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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특검 조사방식 협상 요구한 김건희, ‘출장 검찰’로 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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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특검 조사방식 협상 요구한 김건희, ‘출장 검찰’로 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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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가 2023년 6월9일 충남 서천군 한산모시관 이음무대에서 열린 제33회 한산모시문화제 개막식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김건희 여사가 2023년 6월9일 충남 서천군 한산모시관 이음무대에서 열린 제33회 한산모시문화제 개막식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소환 통보를 받은 김건희 여사 쪽이 조사 일정·방식과 관련해 요구 조건을 제시하며 협상을 하자고 요청했지만, 특검이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검이 윤석열 정부 검찰처럼 ‘황제 조사’라도 해주길 바라는 것인가. 국민들에게 저지른 잘못을 반성하기는커녕 아직도 대놓고 특혜를 요구하다니, 어이가 없다.



문홍주 특검보는 지난 23일 오후 정례 브리핑에서 “김건희씨 소환 통지서를 수령한 변호인으로부터 특검에 방문해 조사 방식 등을 협의하고 싶다는 요청이 있었다”고 밝혔다. 김 여사 쪽은 하루에 한 혐의씩 짧게 여러번 조사하자며, 조사 일정 사이 3~4일 휴식을 보장하고, 오후 6시 이전에 조사를 종료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이에 특검팀은 별도 협의는 필요 없고, 소환 일자를 여유 있게 통지했으니 그날 출석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뜻을 전달했다. 특검팀은 김 여사에게 다음달 6일 오전 10시 피의자로 출석하라고 통보한 상태다.



어떤 혐의를 어떻게 조사할지는 수사기관이 정하는 것이다. 대체 어떤 피의자가 하루에 한 혐의씩 끊어서 조사하자는 요구를 수사기관에 할 수 있나. 검찰이 대통령실 경호처에 출장 나가서 검사가 휴대전화를 반납하고 ‘알현 조사’를 했던 윤석열 정부 치하인 줄 아는가. 더구나 심부름꾼을 보내 먼저 협상을 하겠다니, 특검을 거래 대상으로 보는 것인가. 오랜 세월 검찰의 비호 속에서 법망을 피해온 사람이나 할 수 있는 초법적인 발상이다.



김건희 특검법이 수사 대상으로 지정한 항목은 모두 16가지이지만, 하루가 멀다 하고 혐의가 하나씩 늘어나고 있다. 24일만 해도 특검은 김 여사가 국외 순방 당시 착용한 목걸이와 팔찌 등이 재산 신고 목록에서 누락된 혐의를 검찰로부터 넘겨받아 수사 중이고, 민간인 전용기 탑승 논란과 함께 이른바 건진법사 전성배씨의 휴대전화에 ‘건희2’라고 저장된 상대가 “이력서 보내달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사건도 들여다보고 있다. 김 여사는 이 가운데 하나만 입증돼도 중형을 면하기 어려운 중대범죄 혐의자다.



윤석열-김건희 부부는 자신들이 법 위에 존재하는 특권층이라는 미몽에서 여전히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윤 전 대통령은 특검과 재판에는 출석하지 않으면서 지난 10일 재구속된 이후 변호인 접견을 16차례나 했다고 한다. 하루 평균 2.3회꼴이다. 수사와 재판을 서둘러 대한민국의 법치에 성역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명백히 입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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