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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스포럼' 창립자 슈바프, 국가경쟁력 순위 조작 정황 포착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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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스포럼' 창립자 슈바프, 국가경쟁력 순위 조작 정황 포착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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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과 북아프리카, 인도 등 순위 수정

클라우스 슈바프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창립자 겸 전 이사회 의장이 2019년 1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되는 세계경제포럼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네바=EPA 연합뉴스

클라우스 슈바프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창립자 겸 전 이사회 의장이 2019년 1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개최되는 세계경제포럼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제네바=EPA 연합뉴스


전 세계 정·재계 거물의 연례 회동인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의 창립자이자 회장을 지낸 클라우스 슈바프(87)가 국가경쟁력 보고서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어느 정도 사실로 드러났다.

21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과 폴리티코 유럽판에 따르면 스위스 일간지 존탁스차이퉁은 전날 스위스 법무법인 홈부르거의 초기 조사결과에서 이 같은 정황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초기 조사결과에 따르면 슈바프 전 회장은 WEF의 국가경쟁력 보고서에서 특히 중동과 북아프리카, 인도 등의 순위를 수정하거나, 이들에 불리한 보고서 발간을 막기 위해 여러 차례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7년에는 인도의 순위가 낮게 나오자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관계 악화를 막기 위해 당시 리처드 사만스 전무이사에게 이메일을 보내 보고서 발간을 보류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영국의 순위를 높이지 말라고 권고했는데, 이는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지지자들이 이 데이터를 악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홈부르거는 WEF 이사회의 의뢰로 슈바프 전 회장이 WEF에서 발간하는 국가경쟁력 보고서를 조작하고 공금을 횡령했다는 의혹 등의 혐의를 조사 중이다. 슈바프 전 회장은 이러한 혐의를 모두 부인했다. 그는 전날 발표한 성명에서 "내부 조사 결과가 언론에 유출된 점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이 점에서 나는 기만당했다고 느낀다. 필요하다면 법적 분쟁을 통해서라도 내 이익을 지키기 위해 모든 힘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우 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