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족보 세계 기록유산 등재 추진위원회 출범식 |
[헤럴드경제=함영훈 선임기자] 한국 족보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등재 추진위원회가 21일 발족했다.
위원회는 이날 국회의원회관에서 역사학계와 문화계, 종중 관계자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단체 출범식을 개최했다.
이날 출범식에는 17세기 이전에 발간된 옛 족보 원본 20여 점이 국내 처음으로 공개 전시되기도 했다.
이 단체 상임대표를 맡은 이주영 전 의원은 “족보는 종중이나 한민족이라는 울타리를 넘어 인류 모두의 자산이므로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어 미래세대에 전수되어야 하고 또 모든 사람이 접근 받지 않고 접근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단체 명예회장 이배용 국가교육위원장은 “끈기를 가지고 정성과 지혜를 모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 기준에 맞는 한국의 족보를 선별하고 등재 추진단계를 한 걸음씩 밟아가야 한다”라면서 “등재의 보람을 일구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진위는 전국에 흩어져 있는 옛 족보 발굴, 소재 파악 및 체계적인 목록 완성, 상당 기간에 걸친 대대적인 족보의 파악 및 유네스코 등재 신청 접수, 등재 신청 목록의 기준 수립, 고증·심의·평가·선정 작업, 등재 목록 선정을 위한 논거 마련, 학술대회 개최, 국내외 순회 전시회 개최, 등재지원을 위한 범 종중위원회 결성 과정을 거쳐 등재작업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다만 민속학계, 사학계 등 일각에서는 중국과 일본의 수세기에 걸친 역사왜곡 의혹이 족보에 투영돼 있다는 점, 족보기록의 신빙성 문제와 명문가 중심의 역사 바라보기의 문제점을 지적한다.
또, 중세 이후 극심한 사대주의-편가르형 대외관계로 인한 주-송-명 중시, 다른 왕조 배척에 따른 기록의 왜곡, 권력자의 가문 세탁 등이 족보에 투영돼 있다는 문제도 거론된다.
족보는 정쟁, 전쟁, 왕조교체 과정에서 살아남은 승자의 기록일 뿐이고, 현존하는 족보가 친명 조선 주도세력의 기록일 뿐이라는 지적도 만만찮다. 심지어 일제시대 득세한 가문이 각종 역사 기록을 소급 왜곡하는 일도 있었다는 지적도 들린다.
아울러, 조선초 7%이던 양반 비율이 조선후기 70%에 육박한 예에서 보듯, 삼정문란-매관매직-족보 매매 과정에서의 왜곡과 부정확성, 불투명성 등을 거론하면서 다소 비판적인 시각을 갖는 상황이라, 이번 추진위가 순항할 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