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선우 여성가족부장관 후보자가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선서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
‘강선우 낙마 사태’의 여파가 더불어민주당 차기 대표를 선출하는 8·2 전당대회로 번졌다. 지난 23일 오후 박찬대 후보가 강선우 의원에게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직 사퇴를 촉구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린 것이 발단이 됐다. 박 후보의 글이 나온 뒤 17분 만에 강 의원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사퇴를 공식화하면서, 박 후보의 ‘고뇌 어린 요구’에 강 의원이 ‘화답’한 모양새가 된 것이다.
박 후보는 24일 페이스북에 “지금 민주당에는 언제나 국민의 뜻과 당원의 생각을 대통령실에 전달할 수 있는 대표가 필요하다”고 적었다. 전날 자신이 여가부 장관 후보자 사퇴를 촉구한 것을 ‘국민과 당원 뜻을 대변한 행위’임을 부각한 것이다. 당 안팎에선 지난 충청·영남권 권리당원 투표에서 정 후보에게 크게 뒤처진 박 후보가 판을 흔들기 위한 카드를 던졌다고 본다. 박 후보가 ‘내가 욕을 먹더라도 대통령의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충성스러운 면모를 강조하며 후발 주자로서 차별화를 노렸다는 것이다. 박 후보는 심지어 대통령실과의 ‘사전 교감설’이 나오는 것마저 반기는 분위기다.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마음)은 박찬대에게 있다’는 그동안의 주장이 힘을 받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정청래 후보 쪽은 박 후보의 움직임이 ‘인사 파동’을 당권 선거에 이용하는 행태라며 ‘발끈’한 분위기다. 강 의원의 장관 후보자 사퇴 소식을 정 후보와 박 후보 모두 미리 알았으나, 박 후보가 이를 감추고 페이스북에 강 의원의 결단을 촉구하는 글을 썼다는 것이다. 정 후보 쪽은 “사퇴 발표 한 시간 전에 정 후보도 소식을 전달받았지만 박 후보처럼 계산된 행동을 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했다.
박 후보의 전략이 효과를 발휘할지를 두고 의원들은 견해가 갈렸다. 한 재선의원은 “일반 국민 여론은 강 후보자 사퇴 찬성이 높았던 만큼 30%가 반영되는 국민 여론조사는 박 후보 쪽으로 확실히 움직일 것”이라고 했다. 반면 또 다른 재선의원은 “민주당 주력 당원은 강 의원이 부당한 공격을 받는다고 보고 사퇴를 반대하는 의견이 많았기 때문에 권리당원 표를 얻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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