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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동병상련 EU 만난 시진핑 “올바른 선택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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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 동병상련 EU 만난 시진핑 “올바른 선택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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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중국 외교부는 이날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사진 가운데) 중국 국가주석은 25차 중-유럽연합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중국을 방문한 안토니우 코스타(사진 왼쪽)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사진 오른쪽) 집행위원장을 접견했다”고 밝혔다. 베이징/신화 연합뉴스

24일 중국 외교부는 이날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사진 가운데) 중국 국가주석은 25차 중-유럽연합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중국을 방문한 안토니우 코스타(사진 왼쪽)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사진 오른쪽) 집행위원장을 접견했다”고 밝혔다. 베이징/신화 연합뉴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을 찾은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을 만나 혼란한 국제 정세 속에서 양쪽이 “전략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면서 협력을 심화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양측 회담 뒤 ‘기후변화 대응에 대한 공동성명’만을 채택해, 뚜렷한 경제·외교 관계의 개선은 감지되지 않았다.



24일 중국 외교부는 이날 오전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주석은 25차 중-유럽연합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중국을 방문한 안토니우 코스타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집행위원장을 접견했다”고 밝혔다. 중-유럽연합 정상회의는 지난 2023년 12월 이후 1년 8개월 만에 열렸다. 수교 50년을 명분으로 한 이번 만남은 트럼프 집권 2기 들어 더 강력해진 관세 정책을 두고 중국과 유럽연합이 관계 개선을 도보하면서 성사됐다. 그러나 양쪽 사이에 놓인 무역·안보 분야 갈등이 여전해 정상회의 뒤에도 획기적인 관계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온다.



시진핑 주석은 미국을 에둘러 비판하며 혼란한 정세 속에서 유럽연합에 “전략적으로 올바른 선택”을 당부했다. 시 주석은 “양쪽은 모두 다자주의와 개방·협력을 지지하는 건설적 세력”이라고 짚었다. 중국과 유럽연합이 미국 우선주의와 보호주의를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반대 지점에 서 있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그러면서 “혼란과 변화 속에서 지도자들은 선견지명과 책임감을 보이고, 역사적 시험을 견딜 수 있도록 전략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럽연합이 중국산 전기차에 부과한 반보조금 고율 관세에 시 주석은 명확한 반대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장벽을 쌓고 벽을 세우는 방식은 부적절”하다며 디커플링(공급망 분리)은 고립을 부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무역·경제를 제한하는 수단을 자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외교·안보 면에서 양쪽 입장차는 컸다. 유럽연합은 중국이 러시아에 실질적인 지원을 한 것으로 보고, 이를 중단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최근 유럽연합 의회는 대러시아 제재안을 통과시키며 중국 기업과 은행 7곳을 러시아 우회 지원 혐의가 있다며 제재 대상에 포함했다. 유럽연합은 우크라이나전쟁 종식에 중국이 실질적 역할을 해야 한다고 촉구하지만, 시 주석은 원론적 입장을 반복했다. 그는 “중국과 유럽연합은 국제 분쟁을 정치적 수단으로 평화롭게 해결하는 것을 지지해야 한다”며 “화해와 협상을 촉진하며, 근본적 해결을 함께 도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럽연합 쪽은 “중국과 유럽연합은 세계에서 중요한 양대 세력으로, 양측 관계는 세계에도 매우 중요하다”면서 “관계 심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고, 이견이 건설적으로 해결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중국 쪽의 디커플링에 대한 우려에는 “우리는 공급망 단절을 추구하지 않고, 중국 기업이 유럽에 투자하고 사업하는 것을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중국과 유럽연합 정상은 얼굴을 맞댔지만, 전망은 그렇게 밝지 않다. 서로 받아들이기 어려운 요구 사항이 나오면서 시간이 갈수록 양쪽의 관계 개선 시도는 교착 상태에 빠졌고, 일부 영역에선 악화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만남을 통해 획기적인 관계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독일 싱크탱크 메릭스의 아비가엘 바셀리에는 아에프페(AFP) 통신에 “이번 정상회담이 유럽연합과 중국 관계의 방향을 바꾸지는 못할 것”이라며 “이 관계는 구조적인 요인 때문에 계속 악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유럽은 (중국과의) 장기적인 싸움에 대비해야 하고, 대중국 전략을 재고할 시점”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오후 유럽연합 지도자들은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와 함께 25차 중-유럽연합 정상회의를 주재했다. 회의 성과는 미약했다. 경제·외교·안보 등 분야에서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한 탓으로 보인다. 회의 뒤 양쪽은 ‘기후변화 대응에 관한 중-유럽연합 정상 공동성명’만을 내놓았다. 공동성명은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1.5도 이하로 제한하는 것을 목표로 삼은 파리협정 채택 10주년을 맞아, 양측이 목표 이행을 위해 선도적 역할을 하고, 재생에너지 보급 가속화 등 구체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내용을 포함했다.



베이징/이정연 특파원



xingx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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