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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한땐 ‘윤석열 사단’, 김건희 수사로 ‘좌천’ 됐던 송경호 고검장 사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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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한땐 ‘윤석열 사단’, 김건희 수사로 ‘좌천’ 됐던 송경호 고검장 사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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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양쪽 진영서 비판 받아
그 모든 과정이 단단하게 만들어”
고형곤 수원고검 차장검사 등 잇단 사직
법무부 첫 검찰 고위직 인사 임박
송경호 부산고검장이 지난해 5월16일 부산 연제구 부산고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경호 부산고검장이 지난해 5월16일 부산 연제구 부산고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송경호 부산고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 고형곤 수원고검 차장검사(검사장) 등 검찰 고위 간부들이 24일 잇따라 검찰 내부망에 사직인사를 올렸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 취임 후 첫 검찰 고위직 인사가 임박했다.

송 고검장은 이날 검찰내부망 ‘이프로스’에 “감사한 마음으로 작별 인사를 드립니다”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송 고검장은 “때로는 험난한 도전에 직면하기도 했고, 예기치 못한 어려움에 부딪히기도 했다”며 “그러나 그 모든 순간, 법과 원칙, 인권, 실체적 진실, 그리고 거악 척결이라는 변치 않는 가치를 흔들림 없이 지키고자 노력했다”고 밝혔다. 송 고검장은 “특히 사회적 이목이 집중된 사건들을 처리할 때는 더욱 큰 시험대에 올랐고, 때로는 양쪽 진영의 비판까지 감수해야 했다”며 “하지만 오히려 그 모든 과정이 우리를 더 단단하게 만들었다”고 밝혔다.

송 고검장은 윤석열 정부 첫 서울중앙지검장으로 임명될 정도로 윤석열 전 대통령 신임을 받았다. 하지만 명품가방 수수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혐의와 관련해 김건희 여사를 검찰청사로 불러 조사하려고 시도하면서 윤 전 대통령의 눈 밖에 났고, 결국 지난해 5월 부산고검장으로 ‘좌천성 승진’ 됐다.

송 고검장은 “조만간 형사사법 시스템 개편이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국민의 생명, 신체 재산 보호와 직결된 형사사법 절차는 오직 국민의 편익 증진과 범죄에 대한 국가적 대응력 강화라는 최우선 목표를 향해 설계돼야 한다”고 밝혔다.

박 고검장도 이날 이프로스에 올린 글에서 “검찰이 어느 때보다도 변화의 요구에 직면해 있는 이 시기에 작은 힘이나마 보태지 못하고 떠나게 되어 마음이 실로 어렵고도 무겁다”고 밝혔다.

박 고검장은 “최근 몇 년 동안 우리는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형사사법 시스템의 실상을 직접 겪어왔고, 비상계엄 이후 수사과정에서는 그러한 문제가 집중적으로 불거져 지켜보는 국민들을 한숨 짓게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검찰, 경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경쟁적인 비상계엄 수사와 특히 공수처의 수사권 논란으로 법원이 윤 전 대통령 사전구속기간 연장을 불허하고, 이후 구속취소 결정한 사례를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박 고검장은 “제도 변경에 대한 평가도, 앞으로의 개선 논의도, 과연 그 내용이 국민의 권익을 지키는 데 도움이 되는지, 오히려 불편을 가중시키는 것은 아닌지라는 관점에서 충분히 논의되고 검토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고 차장검사도 이날 ‘감사 인사’란 제목의 글을 이프로스에 올렸다. 고 차장검사는 “모두 힘들고 어려운 시기에 사직인사를 드리게 되어 송구한 마음”이라며 “검찰 구성원들의 훌륭함과 저력을 잘 알기에 지금 이 어려움도 슬기롭게 극복해 앞으로도 국민을 위한 검찰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썼다.

전무곤 대검찰청 기획조정부장과 정영학 부산지검장은 이날 오전, 정희도 공판송무부장은 전날 오후 이프로스에 사직 인사를 올렸다.

이홍근 기자 redroot@kyunghyang.com,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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