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오프라인 유통점에서 '올무다'(올리브영·무신사·다이소) 유치전이 확산되고 있다. 올무다가 남녀노소는 물론 외국인 관광객에게까지 폭넓게 환영받는 흥행 보증수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올무다 매장 중 쇼핑몰·대형마트 등 대형 점포에 입점하는 형태인 '숍인숍' 매장이 매년 늘어나고 있다.
올리브영은 전국 1400여 개 매장 중 10% 수준인 140여 개가 숍인숍 형태로 운영 중이다. 올리브영 관계자는 "올리브영은 이미 많은 지역에 출점한 상태라 추가 출점이 많지는 않다"면서도 "입점한 복합몰·마트의 재단장 시점에 맞춰 기존보다 넓은 곳으로 매장을 옮기거나 다양한 체험형 서비스를 도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대신 올리브영은 숍인숍 매장에서 할 수 있는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스킨스캔'(피부진단), '픽유어컬러'(퍼스널컬러) 등 체험형 서비스를 도입해 집객을 늘리는 방식이다.
무신사는 아예 자체 브랜드(PB)인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 대부분을 숍인숍으로 운영 중이다. 현재 전국 무신사 스탠다드 매장 28개 중 로드숍은 단 7개뿐이다. 이마저도 홍대·강남·성수·동성로·서면·명동·한남 등 관광지에 국한돼 있다.
무신사는 올해 들어 9개 매장을 새로 출점했는데 모두 백화점 또는 아웃렛, 복합몰 내부 상권이다. 하반기에 예정된 스타필드 마켓 킨텍스점(9월), 롯데백화점 평촌점(10월), 스타필드 고양점(11월) 등 세 곳의 출점도 마찬가지다.
다이소는 지난해 말 기준 전체 매장 1576개 중 숍인숍 매장이 310개(19.7%)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매장 5개 중 1개는 쇼핑몰·마트·아웃렛 등에 들어선 셈이다. 다이소는 2020년 1339개였던 매장이 지난해까지 237개 늘어나는 동안 숍인숍 매장은 57개 늘었다. 4년 새 늘어난 매장 네 곳 중 한 곳은 대형 점포에 입점하는 형태였다는 뜻이다.
이 같은 추세는 과거 명품을 위시한 럭셔리 매장이 인기 점포의 척도로 여겨지던 것과 사뭇 달라진 풍경이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대형마트, 아웃렛 등이 경계 없이 합쳐지면서 명품보다는 누구나 체험하면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곳이 인기 테넌트로 자리 잡았다"며 "롤렉스, 샤넬 정도를 입점시키지 못할 바에는 올무다가 더 낫다"고 말했다.
대형마트가 식품에 집중하고 생활용품·패션 등 비식품 품목을 빼는 추세도 맞물려 있다. 마트 업계가 일종의 '선택과 집중'을 하면서 관련 기능을 각 분야 1위 업체들인 올무다가 흡수했다는 설명이다.
내수의 큰손으로 떠오른 외국인 관광객들의 선호도 무시할 수 없다. 올리브영의 오프라인 매장 외국인 매출 비중은 올해 상반기 25%를 넘어섰다. 2023년 상반기만 해도 한 자릿수 비중이었는데 최근에는 30%에 육박한 것이다.
무신사 역시 올해 2분기에 오프라인 매장에서 중국인 관광객 거래액이 직전 분기 대비 3배 이상 급증했다. 특히 구매자 가운데 절반 이상이 10·20대로 나타나 이 같은 추세는 장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 시장에 밀린 오프라인 쇼핑몰들이 일종의 '선택과 집중'을 위해 각 분야 상징적인 업체들을 앵커 테넌트로 입점시키고 있다"며 "올무다 역시 불경기 속 안정적인 매출을 확보할 수 있는 대형 몰을 출점지로 선호하는 만큼 이 같은 현상이 더욱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박홍주 기자 / 정슬기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