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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석 인사처장, 박원순 성추행에 "가해자가 피해자 되기도" 기고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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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석 인사처장, 박원순 성추행에 "가해자가 피해자 되기도" 기고 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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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전 시장 사망 후 언론 매체 기고
"기획된 사건" 언급 가해자 옹호


최동석 신임 인사혁신처장이 2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인사혁신처 제공

최동석 신임 인사혁신처장이 2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인사혁신처 제공


최동석 신임 인사혁신처장이 고(故)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추행 사건 당시 "가해자가 피해자로 바뀌는 경우도 흔하다"는 내용의 언론 기고문을 썼던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공직자 윤리와 인사 정책 컨트롤타워 수장으로서 적절한 인식을 갖춘 것인지 의문이 제기된다.

최 처장은 지난 2020년 7월 28일 '박원순 사태, 가해자가 피해자로 바뀌는 경우도 흔하다'는 제목의 글을 한 인터넷 매체에 기고했다. 피해자의 폭로 이후 박 전 시장이 사망한 지 10여 일이 지난 뒤였다. 최 처장은 기고문에서 "(박 전 시장은) 치사한 짓을 하는 사람이 아니다"라며 "정말이지 깨끗한 사람"이라고 두둔했다. 이어 그는 "많은 이들이 어떤 증거도 내놓지 못하면서 박원순을 성범죄자로 몰아갔다"며 "특히 여성 단체들이 부화뇌동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고 주장했다.

당시 최 처장은 "내 눈에는 직감적으로 이 사안이 '기획된 사건'처럼 보였다"는 주장까지 펼쳤다. 그는 "박원순에게 정치적 타격을 주기 위해 만들어진 사건"이라며 피해자가 업무 인수인계를 위해 작성한 메모를 공개했다. 이어 "존경과 흠모의 마음이 없이는 이런 글을 쓸 수 없다"며 "정치적 경거망동을 자행했던 자들에게 또한 그에 상응하는 사회적 처벌이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에 피해자 측은 강하게 반발했다. 당시 박 전 시장의 성폭력 사건을 대리했던 김재련 변호사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최 처장이 기고문에서 펼친 주장을 놓고 "근거가 뭔지,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는지 답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처장은 이날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언론에서 제기된 사안과 관련해 과거 제 글로 상처받은 피해자분께 사과 말씀드린다"며 "앞으로 고위공직자로서 언행에 각별히 유념하겠다"고 밝혔다.

최 처장은 한국은행 인사조직개혁팀장, 교보생명 인사조직담당 부사장 등을 지냈다. 그는 최근까지 '최동석인사조직연구소'라는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며 정치 평론을 하기도 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을 "하늘이 낸 사람"이라고 표현한 바 있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고위공직 원천 배제 7대 원칙'을 놓고 "아주 멍청한 기준이다. 그래서 결국 나라를 들어먹었다"고 평하기도 했다.

김민순 기자 soo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