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퇴 결단' 외친 박찬대, 민심 승부수
정청래 "인간 강선우 위로" 엄호 고수
남은 열흘 반전은…쪼개진 당심에 달려
8·2 더불어민주당 당권 경쟁에 '강선우 변수'가 떠올랐다.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두고 당권주자인 정청래·박찬대 의원이 서로 온도차를 드러내며 대립각을 세우면서다. 박 의원은 전날 강 후보자의 자진사퇴 직전, 공개 사퇴를 촉구한 것을 계기로 이른바 '명심'(이재명 대통령 마음)을 강하게 어필하며 반전을 모색 중이다. 반면 정 의원은 강 후보자를 감싸는 방패막이를 자처하며 강성 권리당원 표심 구애에 나섰다. 두 사람의 공방에 당원들의 평가도 엇갈리며 양측의 신경전도 격화하는 모습이다.
박 의원은 전날 강 후보자가 입장을 밝히기 17분 전 페이스북을 통해 "스스로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자진사퇴를 요구한 것 관련 '명심'이 자신에게 있다는 점을 크게 부인하지 않는 모습이다. 그는 24일 YTN라디오에서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어떤 것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후보자의 생각과 일치했던 것 같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춰 여론을 살폈다"고 자진사퇴를 촉구한 배경을 설명했다. 박 의원 측 관계자는 "비판을 감수하고 이 대통령에게 돌아갈 수 있는 부담을 대신 지겠다는 차원"이라고 했다. 대통령실과의 교감 여부에 대해 확답을 피한 박 의원은 "그보단 시점이 일치된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민심이 명심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또다시 명심이 자신에게 있음을 강조했다.
다만 정 의원 측에선 강 후보자가 자진사퇴 의사를 밝히기 전 김병기 원내지도부와도 소통했다는 점에서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동시에 불쾌해하는 기류도 역력하다. 정 의원 측 관계자는 "강 후보자 사퇴 기류를 우리도 알고 있었지만 후보자의 입장을 기다리던 상황"이라며 "당대표 선거에 대통령을 자꾸 끌어들여서 되겠느냐"고 했다.
정청래 "인간 강선우 위로" 엄호 고수
남은 열흘 반전은…쪼개진 당심에 달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7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박찬대 의원을 바라보고 있다. 뉴시스 |
8·2 더불어민주당 당권 경쟁에 '강선우 변수'가 떠올랐다.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자진사퇴를 두고 당권주자인 정청래·박찬대 의원이 서로 온도차를 드러내며 대립각을 세우면서다. 박 의원은 전날 강 후보자의 자진사퇴 직전, 공개 사퇴를 촉구한 것을 계기로 이른바 '명심'(이재명 대통령 마음)을 강하게 어필하며 반전을 모색 중이다. 반면 정 의원은 강 후보자를 감싸는 방패막이를 자처하며 강성 권리당원 표심 구애에 나섰다. 두 사람의 공방에 당원들의 평가도 엇갈리며 양측의 신경전도 격화하는 모습이다.
여론 의식한 박찬대 "민심이 명심"
박 의원은 전날 강 후보자가 입장을 밝히기 17분 전 페이스북을 통해 "스스로 결단을 내려야 한다"며 자진사퇴를 요구한 것 관련 '명심'이 자신에게 있다는 점을 크게 부인하지 않는 모습이다. 그는 24일 YTN라디오에서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서라면 어떤 것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후보자의 생각과 일치했던 것 같다"며 "국민 눈높이에 맞춰 여론을 살폈다"고 자진사퇴를 촉구한 배경을 설명했다. 박 의원 측 관계자는 "비판을 감수하고 이 대통령에게 돌아갈 수 있는 부담을 대신 지겠다는 차원"이라고 했다. 대통령실과의 교감 여부에 대해 확답을 피한 박 의원은 "그보단 시점이 일치된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민심이 명심이라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또다시 명심이 자신에게 있음을 강조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경기도 가평군 조종면 수해 피해 현장을 찾아 복구 지원활동을 하고 있다. 뉴스1 |
다만 정 의원 측에선 강 후보자가 자진사퇴 의사를 밝히기 전 김병기 원내지도부와도 소통했다는 점에서 확대해석을 경계하는 동시에 불쾌해하는 기류도 역력하다. 정 의원 측 관계자는 "강 후보자 사퇴 기류를 우리도 알고 있었지만 후보자의 입장을 기다리던 상황"이라며 "당대표 선거에 대통령을 자꾸 끌어들여서 되겠느냐"고 했다.
국민 눈높이를 강조한 박 의원과 달리 정 의원은 동지애를 부각하며 강 후보자를 지지했던 당원들을 끌어안는 데 주력했다. 이날 새벽 친여 성향의 커뮤니티인 딴지일보 자유게시판에 "동지란 이겨도 함께 이기고 져도 함께 지는 것. 비가 오면 같이 비를 맞아주는 것"이라며 "인간 강선우를 인간적으로 위로한다"고 적은 게 대표적이다. 이에 박 의원 측 노종면 의원이 페이스북에 "보좌진 역시 동지"라며 맞받았다. 그러자 정 의원은 "국민 이기는 정권 없고, 당원 이기는 당권 없다"며 오직 당원만 보고 가겠다는 메시지를 띄우는 등 양측은 이례적으로 장외설전까지 벌였다.
"동지" 강조한 정청래는 당심 호소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검찰과거사위원회 추진법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
당 안팎의 관심은 박 의원이 민심을 향해 던진 '명심' 승부수가 표심에 어떻게 작용할지 여부다. 앞서 충청권·영남권 경선에서 크게 패한 박 의원은 가장 많은 권리당원 표가 걸려 있는 호남권·수도권 통합 경선(다음 달 2일)까지 '골든 크로스'(지지율 역전)가 절실한 상황이다. 민주당 당대표는 △대의원 15% △권리당원 55% △일반 여론조사 30%로 선출되는 만큼 박 의원 측은 강 후보자 사퇴를 이끌며 민심과 호흡했다는 점을 강조한다는 전략이다. 박 의원 측은 "강 후보자의 사퇴 필요성에 공감했던 국민들은 박 의원이 비교적 안정감이 있다고 느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정 의원 측은 "지금은 뚝심 있고, 의리 있는 당대표가 필요하다"며 "대세 변화 없이 이대로 갈 것"이라고 자신했다.
친여 성향의 커뮤니티별로 당원들의 평가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이 대통령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 등 친이재명(친명)계 입김이 강한 커뮤니티에선 "지도부가 할 일을 제대로 안 하니 박찬대가 총대를 멘 것", "대통령의 마음이 박찬대에게 있다는 걸 보여줬다" 등 응원글이 쇄도했다. 반면 전통적 민주당 당원들이 많이 활동하는 커뮤니티에선 "동지도 못 지키면서 어떻게 대통령을 지키냐", "동료를 배신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박 의원의 후보 사퇴를 요구하며 정 의원을 지지하는 여론도 만만치 않았다. 민주당 관계자는 "심지어 박 의원을 '수박'으로 칭하며 비판하는 당원들마저 있다"며 "강선우 사태가 전대까지 확산돼 지지층 분열이 가속화하는 것 같아 우려된다"고 했다.
김소희 기자 kimsh@hankookilbo.com
곽주은 인턴 기자 jueun1229@sookmyung.ac.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