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OS 타호(Tahoe) 공개 베타 버전이 공개됐다. 개발자 계정 없이도 최신 맥OS 업데이트와 다양한 신규 기능들을 직접 경험할 기회다. 베타를 설치한다면 기대 이상의 만족감을 줄 만한 변화가 곳곳에서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최근 몇 주간 맥OS 타호의 공개 베타 버전을 사용해 본 결과,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운 변화가 많았다. 특히 ‘리퀴드 글래스(Liquid Glass)’ 기반의 UI 리디자인과 완전히 새로워진 스포트라이트는 이전 버전인 맥OS 세쿼이아(Sequoia)에서의 변화를 확실히 체감할 수 있는 업그레이드였다. 지금 공개 베타를 설치하면 가장 먼저 경험해 볼만한 핵심 기능 5가지를 정리했다.
리퀴드 글래스
리퀴드 글래스는 지난 6월 애플이 WWDC에서 공개한 이후, 사용자 사이에서 가장 많이 회자된 변화다. 이번 디자인은 맥OS 전반의 시각적 경험을 완전히 재정의한 것으로, 기존의 플랫 디자인을 걷어내고 반투명 요소를 전면에 배치한 점이 특징이다. 특히 스큐어모피즘(skeuomorphism) 스타일이 은은하게 반영돼, 입체감과 질감을 강조한 디자인 철학이 다시 돌아온 느낌을 준다.
리퀴드 글래스에 대한 반응은 현재까지 엇갈리고 있다. 애플이 시도한 최고의 변화라고 평가하는 이들도 있지만, 최악의 선택이라는 비판도 적지 않다. 이 같은 논란 대부분은 iOS 26에서의 구현 방식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겹쳐진 UI 요소 때문에 텍스트나 버튼이 잘 보이지 않는 문제가 지적됐다. 반면, 맥OS에서는 가독성 문제가 상대적으로 덜하다. 시각적 만족감을 주면서도 실제 사용성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수준으로 구현돼 있다.
iOS 26, 워치OS 26, 맥OS 타호 베타 버전을 모두 사용해 본 결과, 리퀴드 글래스 디자인에 가장 잘 어울리는 플랫폼은 단연 맥OS다. 화면 공간이 넓은 만큼 여러 요소가 겹쳐 보이거나 시야를 방해하는 경우가 적고, 전반적인 사용자 경험이 자연스럽게 구현된다. 앱 전반에 빛이 스며들고, 화면 곳곳에 굴절 효과가 반영된 ‘유리 질감’ 시각 요소가 훨씬 더 넓고 쾌적한 환경에서 매끄럽게 표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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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퀴드 글래스 디자인 중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독(Dock)이다. 개인적으로는 아이콘을 반투명으로 설정하지 않고 기존의 선명한 색상 그대로 유지하는 설정을 선택했다. 완전히 투명한 아이콘은 다소 과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이 설정 덕분에 서리 낀 유리판 위에 다채로운 색상의 아이콘들이 얹힌 듯한 시각 효과가 연출되는데, 그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다. 맥OS 세쿼이아와 비교하면 작은 변화일 수도 있지만, 전체적인 맥의 분위기가 한층 세련되게 느껴진다.
리퀴드 글래스가 맥OS에서 더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이유는 ‘절제된 표현’에 있다. 아이폰에서는 화면 곳곳에 유리 질감 효과가 과하게 드러나 시선을 뺏기기 쉽지만, 맥에서는 그런 요소가 필요한 순간에만 조심스럽게 등장한다. 예를 들면 슬라이더를 움직일 때나 제어 센터를 열었을 때 정도만 눈에 띄고 전체 화면을 지배하지 않는다. 이 덕분에 시각적 효과 자체를 더 여유롭게 감상할 수 있다.
개인화된 메뉴 바
이번 버전부터 메뉴 바가 기본적으로 반투명하게 표시되는데, 개인적으로는 이 작은 변화가 맥 인터페이스를 훨씬 세련되게 만든다고 느낀다. 이전 버전의 불투명한 고정형 메뉴 바는 이제 다소 투박하게 느껴질 정도다. 물론, 배경이 있는 전통적인 메뉴 바를 선호한다면 시스템 설정에서 원래대로 복원할 수 있다. 사용자 취향에 따라 선택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맥OS 타호에서는 메뉴 바에 대한 사용자 설정이 한층 더 정교해졌다. 이제는 서드파티 앱별로 메뉴 바 표시 여부를 개별 설정할 수 있어, 화면 상단의 공간을 보다 깔끔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 메뉴 바가 복잡해지는 것을 막고, 필요한 정보만 노출되도록 조정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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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 버전에서 가장 반가운 변화는 제어 센터와의 연동 기능일지도 모른다. 이제는 제어 센터에만 머물던 위젯이나 버튼을 메뉴 바로 직접 끌어다 놓을 수 있다. 화면 보호기를 실행하는 버튼부터 창을 정렬하는 빠른 제어 기능까지, 원하는 항목을 메뉴 바에 고정해 원클릭으로 즉시 접근할 수 있다.
