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로 건너뛰기
검색
머니투데이 언론사 이미지

"트럼프 '관세 1%'마다 日에 대가 요구"…美 차업계도 결과 '불만'

머니투데이 김희정기자
원문보기

"트럼프 '관세 1%'마다 日에 대가 요구"…美 차업계도 결과 '불만'

서울맑음 / -0.9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일본에 자동차 품목관세를 총 15%로 낮춰주자 미국 자동차 업계의 반발이 보인다. 대일 무역적자의 80%가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에 쏠려있는데, 정작 자동차 관세를 낮춰줘 근본적인 적자 구조를 손보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대규모 투자를 받고 자국 제조업 보호를 소홀히 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23일(현지시간)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재생상 등 일본의 무역대표단과 협상하고 있다.   트럼프 책상 위에는 일본의 대미 투자 계획 명칭인 '재팬 인베스트 아메리카'라는 제목의 패널이 놓여있는데, '4000억달러'라고 인쇄된 숫자 위에 손글씨로 '5000억달러'라고 쓴 것이 보인다. (댄 스카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 X

(서울=뉴스1) 김진환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 집무실에서 23일(현지시간) 아카자와 료세이 일본 경제재생상 등 일본의 무역대표단과 협상하고 있다. 트럼프 책상 위에는 일본의 대미 투자 계획 명칭인 '재팬 인베스트 아메리카'라는 제목의 패널이 놓여있는데, '4000억달러'라고 인쇄된 숫자 위에 손글씨로 '5000억달러'라고 쓴 것이 보인다. (댄 스카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 X


미국 자동차정책위원회의 매트 블런트 회장은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일본차는 미국산 부품이 거의 들어가지 않는다. 그런데도 미국산 함량이 높은 북미산 차량보다 낮게 관세를 부과하는 건 미국산업과 노동자들에게 나쁜 거래"라고 말했다. 미국 자동차 회사들도 부품 관세(25%), 철강·알루미늄 관세(50%)의 부담을 안고 있기 때문에 총 관세율에서 불리한 상황이라는 것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전날 미국에 투자하는 5500억달러 규모의 기금을 조성하는 조건으로 일본에 자동차 품목 관세를 15%로 낮춰줬다. 뉴욕타임스는 "관세 협상 과정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일본의 '생명줄'인 자동차 산업을 살리기 위해 양보한 모양새가 됐다"고 평했다. 양측 합의 내용은 남은 상대국들에게 자동차는 물론 반도체와 의약품 등 산업별 품목관세를 낮출 수 있다는 신호도 줬다.

반발을 의식한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에 "한 국가가 시장 개방에 동의하는 경우에만 관세를 낮출 것"이라고 글을 올렸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도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한국과 유럽에 대한 압력을 높여 상대국이 추가로 양보하지 않으면 자동차 제조업체가 상당한 불이익에 처하게 될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 제조업을 살린다는 관세 전쟁의 명분은 흐려졌다는 목소리까지 나온다. 국산 자동차 제조업의 부흥을 일본의 5500억달러 '자본 투자'와 맞바꿨다는 것이다. 미일 관세 협정이 투자에 중점을 둔 것은 산업 보호보다 수익을 우선시했음을 시사한다고 소식통은 블룸버그에 밝혔다.

일본에 자동차 산업이 중요함을 알았던 트럼프 대통령은 자동차 품목관세를 1%포인트씩 내리는 조건으로 대가를 바라는 거래를 밀어붙인 것으로 전해진다. 요미우리신문은 일본 측 협상 관계자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1% 내린다면 그 대신 이것을 줄 수 있나", "쌀 수입을 더 확대하라", "반도체에 대한 투자, 지원액도 늘려라" 등을 주문했다고 전했다.

김희정 기자 dontsigh@mt.co.kr 김하늬 기자 honey@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