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더팩트 언론사 이미지

반려식물과 시작하는 아침…"하루가 덜 외로워요"

더팩트
원문보기

반려식물과 시작하는 아침…"하루가 덜 외로워요"

서울구름많음 / 13.4 °

은둔청년·노인·노동취약계층 대상
서울시, 반려식물 클리닉 14곳으로 확대


서울시는 올해 사회적 약자 6000명에게 반려식물을 보급하는 ‘반려식물 보급사업’을 진행한다. 노인 원예프로그램 사진./서울시

서울시는 올해 사회적 약자 6000명에게 반려식물을 보급하는 ‘반려식물 보급사업’을 진행한다. 노인 원예프로그램 사진./서울시


[더팩트ㅣ설상미 기자] "아침에 일어났을 때 제일 먼저 눈길이 가요. 마음을 주고 신경 써야 할 존재가 있다는 게 참 예쁘죠. 하루가 다르게 쑥쑥 자라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생명의 아름다움을 느껴요."

자녀들이 모두 독립한 뒤 혼자 지내게 된 안미나(가명·64) 씨에게 반려식물은 하루의 시작이자 위로다. 작은 율마 화분이 집안 분위기를 바꾸고, 삶에 작은 활력을 더해줬다. 안 씨는 "식물이 있는 것만으로도 집 안 분위기가 달라지고, 하루가 덜 외롭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올해 정서적 치유가 필요한 사회적 약자 6000명에게 반려식물을 보급하는 '반려식물 보급사업'을 추진한다. 대상은 저소득층 노인·장애인 5400명, 고립·은둔 청년 500명, 돌봄노동자 등 노동취약계층 100명이다.

실제로 반려식물 키우기가 단순한 취미를 넘어 자존감 회복과 심리적 안정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2018년 논문 '1인 가구의 심리적 안정을 위한 실내 플랜터 디자인 연구'에 따르면 식물과의 교감은 우울감과 외로움을 완화하고 정서적 지지와 활력을 제공하는 데 효과적이다. 경제적 불안,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에서 비롯된 불안감을 안정시키고 자존감을 높이는 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노인과 장애인에게는 자치구의 추천을 받아 원예치유 전문가가 직접 가정을 방문해 식물을 전달하고 관리법을 안내한다. 고립·은둔 청년은 율마, 몬스테라 아단소니, 오렌지자스민, 스칸디아모스 가운데 두 종류를 선택할 수 있으며, 이 중 희망자 300명에게는 원예 치유 프로그램도 함께 제공된다. 특히 올해는 은둔 청년들을 위한 민간자격 과정 '그린코디네이터'가 새롭게 신설돼, 사회 참여의 발판도 마련했다.

노동취약계층에게는 멜라니고무나무, 디펜바키아 마리안느 중 하나가 보급되며, 테라리움 만들기, 아로마 테라피 등 두 차례에 걸친 원예치유 활동도 함께 진행된다.

시는 반려식물 보급 외에도 '반려식물 클리닉'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1만 4000건의 진단·처방이 이뤄졌다./서울시

시는 반려식물 보급 외에도 '반려식물 클리닉'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1만 4000건의 진단·처방이 이뤄졌다./서울시


반려식물 보급사업은 2017년 처음 시작돼 올해로 9년째를 맞았다. 지금까지 총 2만 8690명에게 식물이 보급됐다. 시에 따르면 지난해 실시한 사업 효과 분석 결과, 노인 및 장애인의 만족도는 98%에 달했고, 노인의 우울 지수는 경증에서 정상 수준으로 개선됐다. 고립·은둔 청년은 원예치유 프로그램을 통해 자아존중감이 향상됐으며, 노동취약계층은 100%가 사업에 만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반려식물 보급 외에도 '반려식물 클리닉'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1만 4000건의 진단·처방이 이뤄졌으며, 올해는 클리닉 운영소를 기존 9곳에서 14곳으로 확대했다. 시민은 직접 식물을 가지고 클리닉에 방문해 분갈이, 병충해 관리 등 1:1 맞춤 상담을 받을 수 있다. 1인당 최대 3개 화분까지 무료 진료가 가능하다.

이해선 서울시 민생노동국장은 "반려식물 보급사업은 단순한 물품 지원을 넘어, 식물과의 교감을 통해 정서적 안정을 찾고, 사회로 다시 나아갈 용기를 북돋는 데 그 의의가 있다"며 "특히 올해는 은둔 청년 대상 자격 과정을 신설해 사회참여로의 연계를 강화한 만큼, 더 많은 분이 삶의 전환점을 마련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snow@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