 과정을 통해 우리 사회가 수용할 수 있고 검찰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쌓아갈 수 있는 제도가 차츰 만들어지게 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구 고검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 법무부 대변인, 서울중앙지검 3차장, 법무부 검찰국장 등 요직을 거쳤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대전고검·광주고검 차장, 법무연수원 연구위원 등 한직을 맡다, 이재명 정부 첫 대규모 검찰 고위직 인사에서 서울고검장에 임명됐다.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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