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풀뿌리 민심·당심 움직여 보수 재건”
윤희숙 혁신위, 사실상 활동 종료 수순
8월 전대 선출 새 지도부 과제로 밀려
윤희숙 혁신위, 사실상 활동 종료 수순
8월 전대 선출 새 지도부 과제로 밀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 [연합] |
[헤럴드경제=김해솔·김진 기자] 국민의힘 당권주자로 거론됐던 한동훈 전 대표가 24일 “8월 당대표 선거에 출마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 전 대표는 “저는 당의 주인인 당원을 속이고 대한민국의 주인인 국민을 실망시키는 기득권 다툼 대신 현장에서 국민과 당원이 주인이 되는 정치를 하려 한다”며 현장에서 보수 혁신의 ‘마중물’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막판 변수로 주목받았던 한 전 대표가 불출마 뜻을 밝히면서 차기 당권 구도의 윤곽은 더욱 뚜렷해졌다. ‘윤희숙 혁신위’가 출범 약 2주 만에 사실상 활동 종료 수순에 들어가면서 스포트라이트는 자연스럽게 내달 22일 예정된 전당대회로 옮겨지는 분위기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불출마 입장을 밝히면서도 보수 혁신을 위한 ‘연대’를 언급했다. 그는 “지금 상황에서는 풀뿌리 민심과 당심이 제대로 움직여야만 보수정치의 체질 개선과 재건이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정치인으로서 더 배우고 더 성장하는 길도 결국은 현장에 답이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또 “더 많은 동료시민들을 만나고 더 많은 이야기를 경청하고 진짜 보수의 정신을 전하겠다”며 “우리 당을 진짜 보수의 정신으로부터 이탈시켜 극우로 포획하려는 세력들과는 단호히 싸우겠다”고 했다. 이어 “퇴행 세력들이 ‘극우의 스크럼’을 짠다면 우리는 ‘희망의 개혁연대’를 만들어 전진해야 한다”며 “제가 현장에서 마중물을 퍼올리겠다”고 했다.
한 전 대표의 불출마 결정은 당내 친한(친한동훈)계를 비롯해 정치권 인사들과 오랜 기간 소통한 결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 당권주자는 지난 대선후보를 지낸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과 6선의 조경태 의원, 4선의 안철수 의원, 재선의 장동혁 의원, 초선 주진우 의원으로 좁혀졌다. 이밖에 앞서 출마 의사를 밝혔던 장성민·양향자 전 의원이 거론된다. 전당대회 후보자 등록일은 오는 30~31일이다.
다음 달 전당대회에서는 다시 한번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찬반 주자 간 전면전이 벌어질 조짐이다. 12·3 비상계엄과 윤 전 대통령 탄핵, 대선 패배 등 과정에서 심화된 당내 갈등 해소 없이 전당대회 국면이 펼쳐지면서다. 앞서 윤희숙 혁신위원장이 내놓은 3대 혁신안과 인적 쇄신 요구는 당내에서 널리 공감대를 얻지 못하면서 사실상 좌초 수순에 들어갔다.
국민의힘은 전날 두 차례 혁신안 논의를 위해 의원총회를 열었지만 윤 위원장이 당헌·당규에 계엄·탄핵 등에 대한 ‘대국민 사죄’를 수록하도록 한 1호 혁신안 관철을 호소하는 수준에서 마무리됐다. ‘최고위원 폐지’와 ‘당원소환제 강화’ 등이 골자인 2·3호 혁신안과 인적 쇄신안은 언급도 되지 않았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의원총회 참석자가 절반 정도였던 것을 보면 혁신위 활동에 대한 의원들의 관심 자체가 많이 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오전 SBS라디오에서 “결국은 전당대회로 그냥 바로 들어가서 이제 뽑힐 당대표가 직접 혁신에 나서는 방법밖에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은 전날 SBS 방송에 출연해 “혁신안을 받으면 의석 30~40석은 빠져나간다”, “당이 깨지는 쪽의 혁신은 자살” 등의 발언을 했다.
안 의원을 비롯해 ‘혁신파’를 자처하는 주자들의 개혁 연대는 이번 전당대회의 새 변수가 될 전망이다. 안·조 의원은 각각 오세훈 서울시장 등과 회동 일정을 갖고, 이달 중순께 한 전 대표와 유승민 전 의원이 비공개로 만나 당 우경화에 대한 우려의 공감대를 나눴다. 한 전 대표는 이날 “최근에는 혁신을 거부하는 것을 넘어 이참에 아예 우리 당을 극우화시키려는 퇴행의 움직임도 커졌다”며 “지난 대선에 우리 당 후보로 나섰던 분, 당권 도전을 선언한 분들까지 맞장구치는 안타까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