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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남북대화 도구 아냐"…한미연합훈련 조정 가능성에 군 안팎 '시끌'

머니투데이 김인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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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軍, 남북대화 도구 아냐"…한미연합훈련 조정 가능성에 군 안팎 '시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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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300] 국방부도 8월 UFS 한미 연합연습에 "현재까지 변경된 것은 없어"

지난 3월20일 경기 연천군 임진강 일대 석은소 훈련장에서 열린 한미 연합 제병협동 도하훈련에서 K1E1전차가 연합부교를 건너고 있다.  2025년 전반기 한미 연합연습의 일환으로 실시된 이번 훈련에는 국군 5·7공병여단과 미2사단, 한미연합사단 등 총 600여 명의 장병이 참가했다. / 사진=뉴시스

지난 3월20일 경기 연천군 임진강 일대 석은소 훈련장에서 열린 한미 연합 제병협동 도하훈련에서 K1E1전차가 연합부교를 건너고 있다. 2025년 전반기 한미 연합연습의 일환으로 실시된 이번 훈련에는 국군 5·7공병여단과 미2사단, 한미연합사단 등 총 600여 명의 장병이 참가했다. / 사진=뉴시스



국방부가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한미 연합연습 조정' 발언과 관련해 "현재까지 변경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이경호 국방부 부대변인(대령)은 29일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의를 받고 "한미 연합연습은 합의한 절차에 따라 상호 협의 하에 진행되는 사안"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부대변인은 "한미동맹은 굳건한 연합방위태세 유지를 위해 한미 연합연습을 연례적으로 실시해 왔다"고 했다.

한미 양국은 다음달 중순 한반도 유사시에 대비한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 프리덤 실드) 연합연습을 실시한다.

한미가 훈련 준비를 사실상 마친 상황에서 훈련 유예나 연기 등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한미 연합야외기동훈련 등은 대폭 축소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각종 훈련을 도상연습(TTX·Table Top Exercise) 등으로 소화할 수 있다. 도상연습은 지도 위에 부대나 군사시설을 표시한 후 도구를 이용해 실제 작전처럼 병력과 시설 등을 옮기는 훈련을 말한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왼쪽)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오른쪽)이 지난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신임 국무위원 및 국세청장 임명장 수여식에서 대화하고 있다. 위 실장은 한미동맹을 근간으로 하는 외교안보 정책을 강조하는 인물이다. / 사진=뉴시스

정동영 통일부 장관(왼쪽)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오른쪽)이 지난 2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신임 국무위원 및 국세청장 임명장 수여식에서 대화하고 있다. 위 실장은 한미동맹을 근간으로 하는 외교안보 정책을 강조하는 인물이다. / 사진=뉴시스



앞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전날 오후 기자들로부터 한미 연합훈련 조정을 이재명 대통령에게 건의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의를 받고 "그럴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날 국방부·외교부·통일부·국가정보원 등이 참여하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실무조정회의에서 한미 연합훈련 조정 등을 주요하게 다루겠다고 주장했다.

정 장관의 발언은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의 대남 담화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김 부부장은 전날 오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리재명의 집권 50여일만 조명해보더라도 한미동맹에 대한 맹신과 우리와의 대결 기도는 선임자(윤석열 전 대통령 등)와 조금도 다를 바 없다"며 "우리의 남쪽 국경 너머에서는 침략적 성격의 대규모 합동군사연습의 연속적인 강행으로 초연이 걷힐 날이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 부부장이 이 대통령을 한미동맹 맹신자, 한미 연합연습을 침략 훈련으로 규정한 점 등으로 볼 때 한미연합훈련 조정 등을 대화의 전제조건으로 제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장관은 2018년 문재인정부가 한미 연합훈련을 유예했고 북한이 이에 호응하며 대화 분위기가 조성된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군 안팎에선 2018년과 현재는 북한의 대외 환경이 급변했다고 지적한다. 북한은 과거 극심한 경제난을 겪은 데다 외교적 고립 상태였던 만큼 미국과 대화가 필요했던 상황이다. 그러나 현재는 러시아와 밀착하며 경제적·군사적 지원을 받고 있어 '비핵화'를 전제로 대화에 나설 유인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군 소식통은 "군이 맡은 바 임무에만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정치적 도구'로 활용해선 안 된다"며 "윤석열 정부에선 군을 비상계엄에 동원했다면 현재의 상황은 남북대화의 도구로 군을 이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인한 기자 science.inha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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