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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바다에 푸른곰팡이?…동그랗고 파란 생명체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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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바다에 푸른곰팡이?…동그랗고 파란 생명체의 정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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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6일 제주시 조천읍 신흥해수욕장. 인스타 @only_chavely 제공

지난 26일 제주시 조천읍 신흥해수욕장. 인스타 @only_chavely 제공


아열대 바다를 떠다니는 해파리가 제주 해안가에서 대량으로 발견되고 있다. 푸른곰팡이처럼 생긴 해파리떼 모습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퍼지면서 ‘제주 바다에 가도 되느냐’는 피서객들의 우려도 나오고 있다.



28일 인스타그램을 보면, 한 시민은 전날 오전 11시께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 김녕항에서 동그랗고 푸르스름한 해파리떼를 발견했다. 그는 “이게 뭐지? 놀랬다”며 “해파리 조심하라”는 글을 남겼다.



지난 26일 제주시 조천읍 신흥해수욕장. 인스타 @only_chavely 제공

지난 26일 제주시 조천읍 신흥해수욕장. 인스타 @only_chavely 제공

지난 26일 낮 12시50분께는 또 다른 시민이 제주시 조천읍 신흥리 신흥해수욕장에서 같은 해파리떼를 목격했다. 그는 “이렇게 많은 해파리는 처음 본다”며 “지금 안전요원님들이 (수거에) 애쓰고 계신다”고 전했다.



시민들이 목격한 해파리는 ‘푸른우산관해파리’다. 최근 제주시 함덕·삼양과 서귀포시 표선 등 동쪽 앞바다에 대량 출현하고 있다. 해당 바다를 둘러본 양병규 제주도 해양수산연구원 해양수산연구사는 “우리가 갔을 때는 해파리가 막 번질 때는 아니었고 해수욕장을 관리하는 분들이 보이는 대로 치우고 있을 때였다”며 “해파리는 능동적으로 헤엄치지 않고 부유성으로 떠다니기 때문에 (바람과 조류) 타이밍이 맞아서 제주의 동부 권역으로 들어온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7일 제주시 구좌읍 김녕항. 인스타 @ksm3380 제공

지난 27일 제주시 구좌읍 김녕항. 인스타 @ksm3380 제공


푸른우산관해파리가 제주에서 대규모로 발견된 건 2~3년 만이라고 한다. 이름처럼 푸른색을 띠고, 지름 3~4㎝의 작은 원형 모양이다. 몸체에 달린 수많은 촉수로 먹이를 잡는다. 다른 해파리는 90% 이상이 물로 이뤄져 죽으면 물에 녹아 거의 흔적도 없이 사라지지만, 이 해파리에는 나이테처럼 생긴 동그란 키틴질(해양 생물의 외골격을 구성하는 성분)이 있어 죽어도 키틴질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한다.



푸른우산관해파리는 태평양, 지중해, 인도양 등 따뜻한 열대 해역에 사는데 국내에는 바람 방향이 맞고 물이 들이차는 만조 때 가끔 밀려들어 온다고 한다. 김경연 국립수산과학원 기후변화연구과 연구사는 “올해 여름철에 푸른우산관해파리가 대규모로 보이는 곳은 제주도가 처음인데, 한 달 정도 지나면 남해안에서도 관찰될 수 있다”며 “지금까지는 국내로 떠밀려 왔지만, 나중에 수온이 더 올라가면 국내에 정착해서 산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27일 제주시 구좌읍 김녕항. 인스타 @ksm3380 제공

지난 27일 제주시 구좌읍 김녕항. 인스타 @ksm3380 제공


SNS에서는 제주도 여행을 앞둔 관광객이 ‘제주 바다에 가도 되느냐’고 하는 우려도 나오지만, 이 해파리의 독성은 약하다고 한다. 김 연구사는 “미관상 이유도 있고 독성이 있는 해파리는 만지면 안 좋기 때문에 해수욕장이 적극적으로 수거하고 있다”며 “해파리에 물리지 않도록 조심해야겠지만 과도한 공포심은 가지지 않아도 된다”고 말했다.



서보미 기자 spr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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