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생성 콘텐츠 식별 기술 중요해져"
'데이팅 앱 → 영상 플랫폼' 방향 전환
실리콘밸리의 힘은 유연성·실패 수용
"이젠 영상을 의심하며 봐야 하는 시대가 됐다. 예전엔 영상을 보면 '이건 진짜 일어난 일이구나' 하고 믿었지만, 지금은 사진이나 영상도 인공지능(AI)이 만든 가짜일 수 있다."
전 세계에서 매월 약 27억 명이 유튜브를 이용하는 시대(2025년 6월 기준). 세계 최대 동영상 플랫폼을 만든 유튜브 창업자 스티브 첸은 16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州) 애서튼에서 스타트업 창업을 꿈꾸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한 뒤 한국일보와 만나 이렇게 경고했다. "AI가 만든 영상은 실제처럼 보이는 반면, 현실을 담은 영상은 오히려 AI가 만든 것처럼 오해받을 수도 있게 됐다"라면서다.
그는 최근 유튜브가 발표한 AI 생성 콘텐츠 정책을 언급하며, AI 시대에는 AI 생성 콘텐츠를 식별하는 기술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지적했다. 유튜브는 지난해부터 AI가 만든 영상에는 'AI 생성' 표시를 붙이도록 하고 있다. 이달 15일부터는 AI가 음성이나 영상을 자동으로 생성한 'AI 생성 콘텐츠'로 수익을 올리는 것을 제한하는 정책도 편다. AI 생성 콘텐츠 관리와 검토도 강화하기로 했다.
'데이팅 앱 → 영상 플랫폼' 방향 전환
실리콘밸리의 힘은 유연성·실패 수용
유튜브 창업자 스티브 첸. 본인 제공 |
"이젠 영상을 의심하며 봐야 하는 시대가 됐다. 예전엔 영상을 보면 '이건 진짜 일어난 일이구나' 하고 믿었지만, 지금은 사진이나 영상도 인공지능(AI)이 만든 가짜일 수 있다."
전 세계에서 매월 약 27억 명이 유튜브를 이용하는 시대(2025년 6월 기준). 세계 최대 동영상 플랫폼을 만든 유튜브 창업자 스티브 첸은 16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州) 애서튼에서 스타트업 창업을 꿈꾸는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연한 뒤 한국일보와 만나 이렇게 경고했다. "AI가 만든 영상은 실제처럼 보이는 반면, 현실을 담은 영상은 오히려 AI가 만든 것처럼 오해받을 수도 있게 됐다"라면서다.
그는 최근 유튜브가 발표한 AI 생성 콘텐츠 정책을 언급하며, AI 시대에는 AI 생성 콘텐츠를 식별하는 기술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지적했다. 유튜브는 지난해부터 AI가 만든 영상에는 'AI 생성' 표시를 붙이도록 하고 있다. 이달 15일부터는 AI가 음성이나 영상을 자동으로 생성한 'AI 생성 콘텐츠'로 수익을 올리는 것을 제한하는 정책도 편다. AI 생성 콘텐츠 관리와 검토도 강화하기로 했다.
점차 많은 사람들이 뉴스를 비롯한 콘텐츠를 유튜브나 틱톡, 인스타그램, 넷플릭스 같은 영상 중심 플랫폼에서 소비하는 현상에 대해 첸은 "전통 언론뿐 아니라 할리우드, 음악 산업 모두 영향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 이런 플랫폼에서 유통되는 뉴스는 진실 여부를 확인하기가 더욱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는 "앞으로는 AI가 만든 음악과 영화, 기사 등 AI 생성 콘텐츠를 우리가 알아챌 수 없게 될 수도 있기 때문에 식별 시스템이 더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튜브의 시작: 원래는 데이팅 사이트였다
유튜브 로고 |
첸은 온라인 결제 서비스 페이팔에서 일하며 만난 회사 동료 채드 헐리, 자베드 카림과 2005년 유튜브를 설립해 최고기술책임자(CTO)로 일했다. 이듬해 10월 16억5,000만 달러(약 2조 원) 에 구글에 유튜브를 매각했다. 이후 인터넷 회사 아보스 시스템즈(AVOS Systems)를 설립했고, 초기 단계 스타트업이나 창업자에게 투자와 컨설팅을 하고 있다.
그는 이날 창업 지망생을 대상으로 강연하며 성공적인 플랫폼을 만드는 핵심 요소 중 하나로 '유연성'을 꼽았다. 구글과 페이팔, 페이스북을 모두 거친 첸은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한 대부분의 플랫폼들은 처음 아이디어와 전혀 다른 모습으로 진화했다"고 지적했다. 그가 공동 창업한 유튜브도 처음엔 '데이팅 사이트'로 시작했다. 첸은 "영상 기반 데이팅 플랫폼으로 시작했지만 첫 일주일 동안 아무도 영상을 업로드하지 않았다"며 "그래서 일반 영상 플랫폼으로 방향을 틀었고 그게 우리가 아는 유튜브가 됐다"고 설명했다.
혁신이 태어나는 토양 역시 중요하다. AI 기술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실험하느냐 만큼 실패에 너그러운 문화가 창업과 기술 발전의 성패를 가른다는 것이다. 첸은 "구글에 인수된 초기 3년가량은 수익화가 안 된 데다 대형 소송들이 터져 구글 내부에서도 '괜히 유튜브 샀나?' 하고 후회했을 것"이라면서 "(실패에 관대한) 생태계가 없었다면 내가 밤 9시에 15세 아들에게 '핸드폰 그만 보고 자. 아빠가 만든 플랫폼에서 영상 그만 봐'라고 말하게 될 수 없었을 것"이라며 웃었다.
반면 실리콘밸리 밖, 특히 아시아엔 이런 요소가 부족하다고 그는 지적했다. 첸은 "2020년 팬데믹 당시 (고향인) 대만에서 미국 방식 그대로 창업을 시도해 봤는데 실패했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에선 시리즈 A(초기 투자 단계)와 시리즈 B, C(성장 단계)에서 비즈니스 모델이 달라지는 게 흔하지만 대만 등 아시아에서 투자를 받으려면 최소 20쪽짜리 사업계획서와 3~5년 후 수익 모델과 성장 전략까지 꼼꼼히 제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아시아에 제2의 실리콘밸리가 나타나기 어려운 건 '유연성'과 '실패에 관대한 문화'가 부족하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유튜브 창업자 스티브 첸이 16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주 애서튼에서 한국일보와 인터뷰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애서튼=박지연 특파원 |
실리콘밸리= 박지연 특파원 jyp@hankook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