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사면론’ 정치권 넘어 학계·종교계 확대
조계종 총무원장 이어 천주교 광주대교구장도
조계종 총무원장 이어 천주교 광주대교구장도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가 지난해 12월 16일 오전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 앞에서 수감되기 전 지지자들을 향해 주먹을 쥐어보이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안대용 기자] 천주교 광주대교구장인 옥현진 대주교가 최근 이재명 대통령에게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에 대한 특별사면을 요청하는 탄원서를 보낸 것으로 29일 파악됐다. 통상적으로 특별사면이 단행되곤 하는 광복절이 점점 다가오면서, 조 전 대표에 대한 사면 필요성 주장이 조국혁신당은 물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등 정치권을 넘어 종교계에서도 확산되는 모습이다.
정치권에 따르면 옥 대주교는 “평화를 빕니다”로 시작하는 ‘존경하는 이재명 대통령님께’라는 제목의 글을 이 대통령 앞으로 보냈다. 옥 대주교는 2023년 7월 당시 프란치스코 교황으로부터 팔리움을 받았다. 팔리움은 대주교 이상의 고위 성직자가 미사용 제의의 어깨와 목 부분에 걸쳐 두르는 양털 띠로, 직무와 권한을 상징하며 교황과의 일치를 나타낸다.
옥 대주교는 이 글에서 “하느님께서 대통령님과 이 땅의 모든 백성 위에 자비와 평화를 가득 부어 주시기를 기도드린다”며 “대통령님께서 취임 후 국민 삶의 회복과 사회 통합을 위해 애써주심에, 교회의 한 사목자로서 깊은 감사와 응원을 전한다”고 했다.
이어 “‘내 안에 머물러라(Maneye in me)’라는 말씀처럼, 우리가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 머물 때, 세상은 비로소 서로를 용서하고 끌어안을 수 있다고 믿는다”며 “이러한 복음적 믿음 위에서, 오늘 저는 대통령님께 간절한 마음으로 조국 전 대표에 대한 사면을 건의드리고자 한다”고 적었다.
옥 대주교는 “조 전 대표는 검찰개혁이라는 무거운 소명을 짊어졌고 그 과정에서 적잖은 정치적 고초와 법적 책임을 떠안게 됐다”며 “그러나 많은 국민은 그에 대한 처벌이 엄정한 정의라기보다는 검찰독재의 시작점이라는 인식을 지니고 있다”고 했다.
이어 “가톨릭교회는 언제나 회개한 이에게 자비와 화해의 길을 열어야 한다고 가르친다. 지금 조 전 대표에 대한 사면은 단순한 사법피해의 회복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갈라진 마음을 치유하고 미래를 향한 통합의 발걸음을 내딛는 상징이 될 수 있다”며 “대통령님의 통합적 리더십 안에서 이러한 결단이 내려진다면 많은 국민이 정치가 갈등을 넘어 화해와 치유의 도구가 될 수 있음을 실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이를 통해 조 전 대표에게 하루라도 빨리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그에게 일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대통령님과 이재명 정부를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으로 믿는다. 조 전 대표의 성품이 그러하다”고 했다.
아울러 옥 대주교는 “함께 건의드릴 또 하나의 사안은 사법적 피해를 입은 노동자들에 대한 사면”이라며 “생존을 위한 외침으로 거리로 나섰던 이들이 형벌에 묶여 있는 현실은, 우리 공동체가 아직 충분히 약자의 목소리를 귀 기울이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통령님께서 걸어가시는 민생과 통합의 길이, 진정 하느님의 뜻에 부합되기를 기도드린다. 사면이라는 결단이 정치적 유불리를 떠나, 정의와 자비를 향한 희망의 징표가 되기를 간절히 청한다”며 “언제나 대통령님께 하느님의 은총과 사랑이 함께 하시길 바란다”고 적었다.
지난해 12월 6일 당시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였던 이재명 대통령과 조국혁신당 당대표였던 조국 전 대표가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계단앞에서 열린 내란 동조 국민의힘 규탄 및 탄핵소추안 가결 촉구 제 시민사회 및 야당 공동기자회견에 참석해 대화를 하는 모습. 이상섭 기자 |
최근 ‘조 전 대표 사면론’은 정치권을 넘어 학계와 종교계로 확산되고 있다. 강득구 민주당 의원은 지난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국 전 의원의 8.15 사면을 건의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그와 그의 가족은 죗값을 이미 혹독하게 치렀다”며 공개적으로 사면 필요성을 주장했다. 강 의원은 이 글에서 “우원식 국회의장께서 조국 전 의원의 면회를 다녀오셨다는 소식을 접했다. 저 역시 얼마 전 면회를 다녀왔다”며 “그가 정치를 하지 않았다면, 검찰개혁을 외치지 않았다면, 윤석열을 반대하지 않았다면 이런 일을 당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어찌보면 이재명 대통령이 겪었던 정치검찰의 표적 수사와 판박이”라고 주장했다.
전날(28일)에는 조계종 총무원장인 진우스님이 이 대통령에게 조 전 대표에 대한 특별사면을 요청하는 내용의 탄원서를 대통령실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 그보다 앞서 지난 10일에는 법학 교수 34명이 조 전 대표에 대한 사면·복권 탄원서를 대통령비서실에 전달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일반적으로 ‘사면’ 또는 ‘특사’라고 불리는 특별사면·복권·감형은 대통령의 고유 권한으로, 법무부 장관이 상신하면 대통령이 최종 결정한다. 특별사면은 형의 선고가 확정된 특정인에 대해 형 집행을 면제하거나 유죄 선고 효력을 상실하게 하는 조치다. 복권은 형 선고로 상실되거나 정지된 자격을 회복하도록 하는 것이고, 감형은 형을 줄이는 조치다.
자녀 입시비리 및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무마 혐의 사건 등으로 기소돼 형사재판을 받아온 조 전 대표는 지난해 12월 12일 대법원에서 상고 기각으로 하급심 판결이 확정됐다. 조 전 대표는 1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과 추징금 600만원을 선고받았고, 2심은 1심의 판단을 유지해 항소 기각했고, 대법원에서도 유죄 판단 및 형량이 그대로 유지되면서 확정됐다. 이후 지난해 12월 16일 수감 생활을 시작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