더 똑똑해진 단축어
단축어 앱은 오랫동안 맥OS에서 가장 저평가된 기능이었다. 하지만 맥OS 타호에서는 애플 인텔리전스 기능이 더해지며 실용성을 끌어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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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AI 기반으로 훨씬 강력하고 흥미로운 워크플로우를 구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애플 인텔리전스에 회의에서 녹음한 음성과 직접 작성한 메모를 비교해달라고 요청하면, 누락된 내용을 자동으로 보완해준다.
이 기능이 가장 효과적으로 구현된 사례는 애플 인텔리전스의 ‘재작성(rewriting)’ 기능이다. 어떤 문장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막막할 때, 혹은 내가 떠올리지 못한 표현 아이디어가 필요할 때, 입력한 텍스트를 더 간결하고 세련된 문장으로 바꿔주는 단축어를 만들 수 있다.
단축어 앱은 이제 자동화 기능까지 지원하며 iOS 버전과 기능 격차를 좁혔다. 필자는 이 기능을 오랫동안 기다려왔고, 실제로 써보니 매우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파일을 드래그해 넣으면 자동으로 포맷을 변환해주는 폴더를 만들거나, 특정 앱을 실행할 때 지정된 일련의 작업이 자동으로 수행되도록 설정할 수도 있다. 도입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지금이라도 가능해졌다는 점이 반갑다.
새로워진 스포트라이트
타호에서 가장 크게 바뀐 기능은 스포트라이트(Spotlight)다. 검색창과 앱 실행기를 겸하던 기존 역할에 더해, 일상적인 작업을 훨씬 빠르게 처리할 수 있도록 다양한 강화 기능이 추가됐다. 이제는 별도의 앱을 굳이 실행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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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이메일을 작성하려면 기존에는 메일 앱을 열고 여러 메뉴를 클릭해야 했다. 하지만 새로운 스포트라이트에서는 제목, 수신자, 본문만 입력하면 메일 앱을 따로 실행할 필요 없이 바로 메일을 보낼 수 있다.
가장 자주 활용하는 방식은 새로운 캘린더 일정을 빠르게 추가하는 작업이다. 스포트라이트 안에서 바로 일정 제목과 시간을 입력하면, 별도의 앱 실행 없이 주간 계획에 업무나 약속을 즉시 반영할 수 있어 일정 관리가 훨씬 효율적이다.
여기에 ‘퀵 키(Quick Keys)’ 기능까지 더해지면서, 이런 작업이 훨씬 더 간편해졌다. 퀵 키는 스포트라이트에서 수행할 수 있는 모든 작업에 단축어를 지정하는 기능이다. 예를 들어 필자는 ‘ne’를 새로운 일정 생성 명령어로 설정했다. 이제는 스포트라이트를 열고 ‘ne’를 입력한 뒤, 일정 내용을 타이핑하고 리턴 키만 누르면 바로 일정이 등록된다.
참고로, 단축어 기능은 이제 스포트라이트 안에 직접 통합됐다. 앞서 언급한 문장 재작성 예시처럼, 이제는 텍스트를 선택한 뒤 스포트라이트를 열어 단축어를 바로 검색하고, 그 자리에서 실행할 수 있다. 단축어 앱을 따로 실행할 필요도 없고 키보드에서 손을 뗄 필요조차 없다.
실시간 현황
실시간 현황(Live Activities)은 iOS에서 도입된 이후, 스포츠 점수나 배달 현황 등을 잠금화면에서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해주는 유용한 기능으로 평가받아 왔다. 이제 맥OS 타호에서도 이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아이폰에서 설정한 실시간 현황이 맥 화면에도 그대로 연동되어 표시되며, 상단 메뉴 바의 아이콘을 클릭하면 선택한 활동을 위젯 형태로 확인할 수 있다.
겉보기엔 작은 기능처럼 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 맥에서 업무 중일 때 상당히 유용하다고 느꼈다. 아이폰은 보통 주머니 속에 있거나, 작업 중인 자리에서 떨어진 다른 책상 위에 놓여 있는 경우가 많아 실시간 현황으로 중요한 정보를 계속 확인하기 번거롭다.
타호에서는 이런 정보를 맥 PC에서 클릭 한 번으로 바로 확인할 수 있다. 덕분에 업무 흐름을 방해받지 않으면서 중요한 활동을 놓치지 않고 계속 추적할 수 있다. 이는 불필요한 전환과 방해 요소를 줄이는 데 효과적인 방식일 뿐만 아니라, 애플이 하드웨어, 소프트웨어, 그리고 서로 다른 디바이스를 하나의 매끄러운 사용자 경험으로 통합해내는 능력을 잘 보여주는 사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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