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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캄보디아 이틀째 교전, 최소 16명 사망…“전쟁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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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캄보디아 이틀째 교전, 최소 16명 사망…“전쟁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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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현지시각) 타이 수린주 국경 지역에 있는 한 대학교 부지 내 체육관으로 대피한 사람들이 모여있는 모습. 한 여성이 생후 10개월 된 아이와 앉았다. AFP연합뉴스

25일(현지시각) 타이 수린주 국경 지역에 있는 한 대학교 부지 내 체육관으로 대피한 사람들이 모여있는 모습. 한 여성이 생후 10개월 된 아이와 앉았다. AFP연합뉴스


국경 분쟁 중인 타이(태국)와 캄보디아가 이틀째 교전을 이어가며 민간인 사상자가 늘고 있다.



25일(현지시각) 아에프페(AFP)·에이피(AP)통신 등에 따르면, 타이 총리 권한대행인 품탐 웨차야차이 타이 부총리 겸 내무장관은 캄보디아와의 무력 군사 충돌이 “전쟁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이날 웨차야차이 총리 권한대행은 “충돌의 심각성이 점차 고조되고 있다. 민간인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는 만큼, 타이는 자국의 영토와 주권을 수호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전했다.



타이 정부는 이번 충돌이 10여년 만에 가장 치명적인 충돌이라고 설명하며 현재까지 타이 사망자는 군인 1명을 포함해 14명, 부상자는 30여명 이상이라고 밝혔다. 아에프페는 캄보디아 쪽에서도 민간인 1명이 사망하고 5명이 부상했다고 보도했다. 태국 보건부는 성명을 통해 충돌이 시작된 24일 이후 국경 지역에서 민간인 13만8013명과 병원 입원환자 428명이 대피했다고 발표했다.



타이군은 이날 오전까지 캄보디아군이 중무기, 야포, 로켓을 동원해 “지속적인 포격”을 가했다고 발표하고, 이에 따라 민간인들에게 분쟁지역을 피하라고 권고했다고 밝혔다. 캄보디아 국방부는 야간 포격 사실을 인정했다. 이날 오전 4시께 재개된 전투는 타이 동부 우본라차타니주, 시사껫주 등 12곳에서 벌어졌다. 전날보다 교전이 확대됐다.



양쪽에서 상대가 먼저 공격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타이 정부는 국제사회에서 책임소재를 명확히 하겠다고 밝혔다. 타이 정부는 성명을 통해 “유엔 고위급정치포럼(HLPF)에 가 있는 외무장관이 캄보디아가 타이를 먼저 공격한 사건과 캄보디아가 (타이의) 병원과 공공장소 등 민간인을 표적으로 삼아 공습을 감행한 것은 국제법과 국제 조약을 위반한 것이라는 점을 유엔 회원국 대표들과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25일(현지시각) 타이 수린주에서 타이와 캄보디아가 10년 만에 최악의 교전을 벌이며 이틀째 치열한 포격전을 이어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5일(현지시각) 타이 수린주에서 타이와 캄보디아가 10년 만에 최악의 교전을 벌이며 이틀째 치열한 포격전을 이어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두 나라는 타이·캄보디아·라오스 세 나라 국경이 맞닿은 ‘에메랄드 삼각지대’로 알려진 지역을 두고 수십년간 날카로운 영토 갈등을 빚어왔다. 지난 23일 오후 두 나라는 국경 인근에서 타이 군인들이 지뢰 폭발로 다친 것을 계기로, 각각 상대국 대사를 추방한 바 있다. 이후 24일 아침 타이 동부 수린주와 캄보디아 북서부 오다르메안체이주 양쪽에서 첫 교전이 벌어지면서 양국 군대는 국경 지대 6곳에서 소총과 로켓포, 전차 등 중화기를 동원해 전투를 벌였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영국 국제문제전략연구소(IISS)가 집계한 타이와 캄보디아의 군사력은 타이가 캄보디아보다 단순 병력 기준 3배 가까이, 국방예산 기준 4배 이상 우위를 보였다. 타이군은 육군 24만5천명 등 총 36만명 이상의 병력을 보유하고 있고, 지난해 57억3천만달러(약 7조9천억원)을 국방예산으로 썼다. 반면, 캄보디아군은 병력 12만4300명, 지난해 국방예산 13억달러(약 1조8천억원)에 그쳤다.



타이-캄보디아의 분쟁이 점차 고조됨에 따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미국 동부시간 기준 25일 오후 3시(한국시간 26일 새벽) 긴급 회의를 소집해 타이-캄보디아 교전 사태를 논의할 예정이다. 이번 회의는 훈 마네트 캄보디아 총리의 요청으로 열린다.



그러나 타이는 캄보디아와 양자 협의를 통한 사태를 해결을 주장하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타이 외교부 대변인은 이 매체에 “아직 제3국의 중재는 필요하지 않다”며 “양자 간 협의가 최선의 해결책이다. 캄보디아 쪽이 먼저 국경 지역에서 폭력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연정 기자 yj2gaz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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