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간 킴용 싱가포르 부총리/사진=X |
25일(현지시간)로 예정된 한미 경제·무역 분야 '2+2 장관급 회담'이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의 '긴급 일정'으로 연기된 가운데 베선트 장관은 24일 간킴용 싱가포르 부총리 겸 통상산업부 장관을 만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재무부는 24일 웹사이트를 통해 베선트 장관이 간 부총리와 회담을 갖고 양국의 경제 관계에 대한 간 부총리의 견해를 청취했다고 밝혔다. 또 공동의 경제 및 국가 안보 과제에 대해 양국 재무부의 긴밀한 협력 관계를 논의했다고 덧붙였다.
베선트 장관은 이날 X에 간 부총리와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면서 "양국이 공동의 우선 과제에서 지속적으로 협력하길 고대한다"고 적었다. 싱가포르는 동남아시아에서 거의 유일한 대미 무역 적자국으로, 4월5일부터 기본관세 10%를 적용받고 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24일(현지시간) 폭스비즈니스 인터뷰에서 중국의 경제 불균형을 지적했다./사진=X |
베선트 장관은 이날 폭스비즈니스와 인터뷰도 진행했다. 그는 미국과 중국의 무역 관계가 현재 "좋은 상태"에 있다면서 앞으론 중국의 경제 불균형 문제를 논의할 의향을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28~29일 중국 측 관리들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3차 무역협상을 열 예정이다.
베선트 장관은 "중국은 전 세계 제조업의 30%를 차지한다. 이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면서 "부동산 경제는 침체돼 있고 제조업은 위축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은 자국의 경제 문제를 세계에 떠넘길 수 없다"면서 "해법 중 하나는 소비자 중심의 경제를 만드는 것이며, 우리는 그 문제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베선트 장관은 지정학적 문제와 연결해 중국에 러시아 및 이란산 석유 구입 문제를 제기할 뜻도 시사했다. 그는 "중국이 제재 대상인 이란산 원유와 러시아산 원유를 구매하고 있단 사실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며 "중국이 3~6개월만 구매를 중단하면 러시아 전쟁 기계가 멈추고 이란과의 협상도 훨씬 쉬워질 것"이라고 했다.
한편 미국 재무부는 베선트 장관의 긴급 일정을 이유로 25일 워싱턴DC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경제·무역 분야 2+2 장관급 회담을 연기했다. 한·미 회담보다 우선시되는 다른 일정이 있다는 게 미국 측의 설명인데, 25일 베선트 장관의 일정은 아직 구체적으로 파악되지 않았다.
박정우 노무라 이코노미스트는 블룸버그를 통해 "조만간 회담을 다시 잡겠다고 밝힌 만큼 현재로선 협상 자체에 문제가 있다기보다는, 단순한 일정 연기로 보는 게 타당하다"면서 "미국 입장에선 일본과 협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기 때문에 한국과의 협상을 시급하게 여기지 않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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