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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알로 요가’도 도쿄 대신 서울에 상륙... 해외에서 주목하는 韓 에슬레저 의류 시장

조선비즈 최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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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알로 요가’도 도쿄 대신 서울에 상륙... 해외에서 주목하는 韓 에슬레저 의류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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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프리미엄 요가·에슬레저 브랜드 ‘알로 요가(Alo Yoga·이하 알로)‘가 최근 아시아 첫 플래그십 스토어를 서울에 열었다. 당초 일본 도쿄가 거론됐으나 이같이 결정됐다. 관련 업계에서는 한국 문화의 세계적 영향력과 빠르게 성장한 국내 애슬레저 시장이 알로의 전략적 판단에 근거로 작용한 것으로 본다.

애슬레저는 ‘운동’을 의미하는 애슬레틱(athletic)과 ‘여가’를 뜻하는 레저(leisure)의 합성어다. 스포츠웨어의 기능성과 일상복의 편안함을 결합한 패션 트렌드를 지칭한다.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알로는 지난 5일 서울 강남구 도산공원 인근에 지상 6층 규모의 플래그십 스토어를 개점했다. 요가 스튜디오, 루프탑, 라운지 등을 갖춘 이 매장은 단순 소매 공간을 넘어 체험 중심의 웰니스 복합 매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미국 프리미엄 애슬레저 브랜드 알로의 서울 강남 플래그십 스토어. 아시아 지역 첫 플래그십 스토어다. /알로 제공

미국 프리미엄 애슬레저 브랜드 알로의 서울 강남 플래그십 스토어. 아시아 지역 첫 플래그십 스토어다. /알로 제공



알로는 2007년 미국 LA에서 시작된 브랜드다. 헤일리 비버·켄달 제너 등 셀럽들의 착용으로 국내 소비자에게도 널리 알려져 있다. 2016년 한국에 진출한 캐나다 브랜드 ‘룰루레몬’과 함께 프리미엄 애슬레저 시장의 양대 축으로 꼽힌다. 두 브랜드 모두 레깅스 한 벌에 10만~20만 원대 가격을 형성하며 고급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알로가 서울을 아시아 전략 거점으로 낙점한 배경에는 블랙핑크, BTS 등 케이(K)팝 아티스트를 중심으로 한 한국 문화의 글로벌 파급력이 작용했다고 한다. 알로는 블랙핑크 지수, BTS 진 등을 글로벌 앰배서더로 기용하며 한국 문화와의 연계를 이어왔다.

국내 애슬레저 시장의 고성장세도 주목할 만하다. 요가·필라테스 등 실내 운동의 대중화, 소셜미디어(SNS)를 통한 ‘오운완(오늘 운동 완료)’ 문화 확산과 맞물리며 애슬레저는 운동복을 넘어 라이프스타일로 진화했다.


시장조사업체 퓨처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국내 애슬레저 시장 규모는 2015년 약 4000억원에서 지난해 약 1조570억원으로 150%가량 성장했다. 연평균 성장률은 11%에 달한다.

앞서 한국에 진출한 룰루레몬은 현재 국내에서 21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지난해 한국 시장에서만 전년 대비 33.6% 증가한 156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는 2000억원 돌파도 예상된다. 룰루레몬은 오프라인 매장을 중심으로 요가 클래스, 러닝 모임 등 커뮤니티 활동을 강화해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애슬레저 시장 성장의 밑바탕에는 국내 토종 브랜드의 활약도 컸다. ‘안다르’, ‘젝시믹스’ 등은 해외 프리미엄 브랜드 대비 1.5배 저렴한 가격과 ‘아시안 핏’ 특화 제품으로 소비자 저변을 넓혔다. 두 브랜드 모두 지난해 매출 2000억원을 돌파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들은 ‘Y존(사타구니 주변) 부각 최소화’, ‘허리 말림 방지’ 등 동양인 체형에 맞춘 기술력을 강조했고, 레깅스를 부담스러워하는 소비자 정서를 반영한 디자인으로 차별화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해외 진출도 가속화 중이다. 젝시믹스는 일본 라쿠텐 입점 3개월 만에 카테고리 1위에 올랐고, 안다르도 올해 초 일본 이세탄 신주쿠 팝업에서 대표 제품이 완판되며 해외 시장에서도 성과를 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애슬레저 시장이 단순히 커졌다는 데 그치지 않고, ‘건강한 루틴과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는 브랜드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본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건강한 몸과 생활 습관을 자랑하는 문화가 유행하면서 애슬레저 시장은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알로는 도산 플래그십을 시작으로 한남동, 주요 백화점 입점, 한국 법인 설립 등으로 국내 시장 공략에 본격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서울은 이제 더 이상 ‘테스트 마켓’이 아닌, 글로벌 브랜드들의 전략적 거점으로 자리매김했다”라고 말했다.

최효정 기자(saudad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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