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이 지난 18일(현지시간) 브라질리아에서 로이터통신과 인터뷰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쿠데타 모의 등 혐의로 기소된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브라질 대통령의 무죄를 주장하며 브라질에 50% 고율 관세 부과를 위협한 이후 브라질 재판부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일가를 향한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알레샨드리 지모라이스 브라질 대법원장은 21일(현지시간)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자신의 인터뷰 기사를 소셜미디어에 공유하면 그를 체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앞서 대법원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온라인에 허위·조작 정보를 유포하는 것을 막겠다며 그의 소셜미디어 사용을 금지하는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당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비겁하다”며 반발했다.
사법부는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아들 에두아르두 보우소나루 하원의원도 압박하고 있다. CNN은 이날 브라질 대법원이 미국에서 부친 구명 로비 활동을 벌여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에두아르두 의원의 계좌와 자산을 동결하라는 비공개 결정을 내렸다고 전했다. 그는 재판이 부친에게 유리하게 진행되도록 트럼프 행정부에 지모라이스 대법원장을 제재해달라는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에두아르두 의원은 대법원의 자산 동결 명령이 떨어지자 지모라이스 대법관을 언급하며 “또 다른 자의적이고 범죄적인 행위”라고 비난했다.
사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브라질에 고율 관세 부과를 예고한 이후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을 향한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 18일 그에게 전자발찌 부착을 명령했다. 가택 연금, 소셜미디어 등을 통한 외국 대사 및 외국 정부 관계자 접촉 금지, 외국 대사관·총영사관 건물 접근 금지 등 명령도 내렸다.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브라질 행정부도 보우소나루 일가를 향한 공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브라질 법무부는 미국이 대브라질 상호관세를 발표하기 전후 브라질 내 개인이나 법인이 내부 정보를 빼돌려 외환을 거래한 정황을 포착했다며 관련 수사에 착수했다.
이 조사 역시 보우소나루 일가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브라질 사법부에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 대한 “마녀사냥을 중단하라”며 브라질에 50%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서한을 룰라 대통령에게 보냈다.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재판을 두고 미국과 브라질의 외교 갈등도 심화하고 있다.
브라질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소셜미디어와 서한 등을 통해 공개적으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의 편을 들자 “미국이 내정간섭을 한다”며 미국 대사대리를 두 차례 초치해 항의했다.
미국은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에게 전자발찌를 채우라는 대법원의 결정에 대응해 지모라이스 대법관과 그 직계가족, 브라질 대법원 내 그의 측근 등의 미국 입국 비자 취소를 명령했다.
☞ 트럼프, ‘무역흑자’ 브라질에 50% 관세 폭탄···극우 보우소나루 구하려 내정 개입까지?
https://www.khan.co.kr/article/202507100806001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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