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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당권주자, 인적 청산 격돌…'혁신' 타이틀 쟁탈전

뉴스1 서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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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당권주자, 인적 청산 격돌…'혁신' 타이틀 쟁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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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조경태, 당 주류 인적 청산 요구 '혁신' 이미지 강조

"청산과 혁신 구별 돼야" 반대 목소리도…혁신 경쟁 점입가경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의원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혁신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7.28/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국민의힘 당대표 출마를 선언한 안철수 의원이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국민의힘 혁신안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5.7.28/뉴스1 ⓒ News1 이광호 기자


(서울=뉴스1) 서상혁 기자 = 국민의힘 당권주자들이 당 주류에 대한 '인적 청산'을 두고 맞붙는 모습이다. 조경태·안철수 의원은 당이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혁신하려면 주류에 대한 인적 청산이 필수라고 주장하는 반면, 당내 신진 세력으로 꼽히는 장동혁·주진우 의원 등은 인적 청산보다는 체질 개선이 현실적인 혁신 방안이라고 맞받고 있다. 전당대회가 다가올수록 '혁신 후보' 타이틀 쟁탈전이 뜨거워지는 모습이다.

국민의힘 전당대회에 출마한 안철수 의원은 28일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안 의원은 지난 대선 후보 교체 파동 당시 핵심 역할을 했던 권영세 전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양수 전 사무총장, 권성동 전 원내대표를 겨냥해 "윤리위원회 처분을 받는 것이 마땅하다"고 했다.

이에 더해 대선백서편찬위원회를 발족해 계엄·탄핵·대선 과정에서 문제가 됐던 인물에 대해선 윤리위원회에 회부하겠다는 계획이다. 혁신위원장 시절 주장했던 주류 세력에 대한 대대적인 '인적 청산' 카드를 다시 꺼내든 것이다.

조경태 의원 역시 강도 높은 인적 청산을 주장하고 있다. 조 의원은 탄핵 정국 당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윤석열 대통령 체포 시도에 항의하기 위해 한남동 관저에 찾아간 45명의 의원을 겨냥해 '인적 청산'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당 외부인으로 구성된 '인적쇄신위원회'를 설치해 절차의 정당성도 확보할 생각이다.

조 의원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민주당이 연일 국민의힘을 해산하겠다고 경고성 메시지를 던지고 있는 만큼, 우리가 더 먼저 혁신을 해야 한다. 고통스러운 혁신 작업을 하지 않으면 당에 미래가 없다"고 밝혔다.

장동혁·주진우 '시스템 개편' 강조…"개헌 저지선 내줄 수도"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8·22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7.24/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8·22 전당대회 당대표 출마 선언을 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7.24/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인적 청산'을 앞세운 혁신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만만찮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신진 그룹으로 묶인 장동혁, 주진우 의원이 대표적이다. 인적 쇄신 필요성은 인정하나 총선까지 3년이나 남은 현 시점에서 띄우는 '인적 청산'은 오히려 당을 와해시켜 개헌 저지선을 민주당에 내줄 것이라는 주장이다.


장 의원은 지난 23일 당 대표 출마선언에서 '내부총질'과 '극우몰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싸우지 않는 자 배지를 떼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인적청산론을 두고선 '민주당의 프레임'이라고도 몰아세웠다.

장 의원은 "제대로 싸우는 사람만 공천 받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며 의정 평가 시스템 개편을 공약했다. 당장의 인적 청산이 아닌 3년 후 공천으로 평가하겠다는 것이다. 동시에 인재 양성과 정책 개발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주진우 의원 역시 당장의 '청산'이 아닌 '쇄신'을 강조하는 입장이다. 대신 중진 중심의 의사 결정, 의원총회 투표 의무화 등 당론 결정에 있어 당내 민주주의를 강화하겠다는 '시스템 개편안'을 내놨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몇 사람이 물러난다고 해결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시스템이 낡아 제2, 제3의 구태 계파가 등장하면 아무 소용이 없다"고 했다.


주 의원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청산과 혁신은 구분이 돼야 한다"며 "새 인물이 당을 이끌고 기존 인사는 2선으로 물러나야지, 청산까지 가게 되면 당이 돌아갈 수 있나"라고 꼬집었다.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 역시 '통합'에 방점을 찍고 있다. 김 전 장관은 최근 전당대회 출마 선언 기자회견에서 "국민의힘같이 다양한 세력이 모인 정당에서는 열린 대화, 토론, 일치된 이념, 정책 수립과정의 민주적 절차가 보장될수록 화합이 가능해진다"며 "서로 다른 것을 포용하는 게 민주주의 아닌가"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인적청산론 둘러싼 프레임 전쟁, '혁신 후보' 타이틀 달려

인적청산을 둘러싼 당권 주자들의 여론전은 '혁신 후보' 타이틀을 얻기 위한 주도권 싸움으로 풀이된다.


대선 패배 이후 당 소장파가 줄곧 주류 세력에 대한 청산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사실상 '인적청산론'이 당 혁신안의 대표 격으로 굳어진 상황이다. 인적청산론을 둘러싼 프레임 전쟁에서 누가 승리하느냐에 따라 '혁신 후보'의 타이틀이 달려있는 셈이다.

야권 관계자는 "지지율이 10%대로 떨어진 이상 모든 주자들은 혁신을 논하지 않을 수 없다"며 "각자 자신들이 원하는 구도를 만들기 위해 프레임 전쟁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hyuk@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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