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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이시바 선거 패배 … 한일관계서 韓 역할 더 중요해졌다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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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이시바 선거 패배 … 한일관계서 韓 역할 더 중요해졌다 [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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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20일 실시된 참의원 선거에서 참패했다. 이로써 일본 정국은 집권 여당의 과반 의석 실패로 여소야대 국면에 본격 접어들게 됐다. 한일관계 역시 지한파인 이시바 총리의 리더십 위기로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럴 때일수록 한일관계에서 이재명 정부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 셔틀외교 재개는 물론 북·중·러 공조에 대응하는 한·미·일 협력에도 주도적 역할을 해나가길 바란다.

집권 자민당이 중의원 선거에 이어 참의원도 과반을 지키지 못한 것은 1955년 창당 이후 처음이다. 21일 이시바 총리는 선거 패배에 사죄했지만 "미·일 관세 협상 등 국민에 대한 책임을 다할 것"이라며 일각의 사퇴 요구는 거부했다.

그간 이시바 총리는 한일관계 개선에 적극적이고 유연한 태도를 취해왔다. 지난달 도쿄에서 열린 행사에서는 "더 나은 미래를 향해 함께 새로운 한 걸음을 내딛자"고 발언한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선거 패배로 그가 주도해온 한일 셔틀외교 등 협력 노선도 시험대에 오르게 됐다. 이번 선거에서 외국인 참정권 제한 등 '일본인 퍼스트'를 내건 우익 정당의 의석수가 대폭 늘어난 점도 주목된다. 일본 정부와 각 정당은 이제 보수 성향 유권자의 눈치를 보며 대외 정책에서 전향적 조치를 꺼릴 수밖에 없다. 이시바 총리가 사임하지 않는다 해도 한일관계에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가기가 더욱 어려워진 이유다. 자민당 내 강경 보수파가 주도권을 쥐고 발언권을 키울 경우 한일관계는 더욱 경직될 우려가 크다.

올해는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일본과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과거사 문제는 분리해 꾸준히 해결한다"는 투트랙 접근법과 실용외교를 강조해왔다. 일본 정치의 혼란은 오히려 한국이 한일관계의 주도권을 쥘 기회이기도 하다. 정부는 역사·영토 등 민감한 현안보다 경제·기술 교류 등 현안부터 소통과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 청년·문화 등 민간 차원의 교류도 중요하다. 양국의 국내 정치로 미래지향적 한일관계가 흔들리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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