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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닝맨'·'놀면 뭐하니'의 추억 소환... 극과 극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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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닝맨'·'놀면 뭐하니'의 추억 소환... 극과 극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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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닝맨'·'놀면 뭐하니', 나란히 추억의 코드 소환
반가움 자아내는 향수들, 다만 부작용도 커
'놀면 뭐하니' 아닌 '무한도전' 향한 긍정적 반응 높아


'런닝맨'과 '놀면 뭐하니'가 나란히 비장의 카드를 꺼냈다. SBS 제공

'런닝맨'과 '놀면 뭐하니'가 나란히 비장의 카드를 꺼냈다. SBS 제공


'런닝맨'과 '놀면 뭐하니'가 나란히 비장의 카드를 꺼냈다. 바로 추억 소환이다. '런닝맨'은 지금의 '런닝맨'을 있게 한 피지컬 게임을 다시 선보였고 '놀면 뭐하니'는 박명수와 정준하를 소환하며 '무한도전' 팬들을 끌어모았다. 일각에서는 "새롭다기보다 익숙하다"는 반응도 있지만, 해당 회차가 각종 커뮤니티와 포털에서 높은 화제성을 기록한 것을 보면 '추억의 힘'은 여전히 강력하다.

먼저 SBS '런닝맨'은 지난 13일 15주년을 맞이해 '초심 찾기'에 나섰다. '런닝맨' 특유의 초대형 세트장에서 시그니처였던 몸싸움을 하면서 고전의 재미를 다시 끄집어냈다. 멤버들의 리얼한 리액션과 몸개그는 다시 한번 웃음을 자아냈다. 특히 초반 '런닝맨'의 핵심 재미였던 '생존형 게임'이 돌아온 것은 기존 팬들의 반가움을 자아냈다. 다만 15주년 특집에 슈퍼주니어를 게스트로 초청한 점에 대해선 아쉬움을 표하는 의견도 있다.

MBC '놀면 뭐하니'는 보다 직접적인 방식으로 복고 콘셉트를 선택했다. 최근 방송에서는 박명수가 스튜디오에 등장했고 정준하는 목소리로 출연해 유재석 하하와 다시 뭉친 모습을 보여줬다. 국민 예능이었던 '무한도전' 시절을 기억하는 시청자들에게는 더없이 반가운 그림이다. 유튜브 등에서는 해당 방송분의 클립 영상이 공개 8일 만에 조회수 160만 회, 댓글 4,000개 이상을 기록할 정도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유재석 하하 박명수 정준하의 만남은 일종의 '향수 자극제' 역할을 하며 시청자들에게 진한 여운을 남겼다. 다만 추억은 안전한 선택지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긍정적인 무기는 아니다.

'런닝맨'과 '놀면 뭐하니'가 나란히 비장의 카드를 꺼냈다. 유튜브 영상 캡처

'런닝맨'과 '놀면 뭐하니'가 나란히 비장의 카드를 꺼냈다. 유튜브 영상 캡처


'놀면 뭐하니'는 감성적 파급력의 효과를 얻긴 했으나 앞으로의 방향성에는 별다른 도움을 받지 못한다. 오히려 '무한도전'과의 비교 대상이 될 뿐이다. 실제로 '놀면 뭐하니' 댓글창에서는 '무한도전'을 반가워 하는 팬들의 반응만 이어지고 있다. 이는 '놀면 뭐하니' 자체가 갖고 있는 파급력이 다소 약화됐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런닝맨'이 과거 초심을 기억하는 시청자와 다시 연결되려는 노력이었다면 '놀면 뭐하니'는 전성기를 끄집어내며 지금의 프로그램에 덧붙이는 방식이다. 예능 속 추억 코드는 단순한 아이템의 복원으로 보긴 어렵다. 이는 장수 예능이 시청자와의 추억으로 감정적 유대를 강화하려는 전략이지만 유산의 재조명, 전성기의 복기 수준을 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


전반적으로 '런닝맨'과 '놀면 뭐하니'의 회차는 뚜렷한 반응을 이끌어내며 예능 속 추억 코드의 저력을 다시 한번 증명했다. 팬덤이 형성된 장수 예능일수록 시청자들은 캐릭터에 대한 애정과 추억이 깊을 수밖에 없다.

결국 단순히 노스탤지어를 자극하기 위한 전략으로는 프로그램의 미래를 지속적으로 그릴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과거에 머무는 반복적인 소재는 새로운 시청자 유입을 막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 계속 과거 멤버와 포맷만 반복하면 콘텐츠의 소진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추억의 코드는 일회성 코드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결국 제작진은 추억의 코드에 기대지 않고 새로운 포맷과 기획을 병행해야 한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